바둑일기, Striker

[운동오락]

축구나 배구에서, 공격력과 득점력이 뛰어난 공격수.

striker 1. 치는 사람, 동맹 파업자 2. 잡역부, 대장장이의 조수

Strikers, also known as forwards and attackers, and formerly inside forwards, are the players on a team in association football (soccer) in the row nearest to the opposing team's goal, who are...

토요일 오후 1:30 너무나 피곤하여 3시 퇴근인 것을 일찍 퇴근한다.

아침 7시 오후 3시 까지가 간호사나 병원 근무자들의 원 Day 근무시간인데 평소엔 새벽 5시 경 출근하여 오후 5시 퇴근한다.

11:30부터 점심식사시간인데 1:30이 되도록 약제부 일이 바빠 식사도 못하곤 그제서야 직원들을 식사를 보낸다.

돋보기를 장시간 쓰고 있으면 눈이 아른거리고 안압이 오르는 것 같아 가급적 현장을 순회하며 막히는 곳을 돕기만 하는데 약제부의 주말은 항상 일이 밀려 직접 몇 시간씩 돋보기를 쓰고 직접 리스트 작성과 컨트롤을 돕는다. 주로 젊은 처녀들인 약사들이 많아 돋보기를 쓰고 있는 모습이 부담을 줄까 걱정되기도 한다.

주말에는 병동약국 직원들이 교대로 휴무여서 외래약국이나 특수조제실 임상시험 사무행정 소속약사들이 교대 당직근무로 병동약국에 근무를 들어와 손발이 잘 안 맞다보니 평소보다 조제나 검수가 늦어져 이송을 담당하는 우리직원들도 컨베이어에 약을 실어 각 병동으로 보내랴 Air Shooter(기송관)로 응급약을 보내랴 정규 라운딩, 항암제 주사제 의 배송 등에 정신이 없어 식사 거르기는 일수이다.

JCI(국제 병원규격 인증) Survey 가 이제 불과 2주후여 지난 1년 동안 준비를 해 오던 병원 각 부서는 북새통이다. 자체 모의검사를 한다며 부문별로 모니터링이 한창이다. 감염관리실 여 닥터들은 수술장 응급실 등에 종일 서서 체크를 하며 기록을 한다. 간호부에선 약제부의 약 도착시간을 모니터링하고 총무에선 전화벨이 두 번째로 울리기 전에 받는지 모니터 하여 통계를 내고 적발된 사람들은 해당 부서장에게 통지한다.

병원 구석구석에서 보이지 않는 일을 하는 우리 직원 90명은 모든 부서에 해당이 되어 언제 어느 곳에서 호출이나 지적이 있을까 매순간 노심초사이다. 이제 싹 잊어버리고 허기지고 힘들어 쓰러질 것 같으니 빨리 퇴근해야지 싶어 만사가 귀찮다.

2:30 기원에 들어서니 오후6시경 시작하여 야통으로 밤새는 것이 주 근무시간대 여서인지 이곳은 아직 이른 새벽 시간일까? 사람은 별 없고 꾼 네 명이 편바둑을 하고 있다.

기원에 출입하는 이들도 몇 부류로 분류할수 있다.

이교장이나 은행 박 차장 감리단 김 소장처럼 퇴근 후 바둑이 좋아 오시는 분들과,

육순 칠순 은퇴 후 종일 소일하러 오시는 분들, 모 대기업 공사 에 다니셨다는 인근 고급아파트에 사시는 양반은 말쑥한 양복 정장에 중절모를 쓰고 매일 이른 시간 평소 회사에 출근하듯이 오시는데 정시 출퇴근이다.

기원에서 숙식하며 낮에는 자고 밤이 되면 하이에나가 사냥을 나서듯이 눈에 불을 켜고 사냥감을 찾는 이들. 이런 분들도 많아야 기원이 분위기가 살고 흥청댄다.

바둑은 그저 마작판 벌어지기 전 사람 기다리는 시간일 뿐 판 벌어지기만 기다리는 이들.

이 기원 저 기원 찾아다니며 운 좋게 호구를 만나 몇 푼 따보려는 건달 고수들.

밤 장사를 나서기 전 초저녁에 시간을 보내고 기우들을 보는 재미에 매일 오는 이들.

강남의 주점이나 K시장의 밤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다.

주말은 위 여섯 부류의 모든 이들이 모여 호시탐탐 눈치로 신경전부터 시작되지만 겉으론 평온해 보이는 아프리카 대초원 세렝게티 일까?

대초원 맹수들의 각축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름 비장의 무기가 있어야 할 텐데 나의 호신술은 무엇일까? 이 바닥에서도 끈끈이2 라는 별명을 얻었으니 나도 나름 두꺼비 정도의 허명이라도 세운 것일까?

첫 판은 평소 같으면 지지 않을 수입상 박 사장에게 6집을 지고 둘째 판은 같은 편 룸사롱이 너무 많이 지기에 나라도 많이 이겨 만회해 보려고 무리를 하다 오히려 더 많이 진다. 세 번째는 은행 박에게 유리한 국면을 오히려 진다. 네 번째도 10집을 지니 같은 편도 모두 져 또 잃는다. 져도 같은 편에서 많이 이기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은 바둑도 안 되고 운도 안 따르는 군. 컨디션이 좋고 운이 좋아도 쉽지 않은 곳이 이곳 밀림인데 피곤한 몸으로 감각도 녹슬은 형편에 사냥을 나선 것이 실수일까? 오늘도 역시 물어뜯기 보다는 잡혀 먹히는 쪽이지.

지고나면 잃고 나면 항상 후회되며 반성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늘 비슷한 포인트였지.

부자 몸조심한다고 남는 듯 해 양보를 하다보면 이길 수 없고 항상 치열하게 최상의 수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인데 쉽게 말하면 Ball(볼) 결정력이었다.

아프리카 가나 와 미국의 8강 진출 대결에서 미국선수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숨을 고르느라 골키퍼에게 뒤로 볼을 보내는 것을 중간에서 갑자기 가로채 두 명의 미국 수비수들을 뚫고 골인 Ball을 순식간에 차 넣는 것은 대초원 세렝게티 치타의 전속질주 사냥을 연상시킨다.

거대한 제국의 엄선된 선수들조차 밀림 맹수들의 본능적 공격엔 속수무책이다.

그렇지!

내 바둑의 앞으로의 목표는 볼 결정력을 높이는 것이다.

Striker가 되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