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Mr. Ben 그는 지금 몇 살일까?
1986년 경 인지 청계천 반도체 상가에서 그를 만났었다. 통역을 해 주며 그가 원하는 Buying List 의 목록들을 사게 도와주며 콘테이너 를 부천 공장앞에 적치하고 물건을 넣게 도와주었다.
190이 넘는 거의 200에 가까운 그의 큰 키는 참 인상적이었다. 그를 처음 집에 초대하던 날 을지로3가 그의 여관앞에 애를 데리고 가서 택시로 모셔왔다. 택시 안에서 애가 토하자 그는 당황하면서도 초대를 기뻐했었다.
나이지리아에서 머나 먼 한국에 오기위해 그는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비행기를 갈아 탄다며 공항에서 큰 덕용병의 보드카를 주로 선물로 사 왔었다. 신림동 순대골목 개천 옆 돼지갈비 집 에서 공장 직원들과 보드카를 맛보며 양주와는 또 다른 맛과 현실을 느껴보던것이 30여년 전 이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평소처럼 3:30에 자명종 소리에 맞춰 일어난다. 동네가 시끌벅적하여 아 지금 축구를 하나보다 깨우친다.
TV를 트니 나이지리아 와 축구시합이 시작된다.
L.A에 살던 시절 시내 길거리에서 차를 멈추고 기다릴 때 길 옆 흑인 노숙자가 몸을 흔들며 춤을 추던 모습이 안 잊혀진다. 반주도 없이 이른 아침에 길 거리에서 몸을 흔들고 있지만 너무 유연해 보이고 검은 몸뚱이 배 고플것 같은 그의 춤은 리듬이란 저런 것 이겠지 싶으며 태생적 본능적 리듬감 음악성을 흑인들은 가지고 있나보다 싶었다.
헝그리복서 처럼 운동화 없이 동네에서 축구를 했을 가난한 흑인 어린이들이 체력과 리듬감 배고픔을 잊고싶은 한을 농축한다면 누가 그 상대가 될 수 있으랴 싶었다. 나이지리아의 첫 골은 역시 싶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초원의 맹수들의 본는이겠지. 1:1 의 전반전 마감을 보며 출근 길에 나선다. 04:30 분 경.
K시장 앞은 새벽부터 분주하다. 성남에서 오는 버스는 많은 승객을 토해낸다. 아주머니 할머니들은 버스를 기다리며 예기한다. 강남대로에는 수만명의 응원객이 운집하여 교통이 혼잡하여 출근 길 청소하러 직장에 나가는 길이 막힐텐데도 저리 많은 사람이 응원하는 나라가 어딧겟어요? 잘 할 거에요 하며 덕담을 한다.
버스 속 매일 아침 첫 차를 같이 타지만 인사를 나눠 본 적은 없는 젊은 처녀는 등에진 배낭 속에서 노트북을 꺼내 축구를 본다. 뚱뚱함을 넘어 巨女라는 표현이 적합할 듯 한 그 처녀도 축구는 좋아하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의무감일까? 버스 속 시간은 5시 11분을 가르킨다.
지하3층의 사무실로 가기위해 에리베이터를 타기보다 건물 측면의 화물 적하장 쪽 으로 걸어내려간다. 적하장으로 들어서는데 라디오 소리가 요란하다. 10톤 화물트럭의 라디오 축구중계소리는 요란하다.
지하 2층의 병동약국 직원들이 오전 5시 마약 이송을 제대로 하고 있을지 축구구경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약국에 들른다. 컴퓨터 2 대의 화면은 둘 다 축구 중계이고 젊은 여 약사들은 의자에 앉아 응원에 열심이다. 손에는 배달 할 마약 봉투들을 든 채 화면을 보는 직원들은 5분 남았는데 걱정이라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내가 참아야지 싶어 약국을 나서 사무실로 향한다.
사무실로 들어서니 나이트 콜 근무자는 노트북을 켜놓고 축구중계에 열광한다.
무승부 2:2로 끝 났다며 16강 진출이 확정되었다는 자막이 화면에 나온다.
나이지리아의 Mr. Ben 도 저 경기를 보고 있을까?
1988년 인지 그에게 만 불을 빌렸었다. 잠깐 빌리기로 했던 돈을 금방 못 갚자 그는 삼성동 무역센터 위성방송과 CATV장비를 전시하던 나의 전시장에서 나를 기다리다 만나니 내 허리띠를 잡고는 오늘 돈을 안 갚으면 죽여버리겠다며 처에게 연락해 돈을 가져오라고 한다. 청계천 그의 숙소 싸구려 여관으로 가 그를 진정시키곤 며칠 후엔지 일은 처리됏었다.
컨테이너 한 개를 가져가면 5배 정도 번다는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강남의 어느 룸사롱인지 갔을때 그가 했던 말이 안 잊힌다. 그는 한 겨울이었는데 하얀색 티셔츠 차림이었지. 가슴엔 대한민국 국기가 새겨져있는. 옆의 젊은 처녀를 보며 내게 물었다. May I Touch Her? 장사 차 싱가포르 등에도 드나들던 그는 여자를 함부로 손 대면 안 된다는 에치켓은 알고 있어던 것 이겠지. 그가 동생 같았을 뿐이지.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중환자실 소속 수하 직원이 일찍 출근한다.
축구를 보다 잠이 들면 늦을까 걱정되어 일찍 나왔나보다 싶었더니 자는데 시끄러워서 깨어 축구는 안 보고 그냥 나왔다는 예기이다. 40이 갓 넘었을까? 젊은 그인데도 저리 솔직한 젊은이들도 있군 싶다. K 시장 앞 할머니들도 축구예기를 모르면 간첩 취급 당할까 열심인데 저 나이에 저리 솔직할 수 있는 사람도 있군 싶다.
언젠가 언젠지도 기억을 못 하지만 마지막으로 벤을 명동에서 만난 기억이 떠 오른다.
처음 본 양복차림에 윗 가슴 주머니엔 유명 브랜드 작은 사진기를 넣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의 그였다.
성공을 이룬 것일까? 그에게 연락하려면 나이지리아 수도의 그의 집 근처라는 책방에 전화를 해 어쩌다 통화가 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거나 우체국으로 테렉스를 보내야 했었는데..
여러나라의 많은 바이어들을 만나던 시기이지만 나의 젊은 시절이었지만 인상적이었다.
그는 말하기를 나는 관광온 것이 아니다. 나중에 돈을 벌고나면 관광을 하겠다던 그는 이젠 관광을 즐기는 것일까?
젊음과 파워가 축구의 원동력일테고 벤의 사업의 원동력이었겠지.
월드컵 축구의 對韓戰을 보며 그는 내 생각을 해 보았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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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가죽商타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