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 78, 아르바이트
비상경영 원년으로 삼았다며 모든 부서와 협력업체들의 10% 감축경영을 추진중이라는 말을 전하려 총무팀 차장이 직접 사무실로 내려왔었다. 만만한게 무어라고 보안이나 주차 식당 등 도급업체들 부터 10% 인원 감축계획을 제출하란다.
작년에 원래 70명 계약을 맺었다가 본관신축과 이전 직전 당시 엄두가 안나는 엄청난 첫 과제를 앞두고 갑자기 19명을 증원을 했었으니 본전 생각도 나고 10%면 반으로 합의 보는 정도니 서로 무난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온 듯 하다.
자연감소 되는 인원들의 충원을 않고 결원된 부문들은 성력화를 통하여 큰 무리 없이 감내 할 수 있는 수치이지만 일자리를 늘린다는 정부의 공약과는 다르고 비영리단체 종교기관에서 요청하는 일이니 반발할 수도 없겠지.
모 대학을 컴퓨터 전공으로 졸업하고 39세인 현재 보안업체에서 근무 중 이라는 이가 알바 로 지원을 했다.
성실하고 학력도 갖춘 한창때의 젊은이들도 일자리가 없어 내게 청이오니 세상살이가 정말 팍팍하긴 한가보다.
세상모르고 살면서도 운 좋게 들어온 이들 중 일부는 정말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같은 병원내에서도 여러가지 부서와 보직이 있어 고생을 헌신과 보람으로 달게 승화 시키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안이하게 타성에 젖어 쉬운일도 힘겨워 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12월 부터 약제부 인원 13명까지 더 맡게되어 기존인원중 6명을 타부서로 전보시키고 열심히 하는 젊은 층으로 바꾸며 인원을 10.5(알바는 0.5로 셈)로 줄였다. 새해에는 신규업무가 개시되어 약제는 Full T/O의 복귀는 물론 T/O증강을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는데 비상원년이라며 감축을 한다는데 말해봐야 될것 같지도 않고 미리 2.5명을 줄였던 것이 천만다행이다.
약제엔 최근 젊은이들을 셋 보강했다.
같은 병원에 근무했으나 파견직 2년 제한에 퇴사한 젊은 친구는 영입하니 즐겁게 너무 열심히 일한다. 20대 후반에 애까지 있다니 직장이 소중하겠지.
다른 친구는 대학 전기과를 졸업하고 5월의 기사시험때 까지 알바로 들어왔다. 총명함에 알아서 척척하니 잔소리 할 일이없다.
30초인 또 한 친구는 졸업에 외국 어학연수에 화려한 커리언데 직장을 못 잡아 알바로 들어왔다. 준수한 용모에 예의바르고 일도 1년된 정직원들 보다 더 열심히 정확하게 잘한다.
저런 훌륭한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내곁에까지 오게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기 짝이없다.
반면 이런 현실들을 곁에서 보면서도 꾀피우며 말많고 일은 적당히 하려는 기존직원들이 이해하기 어렵기도 안타깝기 짝이없다.
안하려는 사람들과 못하는 사람들은 과감히 내보내고 하려는 기회가 없어 못하던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잘하는 것일까?
의사표시(자기표현)도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일을 하겠냐며 모 직원을 알아서 내가 잘랐으면 하는 소장의 눈치를 모른척하며 교육을 시키고 순환보직을 통해 멀티플레이어가 되게하고 본인조차 좌절할 때 손을 끌어 그는 지난달 전 직원중에 가장 많은 봉급을 탔다. 그만큼 일을 많이 한 것이지.
언젠가 그가 지각을 하였길래 전화를 하니 두시간이나 지났는데 그제사 알람을 못듣고 일어나선
이젠 정말 미안해서 몯 다니겠어요. 그만두겠습니다. 하길래 달래 나오게 했다.
이제 그는 술자리등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내가 그를 세번 구해주었다고 노상 이야기 한다.
언제 언제 세 번인지 나도 기억을 못 하는데.
40후반, 50초반의 직원들 중에는 노인네 티를내며 뒷전으로 빠져 슬슬 뒷짐이나 지려는 이들이 적지않다.
내보기엔 아직 한창때 들인데 젊은이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데, 더 모범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 그저 시간을 때우면 된다는 식이다.
가장 힘든 수술장회복실 이송으로 한 달 동안 보냈다. 마치 군대에서도 유격훈련을 가는 격일까?
원위치인 임상병리과 채혈실로 다시 보내자 그는 자신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면서도 며칠 후 보니 다른이들은 서서 열심히 하는데 혼자 철퍼덕 앉아있다.
그래도 인연을 맺었으니 나 환갑때까지는 지켜줄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는 아직도 모르는가 보다. 자신이 왜 유격 재교육을 갔었는지.
해당 과의 과장이 요청을 하면 인사조치나 주의, 재교육을 할 수 밖에 없다.
약제부의 13명 중 6명을 교체했는데도 구습을 못 버리고 있는 늙은 총각들은 어떻게 다가서야 할 까?
의무병이어도 군대에서 훈련소는 거치듯이 이송팀은 기본으로 약제에 근무하던 임상병리나 다른 특수부서에 근무해도 기본을 거치게 해야되나보다.
병원에는 간호사나 임상병리사 원무과의 여직원등 수없이 많은 젊은 처녀들이 있건만 요즘은 나이가 거의 30후반 40초반에도 장가를 못 간 남자들이 꽤나 많다. 독신자클럽을 만들었다며 나이제한이 40이상 이라는 이야기에 나라도 나서서 의료봉사를 다니던 제3세계의 처녀들이라도 연결할 까 싶지만 그는 수도사의 길을 걷는것이 목표란다.
알바 청년들은 기존직원들이 나가야 자리가 생기니 더 열심히 일하지만 기존직원들은 잘못하면 안된다 라는 경각심이라도 가질것 같은데 옆에서 보면 전혀 그런 눈치들은 없는 것 같다.
나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어쨌던 젊은 청년들이 열심히 기분좋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고 같이 젊어지는 기분이다.
내가 가능한 만큼이라도 저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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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youngpan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