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이라는 말은 착하다는 것이 기본의미이지만, 그러나

노자가 善이라는 낱말을 사용하는 맥락들을 보면

대체로 적절함의 의미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자아라는 것이 임시적인 형성물임을 잘 알아서

매사에 그 적절함에 어울리는, 말하자면 체용이 겸비되고

불교적으로 말하면 이사명연하달까, 뿌리를 잘 아는 상태에서 상황에 젖어든 신묘함과 같은 것을 善이라고 하는 것 같다..

제 68장을 보면 이런 내용이다..

 68.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爭  善用人者爲之下

是謂不爭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 配天 古之極

무사가 뛰어나면 다투려고 들지 않고

전투에 당면하여서도 쉽사리 흥분하지 않습니다..

적에게 이긴다는 것은 다투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잘 쓰는 사람은 낮은 자리에 처하는데

이것을 두고 다투지 않는 일의 힘이고 관계를 잘 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인간이 하늘과 짝하였음을 말하고, 영원과 하나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무엇이든 잘 하게 되면 이와 같이 된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하늘과 짝하는 것이고, 오래된 미래의 극치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불교를 격의불교라고 해서, 노장의 개념을 차용하여 불교개념을 번역하였다고들 하는데

그러고보면 불교용어에 선지식이라든가, 선남자, 선여인 등의 표현들이 있다..

또 찬탄어 중에도 선재선재,라고 해서 멋지다.. good, excellent 같은 의미로 찬탄하곤 한다..

그런데 과연 노자를 열람하다가 보면

善이라고 하는 용어를 종종 만나게 된다..

善은 무위의 형용적 표현이고, 달인의 통달이며, 모든 대상과 하나되는 물(water)의 비유이며

고집이 없다는 점에서의 부드러움(柔)와 닮았고, 도의 작용으로서의 德이기도 하다...

이완과 수용을 말하는 사람들의 속내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