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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시를 쓴다는 말
2011-04-25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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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라는 사람은 철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또한 예술론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반기에는 시간과 존재를 논구하여 유명해졌지만
후반기에 남긴 말로서 유명한 것으로 시가 시를 쓴다는 식의 발언이 있는데
다른 표현으로는 그것,이 말한다,라는 표현도 들어본 것 같다..
바둑판이 말하고 바둑이 바둑을 두는 셈이다..
대개는 상당 기간에 기술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왕정치가 말하던 기술예도의 4단계에서 기술의 시기일 것이다..
그러다가 전체적 흐름을 파악하고나면 그 상황에 참여하는 것이 요긴해지는 시기가 된다..
과거도 잊고 미래도 잊고, 오직 바둑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에 따라서 돌을 놓는다. 하이데거의 시인이 시를 쓰듯이..
가만 흐름을 생각해보면, 일단은 자신의 전략을 갖추는 시기까지가 우선 요긴하고 필요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 일단 생존을 해야 한다.
아마 많은 청춘의 번뇌와 고뇌는 실존적 사유능력과 사회적 생존능력의 괴리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단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살아가는 전략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특성이 끝내기에 있는지, 아니면 전투를 즐기는 것인지..
그러고보면 러시아 쪽에서 나온 공부흐름 중에 개인의 특성을 중시하는 것들이 있던데
혹은 사상의학이나 오행론 같은 것도 그런 식으로 참고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일단 인생이라는 이름의 바둑판에서 자신의 기질이나 특질에 어울리는 자신의 전략을 수립한다..
그러고보면 청소년기든가 직업선택의 시기가 대개 이러한 원리에 부합해주어야 될 만한데
한국의 경우 과도하게 사람의 시선이 밖으로 향해 있어서
그 개인에게 어울리는 전략을 수립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자신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다만 그 자체 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전략을 수립하고나면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기에 좋고
전략적 틀이 주어졌기에 그 판과 그 시간과 그 상황에 집중하기에 좋은 것이다..
가령 내가 끝내기에서 포석,이라는 식의 이창호 패턴이 기본전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자.. 포석에서 끝내기가 아니라 끝내기에서 포석이다.. 화면 상의 오류는 고쳐주시기 바란다.. 기본개념을 잘 못 적어놓아서 되겠는가?
人無遠慮必有近憂
자신의 전략을 수립한 사람은 매 판이 의미롭게 된다..
가령 한판 한판에 대해서 복기와 전술적 의미를 되새길 틀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매 순간이 의미롭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신의 전략을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 기질론을 배우는 사람들을 보면
생멸문과 진여문의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진여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으나 언제나 모든 작용들과 공존하고 있기에
그렇게
온갖 경계에 마음이 참여하고 있는데,다만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기 때문에, 그리고 생존의 득실에 이익이 당장에 안되므로 관심갖는 사람이 적으므로 진여문은 논의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전략의 수립이라는 것은 거기에 그쳐선 안된다..
전략을 수립한 사람은 다음에 마땅히
장기계획을 수립할 가치가 있다..
내가 전투력을 주로 하는 바둑을 좋아하는 것을 알았다면
매 판을 그 패러다임을 사용해서 판마다 성장해갈 수 있는데
거기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 발전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서원이 필요한 것이고, 서원이 있는 사람에겐 능력이 개발되므로, 아마도 그래서 서원바라밀 다음에는 력바라밀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스무 살의 기사가 30년의 장기계획을 수립하였다고 하자.. 그러면
다시 그 기간이 몇 개의 중기계획으로 구분되기 쉽다.. 말하자면
과거경험을 통한 자기전략이 장기구상을 가능하게 하고
그것은 다시 중기계획을 통하여 현재와 직결된다...
경험을 통하여 자신의 특성에 맞는 전략이 있고, 그 전략에 어울리게 장기계획이 수립되고나면
이러한 관찰의 한 성과가 바로 마음의 평화에 도움이 됨을 말할 수 있다..
지관이나 정혜의 구조는 단순히 전문용어인 것이 아니고, 구조적인 심리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즉 관찰에 의한 마음의 평화라는 구조는, 관을 앞세우고 지,가 뒤에서는 구조인 것이고
또한 달리 표현하면, 마음의 평화는 바른 인식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자기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는 관찰의 수립이 비중이 컸다고 한다면
그러한 관찰력을 통하여 마음의 평화가 오면 비로소 지관의 균형이 올 만하다..
장기발전계획은 매 순간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만든 것이다.
즉 내가 전투력에 치중되어 있다면, 남은 30년의 세월 동안에 끝내기나 포석을 어떻게 강화해나갈 수 있을까 라는 식의 발전계획이 가능하고, 그것을 현재의 일상과 통합하기에 좋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미시적으로 보면, 매 판을 매 순간에 대한 집중력을 강화하기에 좋다..
자기전략과 장기계획이 수립된 하이데거는 매 판에 마음을 쉬면서도 자각력이 보존되었으므로, 그래서 바둑판이 하는 말을 듣는 것이 바로 바둑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가 시를 쓴다고 하는 표현은 멋지지만, 대개의 경우 이러한 표현을 성립하게 하는 인간적 배경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기전략과 장기발전계획이다..
그것을 토대로 시가 시를 쓰고 바둑판이 바둑을 두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수읽기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즉 수읽기는 꼭이 우리 개인이 읽는 것이 아니라, 바둑판의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 측면이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둑판이 바둑을 두는 것은 한 분야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시가 시를 쓰는 것은 다른 분야에서 등장한 같은 구조라고 할 만하다..
시가 시를 쓴다고 할 적에, 그것은 아마도 존재의 바둑판의 소리를 듣는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바둑판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무아를 연습한 사람은
다시 존재판의 소리를 듣는 과정으로 확장할 수 있다..
봄이 오니 백화가 붉어지고, 누른 꾀꼬리 버들가지에 운다.......... 라는 시가 있다고 하자...
이런 시가 대개, 존재의 소리를 듣고서 쓴 소위, 시가 쓴 시라고 알려져 있다..
바둑판이 하는 말을 듣고 둔 한 수와
존재가 하는 말을 듣고 언어로 번역한 저 표현은 구조적으로 상사하다...
하지만 대개, 작용과 본체를 결합하는 이런 식의 과정은 과정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도 선어록들을 보면, 돌,이라는 표현으로 글을 맺는 경우가 많곤 하였다..
한 마디 말도 한 적이 없다는 말일 것이다.. 바다가 파도를 말한다고 해서 바다에 무슨 일이 있었겠는가? 그저 해가떠도 바다고 달이떠도 바다일 뿐이니 말이다..
인간이란 한 가지 형태와 진여를 잇는 그 모든 과정에 발생하는 다양한 연관과 과정을 말하느라고 그래서 바둑책이 많아진 것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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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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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죽商타냐 |
｜ 2011-04-26 오전 10:49:51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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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바둑판이 하는말에 귀기울여보겠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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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