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음악프로를 둘 보게 되었다.
하나는 조금 전에 끝났고, 다른 하나는 요즘 유명해진 위대한 탄생이다..
위대한 탄생에선 마산 소녀가 가장 인상깊었는데
노래를 듣고 있으니 왠지 마음의 거문고가 울리는 느낌이었다..
인터넷에서 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해서 이제 스무살인 그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다소 염려스러웠는데, 좋은 선생을 만나서 노력을 한다는 일의 실전적 의미도 배워가고 있으며
듣자니 다음에는 생방송에서 실전으로 겨룬다고 하니, 그 정도가 되면
나름대로 안정화의 길을 가지 않을까 기대되었다..
노래를 잘하고 못한다는 표현도 있지만, 소리 자체가 좋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있는 것 같다..
물론 마음을 먼저 울리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테레비에 종종 나왔던 이장희 같은 사람은 정말 독특하였다..
이전에 그의 소리는 그다지 매력있게 들은 것 같지 않다. 마냥 한량에 불과하게 들리었지 않나 기억되는데, 이번에 들어본 이 장희는 정말 독특하고 천연의 마음을 잘 보존한 희유한 영혼인 것 같았다. 참 인상이 깊어서 그가 작곡했다는 노래들을 검색해서 들어보았는데
대체로 모두가 독특하고 순수하고 자연스러워서 좀 놀랐다...
그의 노래들은 선율도 자신의 것이었고, 그리고 가사도 역시 그 자신의 것이었다..
송창식의 인터뷰가 이번에 종종 보여서 서점에서도 읽어보았는데, 내 느낌으론 이장희가 더 자연스럽고 좋았다..
이장희에 비해서 이선희는 정말 소리가 독특하다. 이장희는 마음이 독특해뵈지만
이선희는 정말 하늘이 내린 소리인 것 같다..
이 사람의 경우도 이전에는 그다지 볼품이 적어서인지 관심이 절반 정도만 갔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 개인적 경험, 그리고 아마도 시의원 등의 사회적 경험도 합쳐져서인지
요즘 그의 소리들을 듣고 있자면 정말 귀한 소리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한밤에 등장한 윤하도 좀 그런 소리인 것 같다..소리가 깔끔하고 그리고 게다가 singer와 song writer를 겸하고 있어서 이전에 피아노를 치는 모습도 본 것 같다..
정말 이런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천재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주어진 하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것 같다..
오랜 만에 유식삼십송의 구절이 생각나서 읽어보았다.
1７ 是諸識轉變 分別所分別
由此彼皆無 故一切唯識
이 모든 식이 전변하여 분별하기도 하고 분별되기도 하는데
대상도 주체도 모두가 실존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래서 모든 것이 다만 식이다..
라고 노래하고 있다..
들리는 소리나 듣고 있는 나나 표면성에 불과하고 실제론 그 이면의 어떤 자체상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이런 뛰어난 과학이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지만, 우리 인간들은 살기가 바빠서 읽을 틈이 없다.. 살기나 혹은 죽기보다 더 근저에 있는 원리이지만, 우선은 살아야 하는 것이다.. 지진과 전쟁과 금융위기와 민주화를 위한 내전을 해가면서 말이다..
윤하가 가고나서 얼마 후에는 김보경이라는 신인가수와 홍경민도 함께 등장했는데
스물 두살의 신여성은 소리가 다소 탁성이었지만 기본적으로 틀은 있는 것 같았다..
스무 살에는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얼마나 소망스럽겠는가?
보경이는 오늘 주어진 기회가 좌절의 기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 사력을 다하는 느낌을 주었는데, 과연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앙코르를 외치는 군중들의 함성을 마침내 유발하고 말았다.
인터넷의 어느 구절을 보니
좋은 소리를 들은 경험을 두고선 달팽이관이 정화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았는데 정말이지 윤하나 이선희 같은 소리를 듣고나면 허공을 가르는 그 레이저음성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아서
오늘같은 다소간의 피곤을 상쇄하고 무마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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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당근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