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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새벽
2011-03-07 오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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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맹자의 구절 중에서
무항산자 무항심이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이 구절은 좀 유명하기 때문에 상투적인 느낌도 있고 해서 그다지 자주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왠지 유용성이 느껴지기에 한 번 써보고 싶다..
꾸준한 생산이 꾸준한 마음을 보존한다는 것이다..
이 구절에는 맥락이 있는데
군자의 경우는 좀 다르다는 내용이 함께 나온다..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보존하는 것은 오직 군자이다..라는 식의 말이 나오는 것이 기억되는데
말하자면, 맹자에게 있어서 군자란, 박 상륭 식으로 말하면 마음의 개벽을 본 사람이라서
외적인 상황보다는 마음의 가치가 우선할 수 있는 인물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듯하다..
마음이 주인이 되어서 상황을 가꾸는 입장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렇게 이해되는데
군자가 아니면 그게 안되므로 항산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논지가 전개되었던 것 같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생산을 하면 그 자체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
박상륭은 우주를 구분하여 몸의 우주와 말씀의 우주, 그리고 마음의 우주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말씀의 우주가 가운데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의 가치에 눈뜬 사람은 그 자체가 가치롭기에, 말씀도 몸도 마음의 본연의 가능성을 펼치고 확장하기 위하여 사용할 수 있다..
몸에만 친숙한 사람들에겐 종류를 가리지 않고 생산을 지속하는 것이 마음의 보존에 유용하다는 것을 맹자가 말한 것을 참조할 수 있다..
동학의 2대교주라고 알려진 해월이 주연한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해월이 여러 곳을 떠돌면서도 언제나 저녁에 물레잣기를 쉬지 않았다고 하는데
당장 쓸모가 그리 크지도 않은 것을 왜 그리 꾸준히 하십니까? 라고 묻자
한울님은 쉬지 않는다,고 답했던 것 같다..
바다가 온갖 오염사태를 겪으면서도 나름의 바다성을 보존하는 것은
날마다 틈틈이 혹은 꾸준히 혹은 부단하게도
파도를 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과학적으로 따져들면 좀 곤란하겠지만.. ^^
계속 파도를 치니까 바다가 바다인 것처럼
꾸준한 생산이 바로 꾸준한 상황을 보존해주는 역기능, 혹은 반대기능도 있는 것이다..
물론 중간에 개입된 말씀의 우주도 한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이다..
말씀은 몸을 따라갈 수도 있고, 마음을 따라갈 수도 있다..
상황에 혹하여 논지가 잣아지면 세상에 말이 많아지고
말씀이 마음에 합류하여 상황을 조작할 수 있다면
말 자체가 하나의 생산이고, 또한 마음일 수 있을 것이다..
맹자는 또한 '나는 말을 안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 사람이 말을 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박 상륭이 말하는 말씀의 우주, 혹은 추상화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이 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돌이켜생각해보면, 맹자의 경우 말 이면의 마음이 충분한 느낌이 적어서 옛날에는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말을 안다고 한 것과
항산이 항심을 가능케 한다는 말을 한 것을 고려해보면
대체로 보아서 말씀의 우주와 마음의 우주의 언저리에서 그의 공능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되기도 한다..
마음의 우주에 설혹 개벽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또한 몸과 말씀을 공유하면서 사는 인간세상..
항산이 항심에 helpful하다는 인식에 다소간의 공감을 하는 어느 아침
혹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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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一圓
mecos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