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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2012-02-25 오전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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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노래의 날이라고 할 만한데
아마도 가장 인상깊었던 노래는 박지윤이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곡이었던 것 같다..
이번의 오페라스타는 시작할 때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박기영이라는 가수 이외엔 눈에 띄는 사람도 없고, 전반적으로 선율에 힘을 싣는 방식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저래서 어떻게 노래로 밥을 먹나 의심스런 상태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전 주부턴 좀 달라졌더니, 이번주에 하는 것을 보니, 대체로 실력들이 나아져서
누가 떨어질 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박기영은 자신의 노래를 하는 모습을 난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정말 성량이 풍부하고 노래할 줄 아는 사람처럼 보였다.. 어제 부른 노래는 난도가 높아보였는데, 그걸 한 주에 그 정도로 숙달하다니 정말 실력이 좋아보였다.. 서양의 클라식성악을 하는 사람들이야 그걸 평생하는 것이니 전반적으로 익숙한 상태라고 할 것인데, 대중가수들이 한 주에 그 정도의 새로운 난도를 숙달하다니 대단해보였는데
그런데 어느 심사자가 말하는 것처럼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잊혀지지만, 감동은 오래 간다고 하더니
박지윤은 처음부터,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제목에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고 하더니
묘하게도 발성자체가 이전과는 달랐다.. 그 리듬에 자신의 인생이 실려나오는 품이 아직 성량은 풍부하지 않았고, 소리도 멘토인 한경미처럼 쇳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리도 처음보단 훨씬 강렬하게 전해졌다.. 신기한 일은 노래하는 사람이 진정성을 가지고 발끝에서 소리를 일으켜세워서 천지에 소식을 전하면 듣는 사람도 저절로 그 사정을 알아채고 눈물이 흐른다는 점이었다.. 아마도 그런 것을 두고 인연이라고 하는 지 모르겠다..
어제 박지윤은 소리자체가 달랐고, 그래서 전반적 품질자체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심사하는 사람 중에선 옆모습이 마리아칼라스를 닮았다는 평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미 누군가와 비교가 좋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마리아칼라스의 어떤 특성을 박지윤이 보여주었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번 오페라스타는 묘한 것이 처음에 실망스러워서 박기영 노래를 보려고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엉터리같던 손호영도 김종서나 다나 등도 모두 실력이 형성되어가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 누가 떨어지는지 흥미로와지고 있었다. 어제는 나름대로 선전하였던 다나라는 여가수가 떨어졌으니 이제 남은 사람이야 어느 정도 틀이 갖추어진 느낌이 든다.. 손호영은 인기투표가 강해서 득점이 강하지만, 그러나 어젠 박기영이 1위를 하는 능력을 보여주었기에 이젠 전도를 알 수가 없다.. 박지윤도 발성 자체가 이제 열린 느낌이 드니까 용기를 가지고 한다면 더욱 볼 만할 것 같다..
사방에서 오디션을 하니까 묘하게 느껴지는 것이, 한번 잘 한다고 계속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예선에서 정말 잘하던 전은진은 지금 생방송에서 망조가 들어서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강미진이라는 여가수의 노래를 들으니, 저런 사람이 왜 유명세가 없어서 새삼 오디션프로에 나오는 지경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자격증 제도가 있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어떤 이력과 성취를 하는 것 자체가 자격증을 다양한 형태로 얻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에허가 바둑을 두는 것을 보면, 매우 안정적이었는데
전성기의 이창호와도 다르고, 이세돌의 마력과도 다르다.. 느낌을 표현해보면
구리를 뒤집은 느낌이었다...
이창호는 끝내기를 토대로 한, 섬세한 변화로 사람을 찬탄하게 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이세돌은 중반전을 중심으로 지멋대로 짜맞추어가는 기량이 중심이 되었다고 표현한다면
구리가 잘 두던 시절의 모습을 보면, 그 견인불발의 사면팔방의 조직력이 상대를 지치게 한다고 여겨지기도 하였었다.. 그런데
그런 그런 구리의 특성을 음양론적으로 뒤집으면 시에허가 되는 느낌이었다...
어제 느낌으론 시에허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신뢰도를 갖춘 것도 같았는데
박정환의 나이가 이제 스물에 불과한 것을 생각해보면
아직 심신이 지치지 않아서 롱런할 가능성이 있는 이세돌과, 나이에 비해서 내실이 뛰어난 박정환, 그리고 선진국형의 안정감을 형성한 시에허가 주목을 끄는 느낌이었다..
김지석은 확실히 이전과는 태도가 다른 것 같던데, 과연 앞으로 어떤 솜씨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인지도 궁금하고, 조한승은 남은 1프로의 충전에 성공하여 다른 역사적 경로를 구현해줄지도 궁금하였다... 과연 이런 식의 내 관심이 지속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명작을 실시간으로 감상한다는 것은 요즘 시대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한 셈이다..
훌륭한 작품으로 실시간의 감동을 주는 달인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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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