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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과 선택
2012-07-27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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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대부분의 일이 적응에 관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시간이 흐르면 대개 적응이 된다.
낯선 것과 친해지고, 친한 것과는 낯설어진다는 말을 한 사람은 선사였지만, 이건 일반원리이기도 하다. 다만 적용의 필드가 다를 뿐이다. 다를 뿐이라고 하기엔 비중이 클 지도 모른다. 갠지즈강을 보배로 채워서 그 수만큼의 갠지즈강이 있어도 비교가 안된다고 하기도 하니까..
그러나 구조적으로는 닮은 면도 있는 것 같다.
여행을 하는 것은 이민의 요약판이다. 맛보기인 셈이다. 변화가 필요한 경우에 좋다.
여행이 빈번해지면 결국 이민이 되고, 이것은 전체적 변화를 필요로 한다.
생에 익숙한 사람이 죽음에 익숙해지는 것도 일종의 적응이나 이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구조로 보면 생사에 친숙한 사람이 열반에 친해지는 것도 일종의 이민인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둑에 친해지는것이나 공안에 친숙해지는 것이나 구조적으로 보면 숙달과 단련의 과정을 다 거친다. 다만 좀 다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어떤 주제를 선택하느냐가 모든 것일 수도 있고, 구조적으로 보면 거의 동일한 공이 든다는 점에 놀라웁기도 하다..
유에 익숙해지는 것이나 무에 익숙해지는 것이나 혹은 유무에 모두 원만하게 익숙해지는 것이나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어느 청년이 백봉거사에게 화두를 달라고 했더니, 만법귀일일귀하처,를 주었다고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만법에 익숙한데, 하나에 친숙해봐라,라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힌트를 달라고 했더니 낙동강칠백리에물새가 운다,라고 했다고 한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달마가 서쪽에서 온 이유가 무어냐고 했더니, 뜰앞에 잣나무,라고 말했던 것과 구조가 닮았다.. 처음에야 낯선 논리이겠지만, 올림픽에 금메달을 딸 노력을 새로운 논리에 경주해보면, 친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쪽은 당장 돈이 되고, 한쪽은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에게만 돈이 되는 것이 다를 것이다..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친숙해진다는 면에선 유사한 구조도 있을 것 같다..
가만 보면 세상에는 막무가내는 없다. 뜰앞에 잣나무가 만법이 돌아간 하나의 귀의처라는 말은 봄이 되면 온갖 꽂이 피는구나 라고 하던 어느 법화경 수행자의 말씀이나 닮았다. 온갖 풀 위에 조사의 뜻이 명백하다는 말이나, 불법을 물으면 손가락을 쳐든 입장이나 다 같은 논리이다. 문제는 다만 적응일 뿐이다. 하지만 상황이 강제하거나 자신이 좋아서 선택하지 않으면 새로운 논리에 적응하지 않는다.. 그게 다를 뿐이다. 어떻게보면 공평하다..
올림픽구경하느라고 천리먼길을 마다않고 가는 사람은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올림픽을 보고, 유식학의 의문을 풀려고 천축국을 왕오하던 사람은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근두운을 타던 제천대성의 사부가 된다. 다수의 선택을 따라서 돈을 벌려고 하면 부자가 되고, 가치가 돈이라고 여기어 돈안되는 논리를 선택하는 사람은 또한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세상에는 낙동강이 중요한 사람이 있고, 낙동강 칠백리에 물새가 운다,라는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한 사람도 있다.. 각각이 성취되었을 때에 다같이 보상을 받는다.. 어찌보면 공평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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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