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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성
2013-03-15 오전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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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농구를 하면서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말하자면 대략 이런 것이다..
대개의 경우 옆에서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슛의 성공률을 보고 언급하지만
막상 직접 경험한 입장에서보면, 성공률은 이미 지나간 주제라는 것이다..
어제 밤에는 김연아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실전에선 조금 긴장감이 있었지만, 그 며칠 전의 연습장면 같은 것을 보면
이전에 비해서 안정된 느낌이 있었다..
기억에 남은 풍경과 대조를 해보면
지금 기술적으로야 이전보다 수준이 높다고 하지만, 이전에 미셀콴이 유명하던 시절에 모습을 보면 안정감이 있어서 감상하기에 좋았다. 넘어질까 염려되는 느낌을 주지 않으니
자연히 음악의 선율과 어우러지는 감상이 초점이 된다..
연아가 이전에 올림픽 우승을 하긴 했지만, 대개의 경우 염려스런 느낌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에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이전에 미셀콴의 모습과 비슷하게 안정감이 있어보였다..
그래서 든 생각이 이제야 좀 안정된 예술을 보여줄 시절이 온 셈인데, 바로 내년이면 은퇴를 하는 셈이 되는구나 싶어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지금 대부분의 여성 스케이터들은 선률을 언급할 수준조차가 안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음악과의 일치를 이루는 수준이 지금 여성피겨의 고수에 입문하는 정도인 것 같은데
이번에 느낀 안정감은 주도성이라고 할 만하다..
게임농구를 해보면서 알게 된 일 중 하나가
리듬에 어울리는 정도로는 고점자의 경계에 들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가령 매초에 하나를 넣는 리듬이라면 처음 몇초의 시간을 제외하면 게임농구의 점수는 대략 매 일분에 130점 정도가 되어서 650점 정도가 된다.
그러나 막상 사정을 알고보니, 700점 이상이 가능한 것이었고,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리듬을 타는 정도는 안되고, 내가 더 빠르게 슛을 해서 공이 돌아오는 리듬을 스스로 빠르게 주도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피겨에서 아마도 불안감을 준다는 것은 음악을 겨우 맞춘다는 말과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안정감과 주도성이 추가되려면, 다음 동작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 정도의 숙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마도 이번에 김연아가 연습할 때에 느껴지던 그 편안함이 그 주도성과 닮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바둑에서 이런 식의 주도성을 가장 선명하게 지금 보이는 것은 이세돌이다..
이 세돌의 경우 포석을 서둘러서 망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상황에 이끌리기 보다는 판 자체를 이끌어가는 느낌이 있다. 이게 과도하면 작위적 행마의 나락에 떨어지겠지만
흐름이 잘 파악된 상황에서 앞서나간다는 것은 통찰의 힘으로 게임농구의 슈팅리듬을 앞당기는 것과 비슷하고
피겨스케이팅과 비교하면, 음악을 맞추는 수준이 아니라, 음악보다 미리 앞서있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지금 여성피겨계에는 창의적인 수준에 입문한 사람이 거의 한 사람밖에 없다는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주도성이라는 것이 작위적인 것과 다를 수 있다는 말인데
가령 초읽기라는 제도도 하나의 위험요소인데, 냉정하게 말하면 초읽기는 이미 제도에 편입되어 있으므로
초읽기를 실패의 핑계로 삼을 순 없고, 체력의 문제도 프로의 경우는 단련의 한 범주이다.
결국에는 체력관리나 생활관리나 기술관리, 초읽기 기술관리 등을 두루 미리 배려해야
수순 100시점에서 미리 끝내기를 논하던 소년 이창호의 주도성을 속기의 시대에 구현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선종의 예를 들면
임제 같은 사람은 상대가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바로 고함을 치곤 했다고 하고
조주같은 사람은 대개의 경우 상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행마를 해서 그가 가진 분별의 영역을 지시해주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가치라는 면에선 다를 수 있겠지만, 주도성이 같은 함축이라는 면에선 조금 비슷한 일이 아닐까 여겨지기도 하는 오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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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