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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2012-03-27 오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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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의미의 상황이라는 것이 있을까?
대개는 상황의 의미가 있다고 여긴다. 그런데 사정을 좀 들여다보면
우리가 어떤 상황이라고 하는 경우, 대개는 이게 어떤 해석의 힘들이 모여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냥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개
집단적 습관적 해석의 평균치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그 해석에는
어떤 감정적이고 외적인 가치관이 결합된 것 같다..
어제 밤에 힐링캠프에는 심리학박사라는 분이 나와서 생활에 변화를 주면
생각이 몽땅 바뀐다는 이론과 경험담을 말해주었는데, 상당히 공감이 갔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의 생각들의 대부분은 내 생각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물들어있다는 것이다.. 즉 내가 내 상황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은
실은 어떤 규모의 환경의 영향력이 내 거울에 비친 것인데, 내가 그 비친 영상을
내 마음이라고 여긴다는 말이 된다..상당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근심과 지난 번뇌가 어지럽다가
외출을 해서 빌딩을 나서는 순간에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 한물건이 없다는 말 쪽의 신빙성이 커간다..
한물건도 없다,라는 입장과, 이건 이렇다는 입장의 중간 쯤에
다른 해석의 힘,이라는 것이 중개되고 있지 않은가 싶다..
즉 환경을 바꾸어서 생각이 몽땅 바뀌기도 하지만
마음 속의 다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즉 주의의 초점을 바꾸면 또한 상황이 달라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상황이란 의미이고, 의미란 주제에 따른 리듬감과 소리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생각과 감정이란 몽땅 뿌리가 없다고 보아야 하겠지만
대개의 과정에는 이러한 반대극단에는 쉽게 도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흔히들 곤경에 처할 때에 남자들은 자리를 바꾸어서 담배를 물곤 한다..
알고보면 상황을 달리 해석할 기회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생래의 지혜라고 할까?
담배를 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담배라는 매개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담배가 의미하는 것은 장소변화이다..
우선은 장소를 변화해볼 수 있다. 다음은 시간을 바꾸어볼 수 있다. 즉
당장에 화급해보이는 일들의 경우에도 대개는 해결을 위한 시간의 폭이 주어져 있는데
이 폭을 의식화하지 못하고 급하다는 개념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우선은 주어진 범주에나마 시간을 의식화해서, 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들의 순서를 점검해볼 수 있다.. 장소변화보다는 시간변화가 일단 주체적으로 할 여지는 클 것이다..
시간의 폭이 주어지면, 그 폭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들을 떠올려볼 수 있다..
이렇게 시간과 수단들이 정비되면 실천력이 강화되고 부지런할 수 있다.. 제한시간을 인식하고, 주어진 방편과 자신의 대응력이 확인되었으므로 판을 어느 정도 꾸려볼 수 있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관계화된 일들이다.. 즉 현실은 다양한 변수들이 조합된 것을 우리가
가치판단을 하고 습관적 해석을 해서 하나의 평균적 의미를 대개는 무의식적으로 부여한 것이다.. 이런 속에서 스스로의 자각력이 개입할 폭이 커지면, 그만큼 자각력과 주체성이 큰 것이 아닐까?
주체성이란 대상을 지멋대로 부린다는 뉘앙스가 아닐 수 있다.. 대상을 부리는 것을 주체성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겠지만, 대상을 부려야 하는 주체성은 대상에 묶여있기도 하다.. 즉 대상에 대한 주체성은 대상에의 구속이기도 한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노예를 부리는 주인은 노예에게 구속되어 있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본원적 의미의 주체성이란 다양하게 얽혀있는 반연의 틀을 벗어나서 시간과 공간과 관계를 연주하는 연주자나 지휘자에 가깝다.. 물론 한물건도 없다면, 주체라고 부를 것도 없어질 것이다.. 해석자체를 다시 할 필요도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새로운 해석을 안하고 있으면 집단과 환경의 타인과 과거의 해석에 휘말리기 쉽다.. 금강경의 표현을 빌면 어딘가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그럴 바에야 스스로 나서서 원하는 시간과 공간과 관계에 머무는 연습이 나을 수 있다..
가장 절대적 착수의 방식은 바둑판의 소리를 듣는 것일 것이고
그게 쉽지 않을 경우엔, 타인의 손끝을 따르지만은 말고, 자신이 친숙하고 잘 처리할 수 있는 방식의 흐름으로 유도하는 것도 판을 즐기는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안되면, 그래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해석의 힘에 관해서 쓰다가 자판이 나를 다른 곳으로 이끌었지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서 따르는 것이 좋았다.. 글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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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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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선달 |
｜ 2012-03-29 오전 11:09:49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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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자연스러움으로 유도하거나 내 맡긴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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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법문 |
봄이 왔습니다..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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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