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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
2013-06-16 오후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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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드라마에서도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다..
남자 주인공이 별거 중인 아내를 향해서 밥먹자,라고 외친다.
여자는 남자가 다른 속내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지만, 남자는 막무가내로 외친다.
밥먹자..
그렇게 열번 쯤이나 고함을 친 후에야 여자는 마지 못해서 밥을 먹지만
비로소 연관된 기억이 여자에게 나는데
정작에 그렇게 밥먹는 것을 좋아해서 헤어지지 말자고 했던 것은 여자였다..
여자는 남자가 무식하고 고집쟁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알고보니
자신이 공연한 세파에 휘둘려서 남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없었던 것이었다..
우파니샤드에선 이같은 밥먹자,라는 소리를 두고 나치케타의 목소리라고 한다.
꼬엘료의 표현을 빌면 표지가 되고, sign이 된다.. 등산할 적에 앞선이들이 붙여놓은 이정표 같은 것이다..
정작에 중요한 소리는 보편하지만 홍경두나 유준상처럼 큰 소리로 외쳐주지는 않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말썽이 심해져서 전체를 돌이켜볼 때에야 들린다.. 왜냐하면 그것은 많은 형태 속의 무형상의 소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백이 없으면 전혀 들리지 않는다..
산속의 이정표도 그렇다..
등산을 하다가 그런 것이 이정표라는 것을 나는 등산이 친숙해진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처음에는 그런 표식을 보아도 잘 알지 못한다.
왜 산속에다가 이런 장난을 해놓았을까 라고 생각했었다. 마치 좌상 귀에서 접전을 벌이다가
우하귀에다가 들여다보는 수와 같다..
바둑에 친숙한 사람은 그것이 향후에 필요해질 지도 모르는 축머리라는 것을 의심하기 시작할 수 있다. 언어적 소통에만 친숙한 사람들은 더 원초적인 소통의 방식을 모른다.
아침 시간이 되어서 부엌에서 달그락소리가 들리면 그게 바로 일어나라는 자명종이 아니고 무언가?
주변에서 사람들이 죽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누구나 죽는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대개 어려선 그런 것이 보편적 편상이라고 일반화시키지 못한다.
할머니라서 죽었고, 친구가 물놀이로 죽은 것은 사고였을 뿐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할머니 뿐 아니라 외삼촌도 죽고, 물놀이 뿐 아니라 사람은 다양한 사고에 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조금 더 눈치가 빨랐다면 그런 것이 보편적 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 그런 것을 문제삼을 수도 있다. 반드시 인도왕자처럼 사대문 밖을 외출하면서라야 생로병사를 문제삼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인도왕자의 이야긴 책 속에 있고, 내가 접한 생로병사의 이야긴 띄엄띄엄하고 한자리에 모여져 있지 않기 때문에, 책과 현실이 분리된 것인 줄 안다. 그러면서 책은 이론을 말할 뿐이라고 고집한다. 아마도 그런 고집쟁이들은 나중에 자신의 경험을 모아서 자서전을 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묘하게도 진작에 책과 현실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의 인생이 보편적인 것의 사례에 불과하므로, 자서전이 불필요한 것을 안다. 물론 그런 불필요함을 깨우친 사연을 전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오래 살다가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대통령하기 좋아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느껴보면 애들시절에 반장선거를 탐내던 마음이나 대통령좋아하는 마음들이나 별로 달라보이지 않아서인지, 근자엔 대통령하고싶어하는 늙은 애들을 보면 진화가 덜된 것처럼도 느껴진다. 하긴 부처병이나 선생병도 있으니 대통령병을 그다지 탓할 거리가 아닐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어려서보던 삼국지와 지금 생각해보는 삼국지는 많이 다르기도 하다..
어려선 공명이 멋져보였던 것 같기도 한데, 요즘 생각해보면, 그저 흔한 천재의 하나에 불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나라 왕실을 부흥하면 그래서 또 어쩔 것인가? 그래봐야 시간이 조금 더 긴 땅따먹기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그렇게 본다면 정작에 중요한 것은 다른 형태의 승부일 수 있다.
결국 지금의 위기상황은 어디에서 왔을까?
애초에 중국을 따라서 바둑을 스포츠라고 서둘러서 강변한 것이 위기의 시작이었을 수도 있다.
원래 현실과의 타협은 적당히 필요하다. 그러나 욕념에 휩싸여서 본질을 배신하면, 그 인과가 다른 형태로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별떡과 달떡을 동시에 다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창을 막는 방패와 모든 방패를 뚫는 창의 공존과도 같다. 둘이 공존하려면 시차라는 다른 변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시간차를 주지 않고 부화뇌동하면 별떡도 없고 달떡도 없을 수 있다. 이렇게 안되려면 침묵과 무,의 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유준상이 연기하는 홍경두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여 밥먹자,라고 외치지만 불난 집 속에서 장난질에 빠진 아이들은 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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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명문이로소이다..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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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3-06-23 오전 11:36:49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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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오랜만에 들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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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철권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