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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두지 말라
2012-08-18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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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연구생으로 입단한 강 초단의 기사를 보니
어제 케이블 방송에 나왔던 장한나의 토크가 떠오른다..
마지막에 진행자가 장한나에게 당신이 청춘 매뉴얼을 작성한다면, 첫 페이지에 무어라고 쓰겠는가? 라고 물으니 한계를 두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가 자신을 잘 알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거기에 공감이 갔다..
강태훈의 나이를 보니 대략 스무 살에 근접하고 있는데
대개 그간에 대성하여 이름값을 하는 기사들은 조기입단이 많다..
조훈현 9세, 이창호 12세, 그리고 아마도 이세돌도 비슷한 연령일 것이고
어느 정도 유명한 정상급 기사들은 대개 15세 이전이다.
나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려서부터 전문분야에 젖어있을수록 흐름을 타기가 좋고, 주위의 기대감에 따른 추진효과도 강해지겠지만, 그러나 세상에는 이따금 예외가 있어야하는데, 그런 경우가
적어도 바둑의 경우에는 별로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를 생각해보면
대개의 경우 눈앞의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전에 아웃라이어,인가 하는 책들 보니 1만 시간의 법칙인가 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런 원리는 연령에 무관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1만 시간을 측정하려면 적용의 잣대가 있어야 하는데
가령 이세돌이 12세에 입단해서 22세에 대성했다면, 그래서 그 사이에 1만 시간의 단련이 주어졌다면
19세에 입단하는 사람이 대성하려면, 어떻게든 1만 시간의 분량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이세돌이 10년에 달성한 연습량을 동일하게 형성하려면, 아무리 시간을 줄여도 8년은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개 사회라는 곳은 연령이 조금이라도 많으면 그만큼 주변적 갈래가 많아지므로
어느 정도 연령 이후의 사람이 동종업계의 순일한 정진효과를 얻으려면, 환경조성을 어느 정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도한 욕심을 부릴 게 아니라
기간도 남들하게 비슷하게 잡아두고는 마음을 여유롭게 한 후에 정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감각의 착오를 좀 피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많아서 안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분량을 채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장한나에게는 좋은 스승이 두 사람이 있다고 하였다.
한 사람은 음악선생인 미샤 마이스키.. 이 사람은 첼리스트라고 하는데
음악가로서 생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어려서부터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악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어려서 만남에 배우게 해주었다고 한다..
기보도 역시 끝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다. 장한나도 10살 정도는 되었을 때이니, 어느 정도 기술적 단련은 되었을 때일텐데
그렇다면 어린 프로들도 기보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모를 가능성도 있다고 여겨진다..
로스트로포비치는 아마도 지휘자인 것 같은데, 인생이나 생활의 멘토라고 하였다..
사회라는 곳은 한 사람의 신동을 그 개인의 입장에서 과도하게 배려해주진 않기 때문에
나이가 어리다고 조기에 휩쓸리다보면, 시간이 지난 후에 후회하게 된다고 어린 장한나에게 미리미리, 그리고 또 미리 경고해주었다고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장한나와는 팔자가 다르다.. 그러니 동일한 원리가 우리들 자신에게 적용되길 원한다면, 타인에게 발생한 사태가 자신에게 발생하도록 판을 짜나갈 필요가 있다.
운이 좋은 사람은 또한 운이좋은 사람이지만
그러나 운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또한 상당한 기량일 수 있지 않은가?
대개 팔자를 한자로는 命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명,에 대해선 운용을 잘 하는 運명,을 할 수도 있고, 宿명, 즉 오랜 업식에 따라서 다만 끌려갈 수도 있다.
대개의 천재들은 좋은 숙명이 있다고 하지만, 그러나 명의 운용, 즉 운명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성공과 실패라고 하는 외적인 잣대 이전에, 더 근원적인 면과 해후할 가능성도 있다고 여겨진다..
이번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보면
대개 오래된 메달리스트들은 동네사정을 잘 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게 금메달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반면 멋도 모르고 열심히 했는데, 금메달이 주어진 결과, 앞으로 잘 할 것 같은 사람들도 있었다..
과연 어느 쪽이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 또한 자신들이 운용하기 나름이 아닌가 싶다.
김장미, 양학선 같은 경우는 이미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획득하였기 때문에
꾸준하기만 하면 계속 잘 될 것 같다.. 손연재도 연령에 어울리는 실력과 운을 갖춘 듯해보였다..
김지연은 정신없이 다투는 와중에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지만, 그러나 태권도를 하면서 형성된 빠른 발과 감각이 있어서, 역시 미래가 기대되는 면을 느끼게 해주었다..
반면 신아람은 어제 방송을 보니, 나이는 김지연과 별 차이가 없지만, 다음 올림픽까지를 욕심내고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느끼면서 과정에 충실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그 또한 나름대로 침착한 느낌을 주어서 의외였다..
인생에는 참 여러 면이 있는 것 같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면들을 잘 조합하여 가꾸면, 나름대로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는 시대가 아마도 창조성이 있는 시대가 아닐까 싶은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그런 조짐이 보이는 것이 나름 다행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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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