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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추
2013-02-10 오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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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인지 그저께 밤인지
고등학교 무렵에 들었던 맹자의 구절이 떠올랐다..
자반이축이면, 수천만이라도 오왕의,라는 구절인데
스스로 돌이켜서 거리낌이 없다면 천인 만인과 맞서서라도 간다,라는 뜻 정도인데
출전을 확인해보니 모르던 내용을 확인하게 되었다.
맹자에 나오는 구절이긴 한데
맹자가 공손추와 대화하는 중에 나오는 말이고, 그것도 맹자가 증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인용상황은 다시 역소급을 해서
증자가 제자와 대화 중에 자신이 공자에게 들었던 말의 내용이었다.
그러니 맹자에 실린 전거를 따라가보면
내가 맹자의 말로 기억하던 내용은 증자를 통해서 인용되고 있는 공자의 말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내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용기를 논하고 있는 셈인데
이 용기라는 주제는 다시 부동심이라는 유명한 주제를 논하던 중에 그 측면으로서 거론되고 있는 것이었다. 즉
공손추가 맹자에게 묻기를
선생과 같은 실력으로 국가의 재상이 되시면, 한 국가를 안녕하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중책을 맡으면 마음이 동하실까요? 라고 물으니, 그 대답으로 맹자가 말하길
자신은 이미 마흔 이후에 부동심이었다고 답하고 있었다..
맹자가 마흔에 부동심이라고 했던 것은 유명한 내용인데 알고보니 오랜 기간 내가 기억하던 구절과 연관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다시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공손추와의 대화는
유명한 내용이 시리이즈로 연결되고 있었다. 즉
맹자가 마흔에 부동심이었다고 하니, 대단하시군요,라면서 공손추가 찬탄하고
거기에 대해서 맹자는 다시 그만일로 멀.. 이라고 겸손을 피력하면서 하는 말씀이
고자도 마흔에 부동심이었는데 멀.. 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자는 告씨였나본데, 대체로 사상적으로는 묵가에 가깝다는 주석이 있다..
그러면서 고자는 도를 알지도 못하는데도 이미 마흔에 부동심이었다. 그러니 그만일로 놀라지 마시오,라고 맹자는 말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어서 공손추는 다시 질문하길, 선생님이 또 잘 하는 게 있으면 소개를 더 해주시죠..라고 하니, 맹자는 말하길, 자신은 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또 말을 잘 알아챈다고 답하고 있었다.
호연지기도 유명한 주제이고, 또 맹자가 말을 잘 분변할 수 있다고 한 것도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호연지기와 지언,에 관한 설법이 진행되고나자 공손추는 말하길
이 정도시라면 선생님은 이미 성인이시군요..라고 하니
무신 소릴.. 공자님도 성인을 잠칭하지 않았는데, 내가 어찌 감히..라고 겸손하면서 하는 말이
인간이 생겨난 이래로 공자같은 분은 없었다고 선언하고 있었다..
나는 이전에는 맹자를 별로 신뢰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글의 문맥이 좀 거칠어서
따지고 드는 경향이 너무 도도해서, 이래가지고야 누가 마음으로 승복을 하겠는가 싶은 느낌이 젊은 가슴에 전해진 후로 그다지 맹자에겐 관심이 덜 가고, 그나마 유가 쪽에선 공자가 왠지 덕성을 전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호감을 갖는 정도였는데, 이런저런 인용글을 통해서 맹자를 이따금 접하면서 보니, 조금씩 눈길에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도 무엇보다 이미 내 나이가 마흔을 넘고넘어서 마흔이라는 나이는 호랭이가 담배를 먹다가 이세돌이 금연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까마득해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나는 부동심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같다..
오랜 만에 미생,도 조금 보았는데, 역순으로 대략 10회 정도를 보았더니
이전처럼 강한 느낌은 아니지만, 윤 작가는 사람의 마음도 잘 알고, 또 여러 측면의 조리에도 밝은 느낌이 들어서 매력적인데
12년 말 즈음의 한회에 들리는 브람스의 음악에 왠지 감동한 것이 오늘인지 어제인지..
윤태호처럼 마음을 잘 알고
맹자처럼 말도 잘 알고, 그리고
그가 알려준 방식이 아니더라도 호연지기를 잘 기르고..
마흔이 넘었더라도 여전히 부동심은 좋은 것이고..
묵자처럼 천지가 하나의 사랑일 수도 있고..
이 모든 일이 우리들에게도 가능하리라.. 왜냐하면
도이칠란트에 가능한 일은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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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하는 일이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모두가 했던 일이 아니라면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위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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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