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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2012-04-25 오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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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절에 소설이란 개연성있는 허구라는 말을 듣곤 하였다..
영화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큰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마 어딘가에 어떻게든 있는 것을
조합한 부분적 모자이크라는 생각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더 흐르자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 작게는 지구상의 생이라는 한계적 상황 자체가 하나의 포괄적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 포괄적 영화에서 주제에 따라서 이리저리 쪼갠 것이 바로
흔히들 말하는 영화일 것이다.. 그런데
이리되면 좀 문제가 생기는 것이,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개연성있는 허구라면, 이것은 심하게 말하면 인생이라는 것이 그다지 있지 않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우리들이 자아라는 것도 대개는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 혹은 지상에서의 삶에 대응하는
개별적 양식들의 조합들을 총칭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할 때에
인생이 하나의 개연성 있는 허구이듯이, 자연히 자아도 더 작은 의미의 픽션이 될 수 있다..
70억이 모두 다른 양태를 하고 있지만, 그 대응의 거울이 동일하다고 칠 적에
개별적 자아라든 것들은 모두가 어떤 원형의 현실적 구현이라는 것이 된다.. 이것을 단순화시켜서 말하면, 픽션에 대응하여 픽션적 자아가 있는데, 픽션이 얼마든 지 다를 수 있다면, 70억의 픽션적 자아도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묘한 일이다..
좀 더 심층적 내용도 있을 수 있으리라 여겨지지만, 이 정도로도 상당히 허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하나의 원형이 동일한 필드에서 다수의 양상들로 현현하고 있으니
내가 없을 수 있다면, 너도 없을 수 있고, 그것은 곧 일반적 수준의 세상이라는 것도 없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뒤집어서 말하면
오직 세상이 있지, 개인은 거의 없는 셈이 되기도 할 것 같다..
8시 경이니까 한잔의 차를 마시면서 다소의 이완을 할 만한 때이다..
오늘은 단발을 하면서, 머리를 감기는 손길이 비교적 알고 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격화소양이라는 말도 있지만, 일을 할 때엔 제대로 하는 것이 요긴하다..
처음 접하는 손길이지만, 머리결과 두피를 대하는 손길이 무언가를 알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게임농구를 할 때에도 공을 방향과 그를 위한 선수의 준비와 실행동작을 잘 알고 있어야 좋고, 또 바둑을 둘 때에도 습관이 아니라, 바둑판의 소리를 잘 듣고 따라야 리듬감이 생겨서 좋은 승부가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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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