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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2012-06-04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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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히 유명한 말이다.. 금강경에서 전해진 셈인데
실제 생활을 보면 머물지 않기는 힘들게 되었다.. 마음에 관한 문제이므로
어떤 의미에 착안하면 그게 바로 머무는 셈이다.. 대개의 생활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들로 이루어지는데, 문제의 이면에는 의미가 있고, 의미라는 것이 마음이 머물러서 해석을 가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해석에 따른 개념규정에 따라서 개별의미가 평균적으로 주어져 있고, 대개는 거기에서 머물게 된다.. 물론 머물러야 세간살이를 할 수 있으며, 거기에 더하여 머물지 않아야 할 필요는 개개인별로 주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의미들과 상황이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인데, 이런 것은 당위로 해결되기 힘들다..
하지만 대개의 의미나 상황들을 곰곰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뿌리에선 확실한 근거가 있기 힘들다.. 하지만 대개의 생활은 바쁘기 때문에, 그 선을 넘어서 뿌리를 천착해보기 힘들 것이다..
내게 익숙한 경구의 하나도 이런 맥락에서 의미와 무의미와 연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흐름을 따르면서도 거기에서 성품을 알아차리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흐름이라는 것은 변화이니 의미의 연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성품이란 무의미라는 바탕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의미에만 익숙한 인간마음에다가 무의미와의 친근을 권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 근래 노래 경연대회에서 심사를 하던 박진영의 발언 내용 중에 공기반소리반,이라는 말이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구조 상 닮은 점이 있는 것 같다.
노래가 제대로 되려면, 소리만으로는 잘 안된다는 것이다..
소리와 그 소리의 배경에 공기가 함께 해주어야 소리가 의미롭게 살아난다는 것이다. 의미 이전에는 무의미가 결합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이쁜 것을 이쁜 것으로 바깥에서 주어진 듯이 여기지만, 실은 그런 인식 때문에 추한 것이 따로 생겨난다고 하였다. 선과 불선의 경우도 그렇게 말하였었다..
여기에서 대립항을 거론하고 있지만, 실은 이런 대립항들이 모두 의미의 영역이다.. 그 의미 이면에는 무의미의 영역이 있다. 아마도 그 앞에서 논했던 무명천지지시,라고 말한 이름없음이 바로 무의미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노자는 무명과 유명을 말하면서 묘함과 가장자리는 같은 것인데, 바깥에서보면 달라보인다고 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둘을 결합하여 금강경에선, 모든 것은 그것이 아니라 이름이 그것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이건 이름에서 한 말이고, 형태로 말할 때엔 모든 형태는 형태가 아니라고도 말하고 있다.. 우리는 대개 이름과 형태와 나,를 연관지어서 드라마를 만들고 역사를 의미롭게 만들지만, 그 모든 일의 이면에 아무런 의미없음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의미없음은 특정한 곳에 머물기 힘들 것이다..
이건 반대해석을 하면 모든 곳에 머문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법화경에선 모든 것이 본래 적멸의 모습이라고 했었는데, 대비해보면 같은 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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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