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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머리
2013-04-29 오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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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리본경기를 보았다.
작년에 런던경기를 할 때엔 여러모로 소녀 혹은 아기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오늘은 달랐다. 이제 아가씨같은 느낌을 주고, 그리고
동작 자체가 상당한 숙달의 수준을 보여주더니 아니나 다를까, 종목은메달을 하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올림픽에선 종합순위만 메달이 있지만, 여타의 대회에선 종목별로도 의미가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손연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말하듯이 언론플레이의 일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보니 종목 하나로선 확실히 나잇값을 하는 느낌과 몸동작을 보여주었다..
김연아가 잘 할 때엔 그 동작과 음악이 잘 맞아떨어질 뿐 아니라
오히려 음악의 선율을 미리 기다리는 숙달도와 자각력을 보여주는데
오늘 손연재의 리본도 좀 그런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어제는 오로뉴스를 보는데, 긴머리 운운하는 제목이 보여서 무언가 했는데
알고보니 우리집 모니터에 금이 가 있어서 김미리가 긴머리처럼 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보니 김미리일 뿐 아니라 긴머리이기도 하였다.
긴머리의 김미리가 오늘도 잘 싸워서 우승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니 아마 어제 긴머리로 보였던 화면이 쓸모가 있었나보다. 혹시 김미리 선수가 마음에 들면 긴머리,라는 별명을 쓰라고 권하고 싶기도 하다..
김미리는 이전에 박정환과의 대결에서 이긴 소식이 인상깊어서인지 언제든 우승을 할 것 같은 느낌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당장에 개인전 우승을 한 것 같지는 않고 다른 다양한 선수들이 우승을 하는 것을 보면
이제 한국의 여성프로계도 상당한 층을 보유하게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손연재는 자꾸 논란이 되는 것 같은데, 어느 쪽이 옳은 지 잘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리듬체조 이전의 기억이 없다는 정도이니 성실한 선수이고, 또 한국의 입장에선 신수지가 해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은데
또 성적에 비해서 과도한 관심을 받는다고 계속 공격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맞아도 보인다.
가령 오늘도 그 옆의 기사를 보니 펜싱의 어느 선수가 우승을 했는데, 이런 모습을 차라리 중계해주는 게 낫지 않은가 라는 말도 보이는데, 그게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그러려면 아예 펜싱 대회를 중계할 작정을 왜 안했는가 궁금하기도 하다. 게다가 펜싱대회는 지금 우리나라가 주최를 하는 국제대회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앙태는 다양하게 마련이다..
한국은 우승을 해서 좋고, 중국은 아깝게 우승을 놓친 것이 기사거리이고
일본은 막판의 선전으로 실력을 과시해서 기사의 중심이 될 수 있고
대만팀에는 흑가가의 매력이 있어서 우승팀부럽지 않을 수 있다면, 다들 그렇게 나름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기는 편 우리편,이라는 구호를 어려서 처음 듣던 시절이 기억난다..
따지고 보면, 세상은 빈터나 마찬가지라서 외형의 득세를 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무형의 가치를 전혀 모를 수도 있고, 또 그런 식으로 두루 살펴보면 세상이 반드시 불공평한 것만도 아니다.. 우리 동네에 도서관이 새로 생겨서 가보았더니,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이라는 오래된 책도 보였다.. 모든 면에서 저주받는 일이 가능할까?
돈이 없어서 불행한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혹시 돈 중심으로 인생을 보도록 속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원리는 다양하게 적용될 지도 모른다..
뒷산의 진달래는 식물원에 있지 않아서 관람료를 우리가 지불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아마존 정글보다 가치가 덜해야 할 이유는 없다..
빌 게이츠의 집은 소도시와 같다고 해서 이따금 기사도 보이지만, 그래봐야 관리비를 자신이 낼 뿐이다..
소유를 하면 장점도 있지만, 오히려 폭을 좁히는 효과도 병행된다..
자기 집에 요리사가 있는 것이 호사일 수 있지만, 그러나 적당히 맛집을 안배한다면, 한 사람의 요리사가 감당할 수 없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이건 쉬운 보기들이지만, 그러나 좀 심한 예를 들어도 실은 검토되지 않은 다양한 관념들이 우리 생활에 개입하고 있을 수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하이튼 다 잘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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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