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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2013-06-04 오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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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나온 토크를 보았다..
궁금증이 풀린 느낌도 들면서 왠지 서글픈 느낌도 든다..
이제 20대 중반인데, 어느 새 알만한 것은 다 알게 된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
사실 운동선수라든가 예술가들은 어느 정도 세상을 모르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특히 어릴수록 그런 면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 지금의 나이에 저 정도를 다 알아버리면, 이미 사회인인 것 같다..
물 속에만 있던 소년은 언제 저렇게 사람의 마음을 다 알아버렸단 말일까?
우선 가장 앞에서 공감이 갔던 내용은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을 때에 그 후가 두려워서 매달렸다는 말이었다..
저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은 두려움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
나도 예전에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예상보다 큰 두려움이 밀려와서 크게 당혹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처음 겪는 사람들은 그럴 경우에 어찌해야되는 것인지를 모를 것이다..
당시 나는 매달려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운 내 마음을 의심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이전의 나보다 어리고 마음의 원리도 배운 바가 없었을 스무 살의 박태환이 겪었던 체험을 저렇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한편은 당연한 성숙이면서 다른 한편 서글퍼보이기도 한다..
이미 두 번 정도나 수영을 그만두고 싶었다는 말도 이채로왔다..
첫 올림픽에서 부정출발로 크게 부끄러워서 한번 그랬는데
몇 달 만에 찾아간 식당에서 옆 자리의 부부가 해주는 수영복규정변화에 대한 내용과
그리고 침착한 격려로 크게 고무되었다는 경험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바로 세상에서의 역할을 거기에서 배운 것이고
지금 앞으로 메달리스트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물론 ioc위원에 대한 희망도 있겠지만, 거기에 더해서 마치 김연아가 자신의 다음 단계역할로 후배들의 참가기회확대를 통해서 그 종목의 발전을 선도하듯이
박 태환도 그런 흐름으로 가는 것처럼 보였다.. 어찌보면 김연아 쪽보다 박태환의 그런 역할이 더 필요한 흐름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에 박태환의 후원이 중지된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김연아 쪽에서야 어느 정도 연아키즈들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아직 빙상장도 없고, 아이들도 성장이 충분하지 않지만, 박태환 쪽은 그보다 사정이 더 열악하다..
연아키즈들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는지 대중들이 알 정도의 상황은 되지만
지금 수영에서야 박태환을 재구성할 가능성이라도 있는 선수라곤 전혀 없다. 그래서 나도 생각에
박태환은 연아보단 오래 선수를 해서 다음 세대가 등장할 싹을 틔워야 할 것인데, 그런 발상이 없어보여서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사정이 어찌 되었든 지금 박태환에 대한 지원이 약화된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오늘 그의 발언을 들으니, 일단 아샨 게임에선 잘 할 것이고, 브라질 올림픽까지라도 잘 해보고 싶으며, 그 후라도 가능하면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오늘 공개된 것과 같이
만약 런던에서 이미 세계기록을 단축하는 실력을 본경기 전날 증명해보인 정도라면
앞으로라도 그가 세계기록을 한번이라도 수립하는 모습이 정말 기대되었다..
이미 두 번이나 선수생활을 그만두어보았고, 여자친구와 헤어져도 보았고
올림픽 금메달 이후에 연예인들이 밀물처럼 접근하다가, 기록이 나빠지자 썰물처럼 빠져나간 모습을 보고는 그 역시 두려움을 느껴보았다는 경험 등
박태환은 이미 세상에는 공짜점심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 성년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는 이미 다음 세대를 볼 줄 아는 역사적 안목에 진입하였으니
한편으론 인간적 성장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 시대의 종말이기도 하여
아마도 그래서 일종의 서글픔이 공존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수영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인데, 오랜 시간을 수영장에도 가보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해서
아마도 그래서 더욱 정이 가는 듯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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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요즘 수영 이야기가 한참 안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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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