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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김
2013-04-12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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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으면서 드라마 미스터김을 보는데
만사의 연관이 잘 드러난다..
미스터김은 이선생과 사귀게 되는데, 미스터김과 동거하는 자녀들이 그녀의 학생들이다..
자녀들은 말하자면 생활공동체로서 영화제목을 빌면 탄생한 가족,인 셈이다..
큰 애는 탈북자이고, 장녀는 미스터김 김동완의 친조카이다. 그런데, 그 엄마는 자녀를 버리고 도망갔다.. 그녀의 남편되는 희래아빠는 오토바이를 타다가 죽었다.
고교생 남자아이와 꼬마아가씨는 어떻게 합류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네 아이들과 미스터김은 함께 산다. 그는 형과 함께 살다가 형이 희래엄마와 결혼한 것 같은데
희래엄마가 가출한 후에 김동완은 조카를 키우면서 외로움을 달래며 살다가 네 아이의 사실 상 가장이 되어서 살다가 연애를 하게 된 셈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직간접으로 연관된다는 것은
개연성이 부족하지만
해석하기 따라선 모든 존재들의 전체상황을 압축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지금 두 남녀 사이에는 큰 문제가 생겼는데, 알고보니 이 선생 우경의 오빠를 20년 전 쯤에 옥상에서 떨어져서 하반신불구가 되게 만든 것이 김동완의 형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런데 작가가 꾸민 연관은 여기에서 더욱 심해진다..
김동완의 형이고 희래의 아빠였던 태진은 우경의 오빠인 호경을 다치게 했지만
희래엄마의 증언을 들으면, 결국 태진이 죽은 것도 자신의 죄책감때문이다. 물론 시대환경을 생각하면 꼭이 상황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원래 친구였지만, 태진이 소위 패거리에 몰려다니게 된 후에 둘은 소원해지고, 친구를 태진이 괴롭히게 된 외양이었으나 속내를 보면, 태진이 괴롭힘 속에는 일정한 수준에서 친구의 방어막이 되어주는 역할도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호경은 위기를 피하려다가 옥상에서 떨어져서 불구가 되고
태진은 그 죄책감으로 혼란을 겪다가 교통사고로 죽는다.
형제간에 살다가 형이 죽고, 형수는 아기를 버리고 가출한 상태에서 삼촌이 된 김동완은 조카를 키우면서 소년기와 청년기를 겪어내다가 우경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두 사람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과 어슷한 관계가 된 셈이다..
상황을 알게 된 우경은 애인과 오빠, 그리고 상처받을 가족들을 모두 보호하려면 자신이 피해야 하겠다고 판단하고 이별을 선언한다. 그러나 남자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
사정을 알게 된 김동완의 친모는 그 모든 사태가 자신의 부덕으로 인한 것임을 두 눈으로 보게 된다. 버려진 아들들은 힘들게 살아가다가
첫 째는 세파의 어지러움에 시달리다가 생존을 위해서 고교생패거리에 가담한 셈이고 그 맥락에서 평생에 죄책감을 갖게 된 셈인데, 정붙이고 살게 된 여성과 아이를 낳고는 사고로 죽어버리니, 젊은 아기엄마는 감당하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고
그 뒷감당을 한 삼촌과 조카는 도리어 더 큰 가족을 이루게 되었고
금상첨화로 덕있고 의리있는 젊은 여성은 남자의 인간됨에 반해서 부잣집인 본가에서 독립을 선언하면서 사랑을 쟁취하려고 했는데, 말하자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셈이다..
오늘 상황을 보면, 그간에 키웠던 어린 가족들이 나서서 삼촌과 여선생님의 매파가 되어주러 나섰고, 그리고 자녀를 버리고 떠났던 두 여성은 뒤늦게나마 자신들의 제몫을 하려고 애쓴다..
가까운 생활의 영역에서 이처럼 드라마틱한 상황이 긴밀하게 구현되는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지만
그러나
백300수와 우상귀의 흑1이 결국에는 연관됨을 아는 바둑쟁이들로선
압축성 강한 드라마는 결국
확대해도 마찬가지라는 추론을 할 수 있다..
대개 인과와 연기라는 말은 용법을 조금 달리 쓸 수 있다고 한다.
인과는 부분적 고찰이라면 연기는 모든 것이 모든 것과 기대선 모습으로 보는 것 같다..
연기로 본다면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연관되므로, 그 무엇도 딱 부러진 것은 없다..
여기에서 일체법이 연기되는 근거로서 성품의 일어남을 말하는 소위 성기,라는 개념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하루 저녁에 밥먹으면서 보기엔 만사가 너무나 연관됨을 잘 보여주는 듯도 하였다..
남자가 가사도우미로 등장하는 드라마도 나올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고
혈연이 아니더라도 공동체로서 살아가는 모습들이 있는 시대이기도 하고
못키우겠다고 자녀를 버리고 도망가는 여성들이 있는 세상이기도 하고
부잣집 딸로선 경제적 풍부함에는 관심이 적고 마음의 평화와 장점이 눈에 더 잘 들어올 수도 있다..
아이들은 아이들스럽기도 하지만, 또한 일정연령이 되면 나름의 역할을 자발적으로 하면서 존재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형이 지은 죄를 아우가 값는 일도 있을 수 있고
젊어서의 오류를 나중에라도 갚을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결국 확장해서 보면, 모든 일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그렇게 보면
아무런 일도 따로 없다고 볼 수도 있다..아무런 일도 따로 없으면 그 무엇도 딱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소위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므로, 현실 속의 개인들은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데 그러려면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무언가 결정하고 일을 무리하게라도 치러야 하는 경우도 빈발한다. 그러면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다.
원한을 느끼는 사람이 모두 그것을 중화할 능력이 없으므로
세상은 일종의 불만의 화약고처럼 될 수 있다..
화약고 속에서 자라는 영혼들은 다시 이유없는 부당함을 겪지 않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딘가라도 마디를 끊어줄 공간이나 시간이나 사람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세상에는 소위 휴게의 시간과 공간과 사람이 필요하게 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처럼 만사가 얽힌 와중에서 한 사람이 충분히 잘 처신하기란 거의 힘들다..
그래서 단 두 사람이라도 신뢰가 있으면 무쇠도 자른다는 말이 있었던 것 같다..
명심보감에도 이인동심 기리단검,인가 하는 말이 있다..
오늘 드라마에서 김동완은 이우경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좀 더 확장해서 보면 미스터김의 상황은 음미해볼 만한 상황이 되었다..
작가는 어떤 식으로 맥락을 풀어갈 지...
지금 세월이 오래 되어서 우경의 오빠는 어느 정도 원한의 마음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이미 보였었다.. 말하자면 하나의 실마리는 이미 주어졌다..
잘 키운 네 아이들도 탄생 전의 부모를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세상의 모든 미스터김에겐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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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