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모
2013-03-18 오후 9:30
조회 3803추천 3 프린트｜스크랩
|
|
|
|
저녁을 먹으면서 드라마를 보는데, 가사도우미를 하는 남자와
그 집안의 딸이 정분이 나서 좋아하는데, 딸의 아비가 거칠게 화를 낸다..
회장이라고 하는 걸 보니 사업체를 운영하는 모양인데
그거야 요즘 흔한 이야기이지만 다르게 구겨진 그림이 보인다..
주인공인 딸은 자기집 가사도우미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일 뿐 아니라
학교의 교사이기도 하다. 남주인공의 조카들이 바로 그 교사의 학급에서 생활한다..
주인공 딸은 딸이면서 동시에 부모의 입장이기도 하다.
중년의 혹은 늙은 아비가 딸의 장래를 염려할 수 있지만, 그러나 모든 관계는 일면적이지 않다.. 학교의 교사라는 것은 임시로 지나가는 일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또한 평생의 과제일 수도 있다.
부모가 반대할 수도 있지만, 아예 생활의 통제에 나서는 것을 보니
추악한 한국의 생활상을 보는 것 같아서 좀 못봐주겠다.
딸이 결혼적령기라는 말은, 동시에 아비가 늙었다는 말도 된다. 그것은 정작에 남은 오랜 세월의 주인공은 자신이기보단 자녀세대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죽을 날이 더 가까운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서 더 간섭을 많이 하면, 그림이 망가질 수 있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정말 사회라는 것의 구도를 염려하지 않는 그림이 많다..
삼십대 이상의 남녀의 결혼이라든가 혹은 결혼 후 생활에 대해서 부모가 간섭하는 그림이 종종 나오는데, 정말 지저분한 일이다.
세대마다 자신에 어울리는 역할을 안하면 사회의 구도가 엉망이 된다.
종편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이순재 씨가 할애비로 나오는 드라마에선
손자의 결혼상견례에 할애비가 주인공으로가서 길고도 먼 잔소리를 했다는 글이 있었다.
그 그림도 좀 비슷하다.
할애비가 되어서 자기 아들의 자리를 뺏아버리면
아들은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이런 식의 형세판단도 못하는 자가 할애비라고 과도하게 설치는 그림이 바로 작금의 한국의 이상하게 엉킨 모습들의 단면이라고 여겨진다.
어떤 식으로든 성년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 스무 살 까지의 독립된 생활의 경험이 거의 박탈당하는 구도가 되어간다..
성년이 되기 이전에 다양한 연습을 하라고 소위 공부라는 것도 있는 것이다.
언어를 배운다고 하지만 그 내용은 바로 인간생활에 관한 것이고, 사회를 배우는 것은 사회의 구조를 미리 전해듣는 것인데, 가능하면 그 내용에 걸맞는 다양한 견학과 참관의 경험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집안의 구성원으로서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나름의 역할도 해야 세상도 알 수 있을 것이고, 외국어도 왜 배우는 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인데
이런 모든 과정의 의미는 사라져 버리니, 3세대가 서로 뒤엉켜서 서로 참견하고 집단이기주의만 커가면서 정작에 정상적 생활의 안목은 설 자리가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모든 것이 어긋나서 모든 것이 어긋나고 있는 샹황인 셈이다..
지금에서 누구 탓을 하겠는가?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고
중산층이 어느 정도 복원되지 않으면, 살마리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정작에 세상살이라는 것은 인생의 핵심이 아닐 수도 있지만
오직 바쁠 때엔 그런 말이 들리기 힘들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지혜의 목숨을 보존해가는 존재들이 없지는 않다..
정작에는 전시와 비슷한데도 평화시의 손쉬움을 기대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면도 있을 것이다.
인간세상은 원래가 소위 고난의 행군이라고 생각한다면
아홉 번 참을 일을 960번 참는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 모두가 나의 분별인 셈인데..
|
|
|
|
|
|
|
|
|
|
|
|
.png){kind=logo}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