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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혹은 맹자
2012-07-05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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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김연경의 해외이적을 놓고 논란이 있어보인다..
선수는 해외진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고
전 소속구단인 흥국생명은 동의없이 에이전트계약을 맺었으니 규정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임대기간을 국내의 활동기간으로 인정하는가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이러저러한 논의야 따져볼 겨를이 없지만 묘한 것은
기사의 댓글을 보면
아예 국적을 바꾸어서 활동하라는 권유가 많이 보이는 것이다..
김연경의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고, 근자에 들어서
특정국가와 연관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활동에 관한 문제일 경우, 국적을 오히려 바꾸라고 권하는 댓글들이 종종 보이는 것 같다..
맹자를 처음 접하던 시절에 눈을 의심하게 된 일 중 하나가
어느 임금이 맹자에게 묻기를
자신은 이런 일도 하고, 저런 일도 해서 백성을 편히해주려는데
자기나라는 인구가 줄고, 옆 나라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게 도대체 왜 이럴까요? 라고 맹자에게 묻는다..
그러니까 맹자가 하는 말씀이
귀하는 이것도 이렇게 하고, 저것도 저따우로 해서 인심을 잃었지 않소?
그러니 백성의 입장에선 당신나라엔 정이 떨어지고, 옆나라는 그리운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국가경영을 잘 하려면 모름지기 동고동락, 여민동락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오.. 운운 하고 답하였던 것 같다..
당시에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전국시대가 초절정 자유주의시대도 아닌데, 이민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말인가? 라고 궁금했던 것 같다..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에, 이민이라면 어느 정도 국가에 대한 배신이라는 식의 심리도 좀 있었던 정도로 사회화되었던 내 마음으로는, 이미 수천년 전에 국적변경이 지멋대로 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내용이나 논리의 정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이게 국적을 지멋대로 선택한다는 말이야? 라는 내용그자체의 이해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특히 한국은 국권을 상실해본 경험이 있기도 하고 또 분단때문에 해외여행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기도 하였어서 그랬겠지만, 이제 세월은 흘러서
오히려 개인의 활동의 자유를 위해서 국적을 바꾸라는 말들을 보고 있으니
참 세월이 변했구나 싶기도 하다..
얼마 전에 법륜스님이 테레비에서 들려준 경험담도 인상적인 것이었는데
북한국경에서 배를 타고 두만강을 따르고 있는데, 건너편에 어린 아이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하도 말라보여서 가진 과자나 음식이라도 전해주려고 건너편에 배를 대자고 했더니
같이 탔던 사람들이 큰일난다고 말렸다는 것이다.. 그때에 도대체 국경이 무언이관대
내가 가진 것을 전해주지도 못한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을 새삼 해보게 되었다는 말씀이었는데, 나도 이따금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대개 국가나 공동체에 소속된 채로 태어나지만, 원리적으로 보면
개인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그 개인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범하는 공동체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수 없다..
김연경 사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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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