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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2014-08-15 오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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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로 부각되는 측면은
세상이 다만 말이라는 것이다..
사물이나 동작에 낱말이 붙고, 그 낱말들이 연결되어 스토리를 창출하는데
그게 습관화되니 그게 세상이고 인생인 것처럼 보이는게 아닌가 한다.. 일테면 아무런 필연성이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아무런 필연성도 없는 일을 두고 오랜 기간 애정을 두어온 일들이 조금 이상한 듯도 하다..
가만히 들어왔던 구절과 대비해보니
노자가 말씀했던 유명만물지모와 조금 닮아보인다.. 만물의 세계란 이름의 세계라는 말이 되니까 대략 맞다.. 반대구절은 무명은 천지지시라고 했는데, 여긴 아직 감각이 박약한 것 같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은
그래서 상무욕이 관기묘, 상유욕이 관기요,인데
이건 아마 앞의 구절을 반대쪽에서 보는 것이 아닌가 한다. 즉
의도를 가지면 표면의 세계요, 마음을 쉬면 절대성의 세계가 열린다는 뜻인 듯도 하다..
차양자는 동인데, 바깥에서 보니 이름이 달라진 것이라고 한다.. 즉 유명의 입장에서 보니, 무명이라는 이름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름이 다르지만, 그러나 다같이 불가사의하다고 할 수 있으니 왜냐하면
표면적인 것도 그것이 다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것도 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므로 알고보면 같은 것을 유명에서 보고 무명에서 보는 차이일 뿐이 아닌가 라는 말로 보인다..
그래서 중묘지문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이것은 알고보면 그래서 모두가 불가사의할 뿐이라는 말이 아닌가 한다..
쿠마라지바가 역경사업을 할 때에 주로 네 사람이 도운 것을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 유명하기론 승조라는 사람이 가장 유명하다..
사람이 하도 총명해서 당시에 역경사업을 지원하던 임금이 환속시키려고 했더니
말을 안들어서 죽였다는데 전혀 상관을 안했다는 소문...
그의 작품으로 알려진 것이 둘이 있는데, 하나는 조론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장론이라는 것이 있다.. 보장론에 대해선 위작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그건 따져봐야 그런 것이고..
조론은 몇 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열반무명론이라는 것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이 바로 노자가 말하는 무명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과연 똑같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승조는 어려서부터 탐구심이 강해서
유학을 거쳐서 노장을 보았는데, 노장에서도 조금 말못할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스무살 즈음에 유마힐 경을 보고나서
청춘을 바칠 곳이 바로 그곳이라고 기뻐하면서 쿠마라지바의 사업에 참여했다는 이야기...
결국 따지고보면 한 10년 공부하다가 세상을 떠난 셈인데
그 20대의 기간에 승조가 쓴 글을 나집이 보고는 다소 감탄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체득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지만, 글 하나는 정말 천하명문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사실 열반이 무명이라는 말이야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보다 제목이 잘 납득되지 않았던 것 중 물불천론,이라는 것이 있었다.. 사물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서 한 동안 궁금했던 기억도 있다..
사실 나도 노자의 63장이 현실적 의미를 가지고 다가올 적에, 그게 1장까지 거슬러갈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었다.. 그렇지만, 63장에서 1장까지 가는 데에 62년이 걸린 것은 아니니 머 그다지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20대에 물불천론을 쓰고 서른 살에 사라져버린 승조에 비하면 달팽이처럼 느린 속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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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