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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2013-06-25 오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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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에 관심을 두는 분들은 대개 궁극의 인식 같은 것을 좋아하지만
그러나 소위 현실이라는 곳을 살다가 보면, 기본적이라거나 과정적인 면이 어느 정도 방편적으로 필요한 것을 느끼기도 한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인천승이라고 해서 사람이나 하늘에 태어나게 하는 행동양식도 있고
또 친근하게는 유교에서 말하는 비례물시 비례물청 같은 말이나, 혹은 극기복례라는 구절도 이따금 새삼 떠오르기도 한다..
옛날에 쓰던 말로 꼰대들이 강조하는 바의 예의라는 것들은 대개가 아집의 상징인 경우를 많이 보았다. 왜냐하면 극기복례라는 점에서 보면, 자신의 이기심을 보존하고 타인을 멸시하기 위해서 예의를 말하는 것은 예가 아니라 비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극기복례가 인이라고 한 말은 대략 보면 자신의 모든 습관에서 벗어나서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정도의 뜻이 될 수 있을 것이니, 여러가지 편리한 계급장을 가지고 타인의 생명력을 제한하려는 못되먹은 심뽀가 어찌 예,일 수 있겠는가? 공자님과 맹자님이 함께 통곡할 일이다..
비례물청 비례물시, 같은 말은 아마도 논어의 어디 쯤에 나올텐데, 역시 극기복례와 다르지 않다..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라는 말인데, 아마도 이전에는 중고교 시절에 이런 구절들을 흔히 접하기도 해서, 나도 그 시절 이후로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또 이따금 연상의 여자와 결혼하는 연하의 남자들이 곧잘 보이곤 하는데, 사람마다 이런 식의 마음훈련이 잘되고 못되는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여자들의 나이가 많은 경우 그 생명력이 제대로 꽃필 수 있을까 의심도 곧잘 든다.
함께 살려면 어느 정도 배려를 해주어야 할 것인데, 나이어린 남자들을 여자들이 배려하다가 보면, 정작 자신의 생명력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의심되기도 한다. 남자가 만약 젊은 이율곡 정도의 선비라서
연비어천 어약우연,을 색과 공에 대비할 정도의 스무 살이라면, 인간에 대한 예의, 혹은 일체중생의 불성을 감지라도 하겠지만, 그런 일이 어디 흔하겠는가? 만약 평균적인 사정이 이러하다면 그래서 평균적인 감정과 사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라면
평균적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생활의 틀을 유지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안전한 생활의 지혜이고 일종의 종합보험이 아닐까 싶기도 하였다..
출생의 비밀이란 바로 엄마아빠가 사랑한 것,이라는 구절을 도리어 자기 엄마에게 재확인시켜주고, 또 엄마는 왜 아빠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또 어린 사람들은 하루에 세 시간 이상을 엄마의 향을 맡으면서 자라야 정서적으로 왜곡되지 않는다고 도리어 바쁜 엄마에게 환기시킬 수 있는 드라마 속의 해듬이 같은 어린이야, 그 아이가 아니라 글쓴이의 마음이고 양심이라고 비중을 줄여서 볼 수도 있겠지만, 내용 상으로는 대개가 다 귀담아 들을 말인데, 따지고 보면 어린 사람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 내용도 그 심층에선 모두 극기복례를 말하는 것이 아닌 것도 아니다.
감정적으로 어떻게 얽혀있든 그건 극기되어야 할 己,의 범주에 속할 수 있고, 고맙다고 말할 일을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극기하여 복례하는 일이 아니지도 않다..
정서적으로 왜곡되지 않는다는 말은, 대개의 확대된 사건들이 정서적 왜곡이 변이형태로 나타는 것일 수 있다는 심증이다.. 결국 회사에서 목청을 높였던 전무 한상진의 대부분의 불행이 원했던 것은 숟가락을 쥐어주는 어린 조카 해듬이와 무공해 반찬을 거기에 얹어주는 백부의 평범한 사랑에 대한 갈구였다..
엄마아빠의 사랑에 출생의 비밀이 담겨있다는 진술은 정말 방거사의 게송만큼이나 쇼킹하다.. 일상의 모든 일들이 바로 마법이고 기적이라는 이 비밀스러운 말을 알기 위해서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어야 하는 어느 오전..
** 요즘 또 댓글을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양해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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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