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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부정관
2013-08-22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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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부정관,이라는 구절은 아마도 중학교시절 쯤에 배운 것이 아닌가 싶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말이다. 오해될 짓은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 앞구절이 생각나지 않아서보니 과전불납리,이다..
참외밭에서 신을 고쳐신으면 외를 감추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과전불납리요 이하부정관이라고 했는데
공연한 소란은 스스로 피하라는 뜻이 될 것이다.
크레용팝,이라는 말은 알고 있지 않았는데 얼마 전에 구라용팝이라는 말을 보게 되었다.
김구라가 어딜가서 잘 활동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왜 용팝이 붙는지 그 기사에선 알려주지 않았다. 그 후에 크레용팝이라는 이름을 보게 되었고 이내 시안견유시,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한 이야긴 역시 유명하지만, 그걸 저렇게 한자로 표현한 것은
정말 낯설다..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라는 말은 정말 태고적부터 들어온 말이나
그걸 시안견유시라고 하는 줄은 난정말 몰랐었다..
어느 총명한 아가씨인지 이런 표현을 알고 있으니 좋은 일이다.. 게다가
아마도 무학대사의 저 표현은 만법유식을 일상어로 번역한 것일 것이다.
모든 인식의 대상은 심의식, 즉 아뢰야식의 범주에 속한 것이므로, 진여의 근본과는 괴리가 있다는 뜻이 될 것이며, 정진을 촉구하는 표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안견유시가 만법유식으로서, 유식무경,을 말하는 것이라면
일단은 멋진 말로 보이는데, 곰곰이 음미를 해보면
몸으로 보여주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설로 상황이 전개되는데
시안견유시,라는 말로 대응을 하니, 말인즉슨 좋아보이지만, 그러나 속내는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즉, 나를 사랑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오해의 소지가 있더라도 그래도 일단 사랑해주세요,라고 말한 셈이다..
그러나, 비록 만법유식이 더 근본적인 말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이하부정관이요, 과전불납리,라고 하지 않았는가?
오이밭에선 신발을 고쳐신느라고 몸을 숙이는 것도 오해의 단서가 될 수 있으며
과수원에서 갓끈을 고쳐매면 과일을 접수하는 절도행위로 오해될 수 있다..
하물며, 매사에 두쪽으로 쪼개놓고 거기에 사안을 맞추는 매우 평균적 도매금처리가 만연한 나라에서라면 진작에, 그리고
없는 오해라도 일으킬 일은 피하는 것이 조금 더 신중한 행태일 수 있었을 것이다.. 불편해도 어쩌겠는가?
유현진과 유리베 두 사람 사이에선
어린 사람이 반쯤 늙은 사람의 뺨을 농락하는 일도 있을 수 있는 장난 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노파의 마음이 간절한 입장에서 보면,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 될 수 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은 세개 쯤 미리 빼놓고 움직여서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라고 권할 수도 있는 것이 요즘 세상이 아닌가 싶다..
걸그룹이라고 하지만, 이미 스무 살들이 넘은 여성들이 모인 것 같은데
일단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모르겠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대개의 위기는 그에 대한 대응이 더 중요하고
또 일단 문제가 생겨나고 나면 여러 겹의 노력을 기울여야, 그리고 시간도 더 흘러야 치유가 가능하다..
내가 이하부정관,이라는 구절을 선물로 주려고 해도 전달되긴 힘들 것이지만
시안견유시,는 이미 선물로 받은 셈이니, 먼 곳에서 글로 보답하는 셈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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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