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석촌호수 노숙자 고수의 배게삼은 바둑판 잠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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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후보, 바둑일기
옥수수를 먹으며 꿈의구장에 들어서던 그 는 반쪽을 잘라 국방부 에게 준다.
“옥수수 를 세 개 사가지고 오다가 취권 을 만나 두개를 줫어요~”
“공원으로 지나오는데 누워잇길래 안 줄수도 없고..”
“누구 찬호씨 예기 하는건가요?”
“예 그 취권~”
며칠전 초저녁에 이미 술에 만취하여 노숙자의 행색으로 길 저편을 가던 그 를 본적이 잇다. 바둑도 잘 두고 사람도 착한데.. 도배 가 직업 이엇다 는 그 는 꿈의 구장에서 자며 담배 심부름도 하고 손님들에게 커피 를 뽑아다 드리고 처음 온 분들과 천원짜리 내기도 하고
단골들이 가끔 용돈 만원씩 주기도 하여 최근엔 깔끔한 행색이엇는데..
11시 경이면 어김없이 구장 을 나서 K 시장 안의 무료급식소 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던 그. 흠이라면 술을 너무 좋아해서 두세시 경 이면 이미 술에 만취해 냄새를 풍기며 기객들의 옆에서 관전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것이 원장에게 찍혓다.
“어이 찬호~ 방에 들어가서 자~”
밤에 야통을 하는 손님들이 있을때는 외레 그가 퇴근한 원장 대신 청소도 하고 손님 심부름도 하여 자신의 역할도 유익함을 열심히 보엿었는데 끝내 내 보내졋엇다.
“찬호 가 나를 못 알아 보더라구요”
“한참을 쳐다 보면서도 누군지 몰라 보는것 같아요”
“이제 정신도 잃었나?”
옥수수 를 마저 먹은 오락부장 은
“형님 한수 하셔야죠?” 하며 넉살좋게 내 앞에 앉는다.
“일수 찍어 줘야지” 싫지 않은 표정으로 귀여운 동상뻘 인 그에게 고미 8개를 준다.
몇수 두다 말고 그는 다시 일어서선 점심을 차려먹는 이 들의 옆에 가 종이컵에 밥을 담아온다. “먹어둬야지 안 그러면 안돼”
“옥수수 를 두개 나 줘 버려서~”
젊은축이고 재담 농담 을 잘 해서 별명이 오락부장 이 된 그는 누구에게나 사근사근하게
말도 잘 붙이고 내기바둑을 따면서도 그리 밉상이 아니다. 가끔 수박 이라도 한통씩 사오고 경마장에서 어쩌다 맞히면 갈비 도 사곤 햇다지.
그 가 없으면 기원이 절간 같아 지난 몇 달간 그가 없을땐 궁금햇엇지.
구치소에서 온 그의 편지에 면회를 다녀왓다는 정팔단은
“녀석 성추행범 으로 들어갓다네~” 햇엇지.
찜질방에서 밤에 자다 옆의 사람을 찝적거렷다던지..
그럴 사람 같지는 않은데..
형편이 어려울듯 싶어 편내기 를 할때면 대신 밑천도 내주고 이겻을땐 안 받고 질때는
일부러 돕는다는 마음으로 모질게 못둿지 싶다.
떠벌이 라는 다른 별칭도 있는 그가 잘 따르는 것이 귀엽기도 하다.
사립초등 교장 인 이선생은 오후 서너 시 면 항상 일찍 들른다.
오파상 박사장, 이교장, 국방부, 오락부장 등 여럿은 편바둑을 시작한다.
“실리를 닦아 놓곤 내 집엔 들어와서 살아 버리니 지면 두세방이고~”
이교장은 엄살부터 떨기 시작한다.
장고 에 당할수 없어 기다리면 여기저기 전화는 그리도 많이 오시는지 바둑 한판 두려면 보통 두시간이다.
시간을 보내려 들리는 곳 이지만 그 좋아하던 바둑이 지겨워진다.
돈 잃을까봐 아까워서 저러시는것도 아닌 분 이지만 자신은 즐기는 것 이겟지만 내겐 고통이다. 같은편이 모두 진것을 이교장에게 내가 많이 이겨 우리가 이긴다.
동상에게 보탬이 되엇으니 다행이군.
져서 잃을판을 더욱이 꼴찌는 벌금까지 내 따블이 되는데 외레 이겨서 먹자 국방부 는 희색이 만면이다. 2만원 잃을것을 만원을 땃으니 삼만원 차이인가.
사관학교를 나와 국방부 무슨 연구소에 평생 재직하다 은퇴하셧다는 그는 청량리 등의 강호에서 몇천짜리 큰 내기도 마다치 않았다는 과거 가 의아할 만큼 이제는 약해지셧다.
내게 선 5목 이지만 내용면에선 사실 나도 그리 자신이 없는데 꼭 중요한 순간에서 그는 물러선다.
닭도리 탕 에 저녁겸 셋이서 소주를 한잔 한다.
며칠 안 보이던 김 은 인테리어 바꾸는 공사에 며칠 갓었단다.
송파 F아파트 에 사는 심사장과 셋이서 하는 이야기는 결국 바둑이야기..
오락부장을 전화로 부르지만 자고잇다는 말에 잠이 더 보약이지 하며 놔둔다.
“오늘은 들어가셔야죠~” 김은 심사장에게 말한다.
“처가 눈치가 안좋던데 오늘은 늦게 들어가야지~” 웃으며 심사장은 이야기.
여러 환경과 여러 직종의 다른 이들 이지만
같은 이야기와 같은 느낌을 가진것이 있음을 알게된다.
무엇이 저리도 저들을 바둑을 사랑하게 빠지게 만든 것 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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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헛된소리
맥점구사
맥점구사
낡은책상
접곡
음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