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할
2015-04-20 오전 1:52
조회 4418추천 5 프린트｜스크랩
|
|
|
|
한화가 5할 승률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참 인상깊었다.. 5할이 그렇게 귀한 것이라니..
막상 그 풍경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원래 승부의 기본은 5할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한번 이기고 한번 지는 것이 5할이니 그게 기본인데
대개의 경우 잘 하는 쪽에 관심을 갖다가 보니
5할이라는 기본거래관계를 잊고 있었던 셈이다.
줄 것은 덜 주고, 받을 것은 더 받으려는 도적떼들같은 탐욕에 나도 물들어 있는 것일까?
이지현의 인터뷰도 흥미로왔다.
마지막에 목표는 우승이라는 말도 인상깊었지만
공부꾼이라는 증언도 보기에 좋았다..
검색을 해보니 여성 이지현과 더불어 아직 4단
공부하기에 얼마나 좋은 시기인가?
날마다 공부한다는 것은
날마다 문제를 발견한다는 말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탐구가 지속된다는 것은 이미 연구의 토대를 갖추었다는 말이다..
얼마 전까지의 한화이글스처럼 항상 생존이 문제가 되면
꾸분한 연구와 개선이 힘들다.
하루하루가 힘든데, 어떻게 레귤러한 연습이 되겠는가?
이지현은 이미 5할의 승률에 도달한 지 오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중국기사가 맹자를 읽으면서 닷새를 버텼다는 말이 인상깊어서
공손추 장을 찾아보았다..
내용을 보니 저 유명한 호연지기 장이 그 속에 있었고
나머지는 대개 맹자의 주된 흐름인 경세에의 취향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이번에 보니 호연지기 장도 경세의 장면과 연관되어서 논의되는 것이었는데
막상 중책을 맡으시면 마음이 떨리지 않겠습니까? 라고 공손추가 묻자
아니다, 나는 40세 이후론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호연지기의 스토리가 나오게 된다.
마흔이라는 말을 듣고서 공손추가 놀라서
마흔이라고요? 라고 반문하자
그만 일로 멀그래? 라면서 맹자는 말하길
고자 같은 분은 나보다 더 빨라요.. 라고 겸양의 action을 취한다..
그러자 대화는 부동심으로 이전하여
부동심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는 와중에
그러면 선생님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서
부동심에 관한 직접적 질문을 하자
맹자는 말하길
내가 괜찮은 것은
말을 좀 안다는 것이고, 그리고 호연지기를 잘 기르지.. 라고 말하면서
호연지기를 논하게 된 것이었더라....
주자의 집주를 보니, 그 이후에 호연지기를 먼저 말하게 된 것은
호연지기는 righteousness가 축적되어서 이루어진 본연의 광명정대함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하면 세간의 말의 이런저런 변견을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해설하는 것도 이채로왔다..
주자도 안목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맹자원문을 보면 그런 맥락을 파악하기가 힘들 것으로 여겨졌다..
중국기사가 공손추 편을 읽는 것과
이지현이 날마다 꾸준히 공부하는 것은 맥락이 비슷해보이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날마다 꾸준히 공부한다는 것은 매일 매 시간 단서를 발견한다는 것인데
이는 대체로 대학,의 8강령 중에서 성의,와 연관된다고 이해된다.
마음의 작용을 항상 느끼게 되고, 성의를 통해서 정심을 하게 되는 것이니
만약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이 맹자 말씀대로
의, 즉 righteousnenss가 축적되어서 길러지는 것이라면
이것은 곧 성의,를 통해서 정심을 하는 작업과도 통하게 되니
공손추를 들고다니면서 읽는 스웨인가 하는 중국기사와
이지현의 날마다 꾸준한 공부는 아마도 연결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행복한 탐구생활이 가능하기 위해선 5할의 승률을 일단 달성해야 한다..
그 5할을 위해서 마리한화는 그 긴 세월을 참고 또 참고 그리고 다시 세번을 더 참아서 마침내 8승 8패, 5위가 된 것이고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듯이 하늘도 유심하셔서
오늘은 비님을 뿌려주셔서 한 이틀 쉴 휴가를 주기도 한 것이었다..
꾸준한 탐구를 할 수 있는 이지현의 날마다 생활이 드디어 일정 수준의 개화를 목전에 두기도 한 것일 수 있고
맹자와 같은 전래하는 멘토도 있으니
한화의 12게임에 걸친 노고는 인내할 가치가 과연 있다고 여겨진다..
거래균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하여
보시바라밀을 연습하게 하여
비로소 세상에는 5할의 균형이 있음을 알게 하고
보조적 방편이 필요하므로 각종의 원칙을 제시하니
계율이라고 부른다..
오랜 습관은 하루 아침에 개선되지 않기에
그 다음에 인욕바라밀을 제공하였고
참고 참다가 보면 비로소 5할에 이르니
이제 때가 왔음에 정진을 할 여견과 명분이 있으며
균형에 입각해서 미세조정을 할 시기가 되면
일정 수준의 평화가 주어졌으니
언제나 평화가 뿌리에 있었음을 알아서 선정을 연습할 수 있구나
고요함을 토대로 차분히 관찰하고 참구하면서
고요함은 커지고, 지혜와 손잡고 가니 반야라고 부른다..
|
|
|
|
|
|
|
|
|
|
| ┃꼬릿글 쓰기 |
|
|
저도 세상사를 5할대로 보지만 제 인간성 안정도는 8할을 목표합니다. 팔공 ^^ 그쯤에서 떠날까도 생각하고요. 오래살고 싶은 마음도 별로지만 그때쯤 세상 신세를 어느정도 갚는 시기가 되더군요. ^^:
|
|
|
정말 오묘한 법문이십니다. 거기에 plus one(한화)까지... 호연지기는 의의 축적태로 보시는데, 그것은 또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그 호연지기가 줄어들더군요. 간이 작아지더라는 말씀이지요. 나이가 들면서도 호연지기가 광명정대하다면, 과연 성인의 품격이 아니겠습니까?
|
|
|
|
|
|
.png){kind=logo}
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