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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2013-09-18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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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황금의 제국,의 마지막 편을 보았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략 소감을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부러진 가지를 보지 말고 산을 보시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다른 측면과 함께 볼 때에, 모순된 관점인 듯도 해보였다.
원래 산에는 부러진 가지도 낙락장송도 있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산의 허망한 크기에만 사로잡히기에 황금의 지옥이 제국적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듯해보이는 것이다. 그 허망성을 보려면 산만 보아선 안되고
도리어 부러진 가지들과 한줌의 흙들이 모인 사연을 보아야 한다.
인생이란 논어한권 보고가는 것이라는 대사는 어느 정도 평소에 공감하는 측면이다.
나로선 논어보단 다른 것, 차라리 산이란 알고보면 한줌 흙들이 모인 것이라고 직접 표현하고 있는 중용 쪽이 더 친숙하지만, 하나의 고전을 잘 읽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측면에는 상당히 공감한다. 오히려 하나의 고전을 파악하기도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논어한권,으로서의 인생을 파악하려면 외환위기도 겪어야 하고, 보릿고개도 넘어야 하고, 그리고 인생은 내 결정이고 내 책임,이라는 장태주의 최종적 인식도 겪어야 한다..
설희가 마지막에 자신을 나무라자 태주는 하는 말이
진작에 말씀해주지,라고 하자, 설희가 하는 말
벌써 여러번 말했어,라고 답하고 그 순간 태주의 머리 속에 연관된 장면들이 영화장면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렇다.. 그 자신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당시엔 더 중요해보이는 장면들이 있었으므로, 그 장면들은 다 과정의 일부이라고, 산 속의 부러진 나뭇가지들이라고만 여겼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부러진 가지들에 불이 붙으면 산 자체가 존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 즈음에야, 그 모든 장면들이 설희의 사랑이었고 자신의 진정한 욕구였다는 점이 드러났다..
다양한 소재가 어우려졌으므로 아마도 충분히 녹아난 상태는 아니지 않았나 싶은데
그러나 그래서인지 눈에 띄는 장면들은 더 있었다.
김미숙이 눈을 감기 전에 이요원이 동생을 데리고 찾아간다. 부친의 마지막 사흘간처럼 그 모자간에도 훼방을 놓고 싶었지만, 자신이 겪은 불행과 슬픔을 아우에겐 겪지 않게 하고 싶어서, 미운 여자가 아니라 이쁜 아우를 위해서 두 사람의 이별에 입회한다.. 한 사람의 천사가 중재해서, 더 큰 불행을 미리 막은 셈이다..
고수의 전반적 분위기에선 다양한 느낌이 있었다.
쟈이안트에서 석유시추장면의 제임스딘의 느낌과
개발연대의 한때를 장식하던 제세와 율산의 두 젊은 사람들이 연상되기도 하였었다.
시대환경은 우리가 겪었던 그 시절들이었으나, 그러나
또한 전반적 분위기로는 대부,의 여러 측면들이 융합되어보이기도 하였었다..
충분한 상태로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하나의 성취로 느껴본다면
사람의 심성이나 욕망, 자기책임, 논어 등의 측면이 황금과 개발연대, 마피아적 욕망 등의 외형과 동시에 논의되는 스토리텔링이 주어진 점이 아닌가 여겨졌다..
논어나 고전은 외형으로는 작고, 황금의 제국은 커보이므로, 인생이나 세상살이는 제국을 논하는 것이라고들 흔히 생각되기 쉬우나 막상 논어 속으로, 고전 속으로 들어가보면, 그 책 하나 속에서 황금의 제국은 단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게 되기도 한다..반딧불처럼 작은 논어 하나 속에서 황금의 제국은 그 빛조차 흐릴 수 있는 것이다.
설희의 캐릭터도 의미스러운 측면이 있다.
사랑도 알고 황금의 제국도 감당하는 여성적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태주의 동지이기도 하면서 또한 그의 본래마음이기도 하였다. 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스스로 기억하라고 하면서 감옥에도 가주고 어리석음을 외면도 해주는
용기와 사랑과 지혜가 결합된 여성성은 현실로 이루어지긴 힘들다. 고수는 차마 설희를 외면할 수 없어서, 결정도 자신이 하고, 책임도 자신이 진다는 대사로 드라마 파우스트,의 제 1막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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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