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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2013-05-25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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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의 미쓰김 이야기는 일단락이 된 셈인데
가장 인상깊은 것은 그 걸음걸이였다..
이따금씩 사관생도들의 걸음걸이를 보곤 했지만, 왠지 부자연스런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미쓰김의 걸음걸이는 활력을 주는 느낌이었다..
어깨를 펴고 가슴을 펴고 허리가 곧은 걸음걸이는
상황에 의해 왜곡을 겪은 순수한 미쓰김의 과거가
이제는 다시는 관계와 무경험으로 인해서 인생의 본질이나 기본가치를 왜곡당하거나 침범당하지는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처럼 들렸다...
경험에 의하여 경직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고 원칙을 깨닫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직장의 신,은 세 사람의 경험과 틀을 근간으로 한 듯도 하다.
대한은행 사태로 인해서 진 계장이 숨진다..
미쓰김은 마땅히 언니이자 엄마인 싸부와 함께 했어야 하고 그러려고 했지만
젊은 미쓰김, 점순이는 은행대리를 사랑했고, 그의 감언이설과 간접협박에 그냥 상황을 용인하게 되는데, 그렇게 은행지점 문을 잠근 사이에 거기에 불이나고, 진 계장 즉 장규직의 엄마는 세상을 떠난다..
사랑은 죄가 되어서
사랑했던 대리는 결국 은인을 죽인 공범인 셈이 되고
정에 끌려서 양심을 강직하게 지키지 못한 순간의 선택은 긴 시간의 참회를 필요로 했다..
직장은 연애의 산실일 수 있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인생을 망친다는 것을 크게 깨달은 셈이다. 미쓰김의 다양한 단호한 생활방식은
크게 상심할 인생의 대사건을 겪고난 후에 긴 세월을 곱씹은 경험과 사색의 산물이었다..
같은 사건을 통해서 부모가 갑자기 사라진 장규직은
시기에 맞는 새로운 가족을 필요로 했고 그것이 바로 직장이었다..
그 역시 연애의 달콤함보단 오래가는 안정이 필요한 시기를 맞았고
그에 충실하게 그도 살아가다가 미쓰김을 만난 것이다...
같은 사건을 겪은 무정한도 나름의 전략을 택하였다..
그도 미쓰김과 비슷하게도
더 이상 집단의 명령에 의해서 양심을 팔지는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
의무과정을 겪고 있던 전경 무정한은 화재사건의 가해자인 셈이었지만, 그 자신도 운명의 일종의 희생양이었던 셈이고
이후의 그의 생활방식은 다시는 그런 양심에 가책되는 일에 연루되지 않는 것이었다..
누구나 알고보면 불쌍한 것이라서 무정한은 누구나에게 할 수 있는 만큼 정을 준다..
대한은행 사태에서의 무정한의 입장은 마치 모래시계에서의 박상원을 연상하게 한다..
정유미를 처음 본 것은 가족의 탄생,에서였는데
남자친구를 속터지게 하는 귀여운 애인의 역할이었다.. 처음보는 얼굴에 천연덕스럽게 잘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는, 저게 누구지? 라고 관심을 갖게 되었었다..
정유미는 주로 영화스러운 곳에서 빛을 발하는 고유한 매력이 있어왔지만, 이제 경력도 상당해진만큼 보다 안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다..
드라마가 당금에서 하는 역할은
고대에서의 신화의 역할인 셈이고, 또 한 세대 전 쯤에서 소설이 하던 역할로서
어떤 전형성을 탄생시키는 기능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전형성을 보다 일반화해서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독자의 몫일텐데
그런 면에서라면 당장은
미쓰김의 걸음걸이도 충분히 하나의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여겨지고 있는 주말...
그리고 그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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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