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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풍경
2014-09-01 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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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 인상적인 풍경들이 좀 있었다. 한번 소감을 적어보려고 한다.
어제 가장 먼저 눈에 들었던 풍경은
신진서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이제 되었구나 하는 순간에 백이 들어와서 들여다 보는 순간
갑자기 사단이 났다..
안심하는 순간, 혹은 방심하는 순간에 곧잘 말썽이 일어난다..
욕심을 부려서 말할 때엔 실수였다. 혹은 경험부족이었다,라고 말하게 되지만
실은 아직 여력이 부족해서이다..
80년대의 어느 날, 사회에서 사귄 친구가 카페를 차리게 되었는데
공사 중에 구경온 동네지인의 오토바이를 보는 순간 타보고 싶어졌다..
분위기가 꼭 그러기에 좋았다. 잠시 짬을 내어서 놀러왔으니, 그 시간을 빌어서 타보겠다는데, 꼭이 말릴 분위기가 아니었다.
마침 안전한 대학캠퍼스가 가까이 있어서 한바퀴 돌았더니 오토바이를 왜 타는지 알 수 있었다.. 아직 두려운 느낌이 었었지만, 그래도 큰 위험이 없는 지역이어서
내리막을 잘 돌아왔더니 인생의 한 건을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며칠 후, 다시 같은 일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복잡한 코스로 용기를 내어 가보게 되었다. 당시에 면허도 없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아찔 한 일이다..
크게 위험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막상 사거리에 들어서자 실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험이 없으니 도로의 흐름을 따라서 끌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 사거리에서 돌아서 들어와야 하는데, 차선변경을 할 엄두가 안났다..
비비적거리면서 겨우 차선변경을 해서 겨우 돌아오는 노선에 진입하자 살았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수백미터를 전진하자 비로소 마음이 놓였는데, 그 순간 사고가 났다..
저 멀리에 오르막을 오르는 트럭이 있어서 꽁무니가 천천히 끌려올라가고 있는데
가까이 다가서는 나는 아직 오토바이에 급 브레이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두 눈을 멀쩡히 뜨고 가서 들이받았고, 생애 처음의 교통사고를 당한 나는 나의 안위를 걱정할 겨를도 없이 부끄러움에 휩싸였었다..
여분이 없으면 항상 사고의 위험이 있다..
세월이 흘러서 노자에 친근해지던 시절에 23장, 24장을 보면 항상 그 장면이 떠올랐다..
보폭을 크게 하면 멀리가지 못한다고 하는 말이 꼭 그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세돌의 건너붙임도 매우 인상깊었다.
아마도 막상 건너붙이고나자 구리도 사안이 간단치 않음을 알았을 것이다.
아마도 시간도 있었을텐데, 왜 최고의 기사들도 바로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일까?
참 신기한 일이다..
이번 승리를 놓고 다들 거금의 절반을 확보한 점에 비중을 두고 있다.
명예만으로 충분한 관심을 얻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는 반증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한 그런 점도 시대의 한 조류이다. 돈이 중요한 시대에도 또한 돈을 통해서 어떤 능력이 입증되기도 한다. 그리고 같은 승리라면 돈많이 되는 승리에 비중을 두는 것도
요즘 시대를 사는 경영능력의 일종일 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번 십번기를 통하여 이세돌은 매우 많은 것을 얻을 지도 모른다.
모르긴 해도 불경기에 두 해 정도의 풍년을 미리 당겼으니
아무래도 향후의 생활경영을 위해서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더욱 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아직도 이세돌의 초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반이 보강될 시절에 또한 중반과 끝내기에 말썽이 생길 수도 있고, 또 다른 변수도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강자 중의 강자인데, 아직도 발전의 여지가 명백하게 한 분야에 남았다는 것은
이번에 들어올 수입과 안정을 토대로 개선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말이 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번 십번기를 통하여 이세돌의 전체인생은 하나의 큰 안정이 주어질 수 있고
만약 그렇게 보면
그 중에서 하프라인을 넘어선 이번 대국이 의미가 크고
다시 압축해보면
건너붙임 한수가 또한 역사적 한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다분하고 다분한 것이라고 하겠다.
결정적 장면, 혹은 맞는 지 모르겠지만, critical scene이 아닐 수 없다..
해남에 출현한 메뚜기떼를 보면서는
옛날에 흑백 테레비에서 보던 펄 벅의 대지를 보는 느낌이었다..
당시에는 메뚜기가 그렇게 숫자가 많아질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또 그렇게 하늘을 덮을 정도로 날아다닌다는 것도 놀라왔고
또 그런 풍경을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도 참 신기했었다..
그리고 나중에 탕웨이의 색,계를 보면서 또 느꼈던 일은
당시의 중국풍경이 상당히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일이었다..
조금 다른 뉘앙스가 있긴 했지만
탕웨이가 전화를 걸던 그 커피샾 같은 것은 요즘의 까페같은 느낌을 줄 정도여서
이미 한 세기가 된 과거에도 저런 풍경이 벌써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 가는 것이 희귀한 일이던 과거의 우리 입장에선
한 세기 이전의 과거에 벌써 온갖 서양나라들이 모여든 국제적 도시가 중국에 있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조금 이채롭다..
작가 펄 벅도 내 기억으론 아버지가 외교관이던가 해서 중국에 살았었는데
벌써 그런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풍경을 그린 장편이
세계명작의 반열에 오른 것이 오래 된 것을 보면
그리고 이미 1864년에 조선인들이 연해주로 이주해서 살아가기 시작했었다는
그런 내력을 전해듣고 내용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혹은 내가
과도하게 세계의 코너에 몰려서 스스로 인식을 제한당해온 것이라는 생각을 이따금 하게 된다...
그나저나 요즘은 정말 이상한 일들이 많다...
우크라이나 풍경은 히틀러가 주변국을 침공하던 시절과 닮았다고 하고
동북아 정세는 정말 한 세기 이전과 상당히 닮았고...
꿈의 21세기를 기대하던 90년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방향이 달라서 정말 적응하기 힘들다..
게다가 이번 정부 들어서부터는 왜 그리 노인네들이 말썽을 자꾸 부리는지도 정말 이상하다..
게다가 테레비 드라마를 보아도 가장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개
아직 학교도 다니기 전의 꼬마들이다..
아무리 드라마라도 인생이 이렇게 전도되어서야 되겠는가?
일곱 살 먹은 꼬마애들은 하는 짓이 칠순 노인과 같은 안목을 드라마에서 보이고
노인네들은 정말 상당한 수준의 말썽을 현실에서 피우고 있다..
그 중간의 70년은 무엇하러 사는지 모를 지경이다...
반대해석을 해보면
일곱 살에서 77세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오직 말썽이 증가하므로
바라볼 곳은 일곱 살 영혼밖에 없다는 말이 되고 있다.
정말 너무 엉뚱해서 애쓰지 않아도 입을 떼기 힘든 시절이 되었다..
펄 벅의 대지의 풍경을 연상케하는 메뚜기떼, 혹은 풀무치
이세돌의 건너붙임, 그리고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신진서의 모습 등이 모두 인상깊어서
조금의 소감을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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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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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시행착오로 교훈을 얻으며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아님 타인에게. 그러나 해보지 않아도 사리 분별력이 생긴다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눈으로 귀로 새김은 예외의 한계에 다다른다고 생각합니다.가장 좋은 방법은 눈과 귀의 도움을 받아 최소의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나 복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더군요.^^
 육묘법문 |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다행이고 고마운 일인 것이
오토바이 주인은 수리비를 말하지 않았고
공사 중이던 친구는 같이 병원으로 가서 찢어진 입술을 꿰매어주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이미 그렇게 되었었지요..
세상을 살면서 가만히 돌이켜보니
그렇게 사후처치가 된 것도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운정 고운정이 같이 들어서 그 일 자체가 고맙다고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나중에 다른 생활을 겪고 생각해보니
항상 지나던 의원에 서둘러 데리고 간 사람들, 그리고 잘 꿰매어주어서 잊어버리고 살게 해준 의사도 고마운 분이더군요..
요즘처럼 의료사고 많은 시절이라면 잘 못 꿰매어서 문제가 될 수도 있었고
주변에서 서두르지 않았으면 병원갈 시간도 늦을 수 있었고
자기 일처럼 병원비 수리비 다 내준 사람들인데, 요즘 생각해보니
고맙다고 전혀 생각을 안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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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
｜ 2014-09-02 오전 12:04:42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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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LPGA에서 보고 느낀 것인데 공격적인 것(모험)과 수비적인 것(안정) 어느 것이 승리에 가까운 것인지 또는 차후 교훈을 얻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지난번 이미림이나 박인비는 모험의 한수를 던저 승리를 했고 유소연은 전번 주 안정적으로 하여 승리를 했습니다. 반면 이번주 유소연은 모험을 하다보니 Fall down(아스트로 해설자의 말)해버리더군요,
골프를 하다보면 인생사 세옹지마란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잘못된 처음의 shot이 다음에 승리의 shot으로 연결될 때도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운명은 순간적인 모티브에서 여러 갈림길로 들어서니 무엇이 옳은지는 지금도 모르겠더군요. 단지 남에게 고의적으로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왔다는 게 위안이 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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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법문 |
결국 종합적 경영능력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변수는 생기는데, 그런 것은 경험의 지시대로 해결가능한 것도 아니고
미묘한 종합적 능력으로 해결되니까.. 노자를 보면 천하는 신기라서 불가위야,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조금 비슷한 표현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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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