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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매
2014-10-26 오후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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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록은 다른 고전들에 비해서 친근해진 시기가 좀 뒤진다..
그래서인지 그 의미장면들과의 만남도 시기가 그다지 오래된 셈은 아닌데
그래도 역시 세월이 흐르다보니 조금씩 인상깊은 장면들이 있다..
아마도 가장 널리 인용되는 장면은
뒤쪽에 문답을 하면서 자신은 생매장을 주로 한다고 괭이를 치는 장면이다..
있는 그대로 벗어난다는 뜻이 아닌가 이따금 생각해보곤 한다..
유구개고 불여무사,라는 구절도 잘 기억되는데
이전에 어떤 사람이 이 책에 관심은 두고 있는데 아직 완독을 해보지 못하였다고 하기에
기간을 정한 뒤에 다 읽고나서 히말라야 쯤에서 만나자고 해서 이야길 들어보니
나름 의미가 있던 장면은 저 구절 하나 뿐이었다고 투덜거리는 바람에, 기억되고 있다.
구하는 바가 있으면 모두가 고통이 되니, 일없는 쪽이 낫다는 말이다.. 전문용어로는 결핍원리라고도 하는데..
오대산에 문수가 없다는 장면도 기억난다..
중국의 오대산에 문수보살이 종종 나타난다고 해서
예전의 수행자들이 오대산을 종종 순례했다는데
그걸 두고 임제스님이 한 발언이다. 오대산에는 문수가 없다고..
하지만 반복해서 보다가 보니, 조금 서둘러 말하다가 한 실수가 아닌가 싶었다..
문수가 없는 곳이 없는데, 유독 오대산에만 문수보살이 없을 수 있겠는가?
살불살조,의 구절은 유명한데, 실은 그 다음에 나오는 내용이 조금 더 의미롭다.
사실, 부처나 조사들은 생사에 무관하다는 인상이 있기 때문에, 감정적 자극은 별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문맥을 보면 조금 음미할 구절들이 더 있다.. 앞에서 나온 바와 같이 활매를 한다는 입장이 드러나야 이해될 수 있다고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의미를 따져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인상에 남는 구절은 역시, 일없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무사,를 말하는 것인데, 이건 노자에도 63장 쯤에 나오는 구절로서
무아의 대상적 버젼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세월이 가다가 보니까, 아무런 일이 없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온갖 일들이 실은 뾰족한 맥락이 없는 것인데, 다만 그러려니 하고 흘러가는 것이 인간세상인 듯도 하였다.. 그리고 이런 것을 인지할 만한 때가 되면 대개가 나이가 들기도 하고, 또 대개 이런 구절은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도 2333년 정도라도 걸려야 하니 와우각상에 바쁜 입장에서 파악하기가 힘들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 책으로서의 임제록을 보면 그 앞의 서문이 좀 그럴 듯하다..
그 작성자도 좀 유명하다고 하는데, 무비스님의 해설을 보니, 옛날에는 만행을 하다가 묵을 곳에 이르면, 저 임제록 서문을 불이문 앞에서 낭송암송을 하고 있으면
주인장이 듣고서 말없이 맞아주었다는
그야말로 전설적 미담이 전해지곤 한다..
그런 전설들의 대가 끊어지기 이전에 한번 실행을 해보고픈 생각도 이따금 드는데
먹고사니즘에도 바쁘고, 또 때가 되면 덕있는 동지들은 먼저 가시기도 할테니, 이런 마음도 어리석음의 한 단면이 아니라고도 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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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 새벽에 눈 밝어져 갑니다^^
 육묘법문 |
師示衆云。
道流。佛法無用功處。秖是平常無事。
** 불법 무공용처 지시평상무사
屙屎送尿 著衣喫飯。困來卽臥。愚人笑我。智乃知焉。
古人云。向外作工夫。總是癡頑漢。
爾且隨處作主。立處皆眞。
境來回換不得。縱有 從來習氣五無間業。自爲解脫大海。
今時學者總不識法。猶如 觸鼻羊 逢著物安在口裏。奴郎不辨 賓主不分。
如是之流 邪心入道。鬧處卽入
不得名爲眞出家人。正是眞俗家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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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이도 뭔가 주섬주섬 챙긴 듯합니다. 하지만 어둔 밤 무엇을 담았는지 모르고 걸망 무게만 뿌듯 하네요. 2333년 후 걸망을 풀어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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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법문 |
한 해 정도 빼드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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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李靑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