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쁠랑족 봉사후 야간행군 직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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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奉事5, 구닥다리 교수
테니스장 인근에는 대형 음식점이 즐비하다.
관악산 뒷자락 등산로여서 등산객들의 하산 길을 가로막는다.
삼겹살 집은 전에는 대형 한우전문점에서 잠시 메뉴를 바꿨나 보다.
심장수술과 통풍에 시달리는 친구는 혼자 보신탕을 따로 주문한다.
체육 학 박사 교수인 친구는 최근 술을 끊어 그도 보신탕 주문에 나도 합이 셋 하며 열 댓 명의 왁자지껄한 자리에 합석한다.
여러 순배 돌아간 소주잔에 얼큰한 기분은 친구들과 대화에 더욱 즐겁다.
왼쪽의 심장수술을 한 친구는 최근 통풍까지 겹쳐 운동을 못하면서도 오늘 바람 쐬러 테니스장에 나왔다. 운동을 올 때마다 집에서 그의 처가 정성스레 보낸 과일과 음료 등이 감사했는데 집에서도 걱정이 많으실 듯싶어 마음 한구석이 아릿하다.
그도 모 대학 교수였다가 최근 사업을 하며 외국에도 부지런히 다니더니 농담과 독설도 잘 하던 평소와 달리 조용히 앉아있으니 더 안타깝다.
오른편의 남재는 모 여대 심리학 교수라지.
끈기 있게 테니스코트 앞뒤를 오가며 볼을 받아내는 그는 구력이나 폼은 안 좋아도 잘 막아낸다. 테니스라켓은 헤드를 세우는 것이 상식인데 헤드를 거꾸로 세운 자세에서도 발리로 받아내는 그의 열정은 테니스사랑 이라는 용어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선생 노릇이 제일 부러운 것 같아. 책이나 보고 글만 쓰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교수는 월급 받으면서 하잖아.”
“그래! 글쎄”
“강원도에 민 교수 그 녀석은 공부는 안하고 맨날 연애만 하러 다니던데”
“걔는 나랑 공군 사관학교에 같이 있었는데”
“공사 교수 했다더니 너랑 같이 있었구나”
“대학원 졸업하면서 군복무를 같이 한 거지”
“그랬구나”
남재 우측의 평생을 A대사관에서 근무한 다른 친구와 셋이 어릴 적 이야기에 술잔을 바삐 돌린다. 여러 나라의 A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태국에서 모여 교육을 받던 이야기를 그는 해준다. 본국직원이 유일하게 없는 미얀마에서 온 現地人은 유달리 권위를 나타내려 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며 내 미얀마봉사단 일이 잘 되어가는지 묻는다.
“나는 요즘 내가 미쳐가는지 세상이 미쳐가는지 이해가 잘 안되”
“너는 심리학과 교수니 분석이 잘 되겠네”
그의 분석과 설명을 듣곤 웃으며 답한다.
“그래서 넌 구닥다리 교수야^^”
친한 벗들과 부인들도 같이 테니스장에서 마음껏 운동을 마치고 저녁 뒤풀이의 화기애애한 자리에 부족한 점 아쉬울 일이 없지만 최근 마음속의 번민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제가 장애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지상의 것들이 일으키는 모호함과 어두움 때문이에요.
저는 눈과 귀를 가진 사람들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착각하는 오만함을 비웃을 수 밖에 없어요.
사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 그늘뿐이죠.
그들이 알고 있는 건 아주 작은 부분이에요.
사람들은 영혼이 실재라는 것, 생명이라는 것, 힘이라는 것, 그것들을 통해 갈등 속에서 조화를, 불완전 속에서 완전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요”
이 글은 헬렌켈러가 16세 때 종교가 자기 힘의 근원임을 주장한 것 이다.
나만 세상물정을 살피지 못하는 심 봉사 인 것인가?
세계 속에 경쟁하며 세상 속에 화합하며
끊임없이 책을 벗하며 공부를 하여도 부족할 것 같은데..
대학시절 분초를 아낀답시고 거리를 걸을 때도 책을 읽던시절
도서관서 갑자기 화장실에 뛰어가던 여학생이 잊혀지지 않는다.
오줌 눟는 시간조차 아까워 뛰어가던 그녀. 끝.
심 奉事 시리즈 목록:
1. 시작하며 08/5/11
2. 개안 08/5/13 심청전이야기 外
3. 흑인장님가수 08/5/15 레이챨스, 차민수4연승 外
4. 봉사 단청 구경 08/6/10 행가네, 헬렌켈러 外
5. 구닥다리 교수 08/6/11 심리학교수, 헬렌켈러
작가의 말
당근돼지
沙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