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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ssing in disguise
2015-08-27 오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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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테레비가 고장이 났다.
조금 당황해서 사정을 알아보니 아마도 수명이 다한 것 같다..
이미 시절이 바뀌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단지 구경용이라면 어렵지 않은 문제이지만, 조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던 차...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어떤 부부가 나무가구를 들고 진입하려고 한다.
한동안 문을 열어두고서 기다렸는데
내려가면서 보니 책장인 것 같다..
사정을 보니 그들은 집안정리를 하다가 책장을 처분하려고 하는데
재활용을 하려면 돈을 주어야 할 것이다. 문득 드는 생각이
왠지 그 책장을 들여놓으면 우리집도 정리가 조금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갑자기 결정을 하긴 뭐해서 하루 정도를 지나서 그 책장을 들여놓았다.
그랬더니 의외로 집안의 정리를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버릴 것을 버리고, 정리할 것을 정리하니 왠지 환경보호에도 좋은 것 같다.
그랬는데
며칠 간 테레비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보니 큰 불편함이 없어서 그대로 지내는데
집안이 정리되다가 보니, 여기저기 사용하지 않던 용품들도 눈에 띄고
그 중에서 음악시디 전집도 오랜 만에 들어보게 된다.
포탈을 보니 왠 가수가 쇼팽의 연습곡을 연주했다고 하기에 우리 집에도 그게 있는가 보니, 쇼팽의 시디가 둘 들어있다..
그래서 오전에는 오랜 만에 쇼팽의 피아노를 들으면서 생활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보니, 이전에 전집에서 영화음악을 듣던 기억이 나서 보니
가요베스트 곡들도 있어서 지금 듣고 있다.
지금은 이미자의 서울이여 안녕,이 울리고 있다. 노래 잘 한다..
요 앞에는 뜨거운 안녕이 나왔었다. 이제 이미자가 끝나고 문주란의 동숙의 노래가 시작된다...
이러다 보니까 아마도 테레비가 고장난 것이 일종의 전화위복인 것도 같다.
갑자기 집의 분위기가 커피집같은 편안한 느낌이 생겨나는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이전에 논란이 되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이렇게 환경조성을 했으면 그런 사태가 없어도 좋았을 것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전화위복을 영어로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보니
turn a misfortune into a blessing이라고 구문으로 쓰기도 하고
또는 복면을 쓴 복덩어리라는 식으로 blessing in disguise라고 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늘이 복을 주실 때에 반드시 간첩이오, 하고 써붙여놓고 주시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일단 받을 때엔 아이고 두야,인 경우도 많은데
원효스님처럼 해골물사태를 겪으면 해골물도 감로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화복이 서로 기대어 있으니 이것을 두고 연기법이라고 하나니
일체가 모두 이렇게 기대어서 존립하는 바, 그 무엇도 실존하지 않음을 두고
중도라고 일렀더라...
돌아라 물레야
홀로타는 등불마저 쓸쓸한 밤을
.....
돌아가는 물레야....
** 김지애의 물레야,를 들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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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