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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려
2015-02-21 오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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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는 작은 inspiration이 있었다.
어느 글을 보는데, 공안으로 유명한 정처려, 즉 우물이 당나귀를 본다는 구절이 인용되어 있었다.
조동종의 비조로 알려진 조산의 공안에 나오는데
어느 학인에게 선의 이치를 물으니 당나귀가 우물을 본다고 말했는데
조산은 그 정도론 안된다고 하면서 우물이 당나귀를 보아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인용구를 보는 순간, 이전과 달리 무언가 와 닿는 것이 있었다..
대개의 인간생활도 그렇지만, 수행이라는 것도 노력의 범주에 머물기 쉽다.. 당나귀가 우물을 본다고나 할까.. 그러나 원래 기본취지는 단순함에 귀결된다. 우물이 당나귀를 보는 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물이 당나귀를 볼 때에 무슨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단지 자신이 우물임을 알기만 하면 되는 셈이다.. 바둑을 더 잘 둘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론 집을 셀 줄만 알면 바둑은 이미 통달한 셈이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ck2110&jumpingVid=B5A1FA84EBCED6382257C9AD9F4E0CA30FC0&logNo=80138197948
대략 그렇다고 치고..
실은 이 구절은 그다지 와닿은 경험이 없어서 조금 처지가 곤란했었는데, 무언가 새해선물로 와닿으니, 공안집에서 전거를 보았는데, 보다가 조금 탄복했다..
이 공안에 대해서 어떤 분이 소감을 써놓길.. 우물이 당나귀를 보는 것도 부족하다.. 라고 하면서 하는 말이 우물이 우물을 본다는 것이었다.. 오직 우물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말 멋졌는데, 그 밑에 보니 다시 진일보한 구절이 있었다..
왠 우물? 그저 당나귀로 족하다는 것이다..
이 네번째의 소감을 보고 있으니 더 이상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이렇게 보면 전래된 상투구절의 변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소위 사사무애,에 해당한다..
그러나 막상 다른 문맥에서 보니 쉬운 것이 아니었다..
설날선물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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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