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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2015-03-21 오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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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바둑리그가 신설된 이후에
여러가지 구색이 잘 갖추어진 느낌이다.
시니어도 정규리그와 형태는 다르지만 사실 상의 무대가 나왔고
퓨쳐스 리그라는 것도 있는 것을 안다.
세계대회와 기타 해외활동 등 다양한 통로가 개설되고, 프로의 숫자도 300인을 넘었으니
대체로 틀은 잘 나온 것 같다. 그리고 지지옥션배도 잘 진행되고 있다.
서둘러서 스포츠화를 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바둑은 어떻든 바둑이지
남의 흉내를 서두르면 좋지 않을 것이다.
골프도 스포츠이고, 야구도 스포츠이고, 컬링도 스포츠이지만
각각 다른 면이 있어서 매력적인 것이다. 오히려 염려할 것은
향후 이런 식으로 스포츠화할 경우 부작용으로
바둑이 원래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잊혀지기 쉽다는 것이다..
단시간 승부에 맞도록 11줄 바둑을 비롯해서 13줄, 15줄 등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반면
역발상의 하나로, 아직 일본에선 실행되고 있는
이틀 바둑을 한번 구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선은 무리가 없도록 한판짜리로 승부될 만한 것을 한번 해보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시안은 일본의 방식과 조금 다르게
모든 시간을 자기가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해보면 어떨까 싶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 등을 각자가 알아서 하도록 책임지우고
그 대신 제한시간을 늘려주면 중간의 봉수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가령 오늘 오전 10시에 시작하고 개인당 제한시간을 14시간 씩 주면
적어도 한 사람은 내일 오후 2시 이전에 초읽기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아마 늦어도 이틀 째의 해질녘 그러니까 저녁 6시 이전에는 끝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생각해본 이틀 바둑에선 중간에 각자가 알아서 잠자는 시간도 다 들어간다. 먹는 시간은 물론이다. 더 자는 것이 좋을 지 깨어 있는 것이 좋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령 긴장감으로 다섯 시간을 자고 나머진 깨어있다고 하면
14시간에서 다섯 시간을 빼면 9시간 정도를 깨어 있게 된다.
사람이 자면서 영감을 얻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잠시간을 자기가 관리하면서 두는 바둑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간에 본 리그전 중에서 요즘 여성리그가 가장 박진감이 있다.
아마도 제도기획이 잘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하나가 잘 성료되고나면 다른 쪽에도 영향을 주어서 개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박진감만이 인생의 성과는 아니다.
적어도 하나 쯤은 생의 모든 전력을 퍼부을 수 있고
또 실수라는 말이 용납되기엔 충분한 고려의 시간이 주어지는 환경을 마련해보면
거기에 한번 참여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각성효과가 있을 것이다.
가령 오늘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내일 저녁 6시에 끝난다고 하면
32시간 동안 단일한 주제에 골몰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마 이 정도면, 평생의 모든 공력을 들여서 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고
단 한번만 해보아도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하는데, 왜 그 모양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속기에 친숙한 상황이다. 대개 두 시간 안에 끝나는 바둑
심지어는 온라인에서 10초바둑에도 친숙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32시간이면 하루가 1440분이니, 480분을 더하면 대략 2천 분 정도가 된다.
이 정도면 한판의 바둑으로 20분 바둑을 100개 연타로 두는 셈이고, 가중효과를 생각하면 엄청난 경험이 될 수 있다.
바둑실력만으로도 안되고 체력도 평소에 비축되어 있어야 할 것이고
또 매우 섬세한 고찰이 가능할 것이므로 거의 어떤 핑계도 댈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스포츠화라든가 속기화로는 흐름이 주어졌으니
이쯤에 이틀 바둑같은 것을 단 한판승부라도 만들어두면
바둑을 바둑스럽게 보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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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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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국수전을 그렇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상금이 보태지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지금으로도 그 전통을 살려 프로들에게 명예의전당화 시킨다면 물질 만능주의에 상금보다 바둑을 바둑처럼 두어 그 정상에 올라 국수라 칭하면
권위가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상금이나 다관왕이 앞설 수 있겠지만 국수를 거치지 않으면 빛이 바래질 겁니다.
혼신의 힘을 쏟은 바둑과의 차이는 엄연하니까요.
거기에 일전에 술향기님이 발원한 팬들의 동참까지 가세된다면 바둑천마가 따로 있겠습니까.
저는 꼭 국수전이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육묘법문 |
결승전이라면
사흘걸이로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면 시간을 12시간씩 더 주는 것일까요?
그럼 제한시간이 26시간이 되는 것 같은데
아마 그 정도면 평생의 모든 공력을 모두 들여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체력이나 생활관리력도 모두 검증되어야 할 것 같고.. ^^
체중도 한 3킬로 정도 빠질 지 모르죠..
처음 시도해볼 것이라면 결승전이 부담스러울 경우
삼판 양승으로 하는 준결승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사흘 단판으로 바꾸어서 한번 해보면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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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일본사람들은 전통을 귀중하게 여기는 전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유럽인들도 꽤나 그렇더군요. 다만 우리는 유목민이어서 그런지, 반도인이어서 그런지 판단이 조금 빠른 면이 있습니다. 이게 좋구나 해서 덜컥 바꾸어 놓았는데, 또 저게 좋아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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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돌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