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은 또 공감가는 구절이 하나 있었다.
평화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말인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세월이 갈수록 실제 인생은 단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누구라도 사정이 있게 된다.
원형적으로 생각해보면, 결국 일없다는 말씀들이 맞는 것 같다..
서산대사 같은 경우는 의병장으로도 활동하기도 했지만 그런 경우는 그냥 나름대로 도리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하긴 그렇게 따지면 경계선을 긋기가 어려워지는 장면도 있긴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평화가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려서는 주변환경의 자극을 받아서 대개 그런 자극으로 형성된 흐름을 따라서 청년기와 장년이 꾸려지겠지만, 그런 밀물과 썰물의 파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대개 그런 측면을 조금 원론적으로 보면 결국 평화는 원래 주어졌고, 원래 일은 그다지 있다고 하기 힘들고,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하긴 일없이 살기도 곤란하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을 것인데, 그러면 나름 또 대책을 세워서 살기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끝내기를 염두에 두고 운석을 한다면 조금 다르지 않겠는가?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반드시 바둑을 두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조금 알 필요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김지석과 박정환이 나오는 사진의 앞 장면에
주련이 하나 나오는데, 조금 낯설어서 검색을 해보았다..
목정수광여청련,이라고 되었는데
눈이 맑고 넓게 닦여서 푸른 연이파리처럼 생겼다는 말인데, 눈이 넓게 닦였다는 말이 조금 이상해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유마경의 첫 부분에 나오는 구절이었다..
유마경은 요즘으로 치면 sf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유마힐의 출신지역이 향적세계인가 해서 의사소통을 향기로 한다는 것으로 된 것으로 기억된다. 그 동네의 주세불은 향적불인데, 부처가 다르다는 것은 아마도 규모가 상당히 큰 시공간의 차별을 의미할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아마 은하 비슷한 정도의 차이를 의미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 다른 동네에서 온 보살이 석가불 당대에 인근에 살았다는 설정인데
처음엔 석가불의 공동체의 풍경을 그리다가
유마힐이 병이 들었다는 소문이 퍼져서 병문안을 가는 것이 에피소드의 구성을 야기한다..
제자들과 보살들이 모두 그 양반한테 한수 배운 적이 있어서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하니까 결국 문수보살이 인솔해가지고 병문안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 유마경의 본론에 해당하다가 뒤쪽에서 담론의 수준에 찬탄한 사람들이
이분은 어째서 이렇게 안목이 수승한가요? 라고 질문을 던지자, 다른 세계에서 오신 guest라고 설명이 된다.. 그렇게 해서
병문안을 기화로한 대화가 끝나고 다시 문안사절단이 석가모니의 공동체로 귀환하는 구성으로 된 것으로 기억되는데
거기에서 제일 앞쪽을 보면
보적,이라는 이름의 어느 재벌 2세가 붓다를 찬탄하는 노래를 하고 있고
그 첫 구절이 바로
백담사를 방문한 박정환과 김지석이 찍힌 그 사진의 앞쪽에 세워진 주련에 적힌
목광수광 여청련,이라는 구절이었던 것이었다...
유마경에 관해선
나 자신도 한두번의 인연이 있었고
또 중국의 유명한 시인인 왕유,와도 인연이 있으며
또한 유마경 해설로는 백봉거사의 작품이 좋았더라는 이야기 등의 연관된 소재도 있지만
왠지 요즘은 조금 바빠지는 것 같아서 긴 소리를 하기가 어색하므로 생략을 하기로 하고
대신에 그래도 기왕에 등장한 노래이므로
그 가사 중에서 일부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맺으려 한다..
시작부분과 끝부분을 조금 보도록 합니다.
於是에 長者子寶積이 卽於佛前에 以偈頌曰,
(어시) (장자자보적) (즉어불전) (이게송왈)
目淨修廣如靑蓮하고 心淨已度諸禪定이라
(목정수광여청련) (심정이도제선정)
久積淨業稱無量하사 導衆以寂 故稽首니다
(구적정업칭무량) (도중이적고계수)
눈이 맑으며 넓게 닦여서 푸른 연이파리같이 생기셨고
마음은 청정해서 이미 온갖 선정을 지나셨으니
청정한 그 업이 오래오래 누적되어서 무량하다고 하겠는데
그러한 적멸, 혹은 본래적 평화를 가지고 일체중생을 도와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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悉知衆生來去相하고 善於諸法得解脫하며
(실지중생래거상) (선어제법득해탈)
不着世間如蓮華하고 常善入於空寂行하며
(불착세간여련화) (상선입어공적행)
達諸法相無罣礙이시니 稽首如空無所依니다.
(달제법상무괘애) (계수여공무소의)
일체중생의 태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사연들을 두루 아시어서
일체법에서 해탈을 잘 시키시나니
연꽃과 같아서 세간에 붙들리지는 않으면서
공적한 실천에는 언제나 잘 참여하시나니
일체법의 양상에 통달하여 조금도 걸림이 없으신
그 텅 빈, 본래의 주체성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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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