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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2015-03-25 오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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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니
11살 여자어린이가 암벽을 잘 탄다.
부모가 전문가인 듯한데, 애가 스스로 좋아한다고 한다..
마지막에는 어려운 코스에 도전해서 힘을 들이다가 실패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신뢰감이 간다..
잘 하는 사람이 잘 할 때엔 표가 안 날 수도 있다..
대학 초년에 암벽을 해본 적이 있다. 당시에 등산도 잘 안해보았을 때인데
등산인 줄 알고 갔다가 암벽을 타게 되었는데
초보들이 너무 느려서 그날 돌아오지 못하고 다음 날 돌아왔다.
밤길을 등산해서 캠프에 이른 날까지 포함하면 2박 3일이 걸린 셈이다..
그때의 어려웠던 기억이 있지만, 지금이라면 훈련을 어떻게 하면 될 지는 대략 알 것 같다.
그런 것을 시스템화한 것이 아마도 인공암벽일 것이다.
이런 일이,라든가 생활의 달인을 보고 있으면
정말 상상하지 않던 일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대개 그들도 우연히 시작한 일이
점증적으로 개발되어서 신묘한 기술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철봉을 잘 하는 일흔에 가까운 분과 농구공을 뒤로 던져넣는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그가 잘 할 때엔 잘 표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함께 하는 다른 사람을 보면 잘 하지 못하고
또 기계로 측정을 해보니, 무슨 발달상태가 100퍼센트가 나온다. 선수들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만 보면 사람들에겐 현실적으로 볼 수 있는 일에도 무한한 가능성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생활의 달인과 이런 일이,에 나오는 기술들 중에서
100개 정도를 추려서 한 몸에 지니면 세상이 매우 달라보일 것 같다.
하나만 잘 해도 그런 효과가 있는데, 100개 쯤 잘 하면 과연 어떨지...
화엄경을 보면 보살 10지 다음에 11지라는 개념도 있는데, 등각으로 보기도 한다.
여기에 10종의 선정 다음에 10통품이 있다. 신통력을 10종으로 정리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모든 신통력은 달인이나 이런 일이,에 나오는 신묘한 기술들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아쉬운 일은, 사람마다 가진 특장점을 먼저 개발하지 않으면 세간의 돈되는 기술의 결과를 우선하다가 종내에 자신의 장점이 드러날 기회를 갖지 못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나도 고교시절에 수학이 약했는데, 그게 왜 그랬는지가 항상 의문이었다.
그래서 대학을 가서도 그 사연을 여전히 궁금해 했었는데
실제로 의문이 풀린 것은 거의 30년 쯤이 지난 후에 우연히 아는 사람과 서점에 갔다가
중학교 과정에 대한 수학시리이즈를 보면서였다.. 알고보니, 나는 중학교 과정이 부실했고
그러다보니 고교과정에 대한 실무적 적응이 약했고, 다만 이런 수학이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를 누가 알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과거엔 정보검색기능도 없고, 다양한 정보 자체가 없었고, 또 가령 통계나 미적분 같은 것을 어디에 쓰기 위해서 개발되었는지 의문을 풀 수가 없었다. 사람이 무언가를 잘 하는 것은 대개
습관적으로 잘 하거나, 그게 아니면 어떤 구조적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거나 인데, 가령 영어 같은 경우 어느 정도 우연히 그런 작업이 되었지만, 수학은 그게 해소되지 않은 채 고교시절이 끝났고, 그러다가 30년 후 쯤에 비로소 의문이 풀린 것이었다..
그런데 가령 어느 쪽으로라도 살 길이 트이지 않는 경우, 그 사람은 매우 위험해지게 된다. 고교생으로 치면 영어나 수학 중에 하나라도 쓸모가 있어야 할텐데, 둘 다가 안되면 살 길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건 보기로 든 것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기댈 언덕이 생기는 사람은 그걸 토대로 아쉬운대로 살아가다가 보면
세월과 더불어 궁금증들이 풀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기본 흐름 자체가 해소되지 않거나 그 사람의 심리적 관심사가 그의 소위 현실과 거리가 먼 경우 그는 상당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바둑의 경우도 내게 있어서 어려운 점이 도대체 형세판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이었다. 달리 말하면 한수 한수의 착수근거를 알고 싶어서 대학초년에 상당히 공을 들여보았다. 그런데 당시에 그걸 실패했다. 주변에 널린 게 소위 일급들이었지만, 누구도 내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못하였다. 사람들은 다만 그런 것을 기재부족이라고 한다.
그게 아니다.
사람의 재능은 몇 가지 다른 요소로 구성되는데, 대개 자신의 상황은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비로소 알게 된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이 그 사안이나 게임에 접선이 안되면, 그는 그 일에 관해서는 의식적으로 성공할 기회가 없고, 잘 하긴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괴로와진다.. 그러면 불행하다..
화엄경에서 10통이라고 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6통을 조금 더 확장부연한 것인데
방거사 같은 사람은 물 긷고 나무하는 것이 신통이라고 하였고, 임제같은 분은 걸어다니는 것이 신통이라고도 한다.. 그들은 신통의 본질을 안 것이다. 마치 바둑이 집내기 게임이므로 집을 더 내기 위한 노력이 온갖 전투와 판단과 맥을 창출하는 것과 같다. 이 경우
전투를 잘 하는 사람에게도 그 내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잘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집을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 전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 전투의 이면에 항상 형세판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온갖 전투훈련을 해서 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습관적으로 잘 하는 사람보다 강약조절이 더 잘될 수도 있을 것이다..
걸어다니는 것을 신통으로 보는 사람은 화엄경의 10통이 모두 걸어다니는 작용을 토대로 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세돌의 온갖 묘기나 오청원의 그 창조성이 모두 게임의 기본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셈이다..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이 셋을 낳으면 셋은 만물을 낳는다고 했는데
소년 시절에는 하나가 잘 안되어서 셋을 낳지 못하고, 그래서 만가지 신통을 해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 인생은 참 어쩌면 거의 우연처럼도 보인다..
세상의 온갖 기술과 묘기가 단순한 일에서 출발한다. 노자도 말씀하지 않았던가?
큰 일을 할 때엔 그 일의 작은 것에서 하라,라고 말이다. 63장이다.. 작은 일 열가지가 모이면 조금 더 큰 일이 된다..
김 진휘가 신진서를 이기는 모습을 보니 왠지 보기가 좋다.
영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바둑판에는 고유한 원리가 있다. 프로가 될 정도라면 가만히 사유를 해보면
자신의 장점과 신진서의 장점을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장점을 늘리고
신진서의 장점은 천천히 흡수하면, upgrade된 김진휘는 바로 정상급 기사인 것이다.
그리되면 이세돌도 어린 이창호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에게 천재성이 있다. 지금 자신에게도 천재성이 있다. 우선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천재성, 천재적인 부분을 아는 것은 타인의 특성을 아는 것과 함께 가고, 그것은 곧 게임의 구조학을 터득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김진휘가 아직 19세라고 적힌 것은 얼마나 큰 기회인가?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신진서를 흡수해서 평범해보임과 천재성이라는 것이 매우 가까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주기 바란다. 그 자체가 이 세상에 대한 얼마나 큰 공헌인가?
그런 우리들의 작은 공헌들이 모이면 결국 남북이 통일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파리행 직행열차를 우리가 타보게 되면 거기에 김진휘의 공헌도 얼마간 없을 수 없을 것이다.. 걸어다닐 줄 알거나, 손가락을 움직일 줄 알거나
혹은 살아있거나 죽을 줄 아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그러한 기본적 천재성을 잘 가꾸어서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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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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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5-04-05 오후 2:12:57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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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ㅎ 장점장점...을 계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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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묘한 얘기이네요...사람이 자기 재능을 다 개발할 수는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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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