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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015-03-23 오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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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이라는 소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나는 읽어보진 않았지만, 과거에 유명하던 소설이다.
어려서 우리 동네에 약국집 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미 떠난 가형의 동기였다.. 우리 형에겐 친한 친구가 두엇 있어서 평소에 같이 어울리곤 했는데, 그 약국집 아들과는 그리 친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왠지 예나 지금이나 약국하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론 부족하지 않은 편이라서 그랬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테레비를 보니 과거로 돌아가서 보고픈 사람을 거론하는데
물론 나도 은혜를 입은 분들이 좀 있지만
방송에 나오는 추억담과 연관해선 왠지 그가 떠올랐다..
무슨 놀이인지 잔돈으로 내기하는 게임을 하다가 내가 져서 돌아왔는데
마침 우리 집에 있던 그가 사연을 듣고서
자신이 가진 돈을 주면서 하는 말이, 가서 다시 싸우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안되면 자신이 지금 가진 돈은 다 주겠으니 한번 끝까지 다투어보라고 격려해주었다..
왜 그가 생각난 것일까?
당시의 나는 내 형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그다지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그 작은 사건을 통해서 어, 이게 왜 이렇지?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필시 이 선수는 그다지 매력없는 인물이어야 하는 것인데
그가 나를 격려해주는 그 태도를 직접 접하고 보니 왠지 그의 장점을 알게 된 것 같았던 모양이다..
언제나 세상에는 주도적 흐름이 있게 마련인데, 그러다보면 다양한 가치를 인식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들이 중학생이었으니 다들 어린 영혼들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의미로운 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어려서의 작은 한 사건은 그 담은 의미로는 고귀한 장면의 가치와 다르지 않다.
금강경을 처음보면, 동정일여의 평화를 보이는 세존의 안녕함을 체감한 스브리가 감탄해서, 당신은 어찌 그리도 평안하십니까? 사부처럼 그렇게 평안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마음을 머물고 어떻게 마음을 제어해야 합니까? 라고 묻는데, 그 앞에 먼저
세존은 보살들을 잘 호념해주고 부촉해주십니다.라는 말을 한다.
부촉을 대개 encourage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어려서의 저 인물이 당시의 나에게 해준 그 순간의 격려는 작은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건에 국한 된 일화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뒤에 내가 있으니 마음껏 나가 싸워보라.. 라고 지켜준 셈이다. 그 순간에만은 그가 형제이고 부모였던 셈이다. 세존의 호념과 부촉은
그 가치에서 심오하고 형언하기 힘든 측면이 있지만, 그러나 내 주머닛돈이라도 다 줄테니 마음껏 싸워보라고 하는 중학생의 작은 격려가 전제되지 않으면 선호념선부촉 제보살이라는 말을 접할 기회조차도 없고 말 것이다.
물론 원론적으로 보면 더 근원적 깨달음이 우리들의 일상보다 더 근저에 애초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러나 역류하는 입장에서 보면 어려서의 저런 작은 격려와 신뢰가 있어서 세상은 유지되기도 할 것이다. 좋은 추억이었다.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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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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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5-04-05 오후 2:05:47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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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시공초월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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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념선부촉 제보살이라... 정말 좋은 말씀입니다. 우리 대화 중에 격려만큼 좋은 행위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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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