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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현실
2015-10-11 오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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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 사범의 연재글을 대략 보았다.
나는 그간의 그 연구 성과를 좋아하지만
다께미야에 대한 이번의 평가는 좀 과도한 느낌을 받는다.
내 기억으로는 그는 당대최고의 위치를 제대로 점령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의 우주류라든가 자연류라는 것은
거의 상표의 특허권만 주어진 상태로 실질적 내용은 그다지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물론 프로나 아마추어나 그에게서 참고하거나 배울 측면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사실을 보면
그 이후에 그와 유사한 추구는 별로 발생하지 않았다. 왜이겠는가?
그것은 아직 틀이 안나왔기 때문이다.
지금 연재글에 나온 바로는 참고할 기본소재는 있다.
그러나 그뿐인 상태이다.
그리고 실은 그럴 수밖에 없다..
중앙이 주로 거론되는 경우 처리할 매우 많은 측면들이 발생한다.
그걸 감당해낼 사람이 없다. 그리고
바둑이 속기화되어가므로 이제 저런 접근을 하면
바둑 한 판에서 에러가 스물 두번은 발생할 것이다. 즉 패배를 보장받은 이념이다.
고수의 생각법을 두고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매우 현실적 참고사항이 많다.
생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염불이라는 말은 소위 바둑황제에게서 누가 듣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바로 그것이 우리들의 현실이었다. 조훈현도 당대의 일반인이었던 것이다.
인생이란 자신의 상황을 통해서 길을 모색할 수 있을 뿐이다.
조 9단이 일본에 계속 있었다면 다른 인물이 되었을 수도 있다.
다리도 덜 떨고 대국중 군시렁거림도 없었을 수도 있으며
그야말로 일본의 명인스러운 인물이 되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조치훈의 명인자리도 그의 것일 수도 있었을 것이고
다른 형태로 그의 기재가 빛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가능성이다.
다께미야의 낭만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건 그 나름대로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특별히 존중받을 정도의 성과는 아직 바둑사에서 등장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는 안다.
급조된 후지쯔배에서의 우승보다는
바둑사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준 창기배에서의 초대우승이 더 의미롭다고 나는 느껴진다..
그리고 이념형이 가져오는 그밖의 문제들도 많이 있다.
아마추어들도 역시 그러한데
세월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정석이라는 것 때문에 바둑의 재미가 미리 반감되는 측면이 많이 있다.
원래 어느 정도는 초반전을 그냥 지멋대로 두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좋다고 나는 지금은 느낀다. 그렇게 두어나가고 세월이 흐르다보면
비로소 정석의 맥락이 자연히 전해져오는 때가 있다. 그때에 정석을 공부해본다면
그때엔 정석이 정석이 아니라 어떤 합리적 교전의 작동방식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무엇이든 미리 정해진 것은
한편으로는 편의를 주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진작에 찾아올 작은 재미와 깨달음을 미리 방해하는 측면도 있다.
아마도 아마추어가 서둘러서 다께미야류를 도입하려고 욕심을 낸다면
한동안 패배를 지속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지속적 패배는 바둑에의 흥미반감과 자신에 대한 불신이 생겨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마치 정석을 암기해서 써먹는 이의 뒷감당부대책사태와 비슷한 일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의 운용은 미묘한 점이 있다.
심한 딜레마가 있을 때엔 완전히 판을 엎어보는 것도 기회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엔
날마다 매 시간 나노수준의 변화를 거듭해보는 것이 매우 유용할 수 있다.
다께미야적 발상을 가지고 한 판에 한 두어수 정도 운용해보는 것은 유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따금 패배를 각오하고 한 두어판을 몽땅 무궁정수 스타일로 두어보는 것도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의 운용은 매우 묘한 구석이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이념형의 장점을 간파한 사람일수록 점진적 도입의 배려도 좀 해야 한다.
또 하나 문 박사의 다께미야 해설글을 보면 주로 찬탄하는 흐름인데
이것은 글쓰는 이의 미덕이기도 하지만 반면
바둑이 기본적으로 집내기 게임이라는 본질을 잊게 하는 악습도 없지 않다.
아름답지만 승률이 낮으면 지속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실제적 적용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기력이 있다면
자신의 특성과 취향을 알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렇게 해서 설혹 다께미야류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흐름과 기질과 계절적 특성에 맞게 도입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어떤 당위성이 있을 때엔 그 이념형이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서 과거의 필연성이 약해지고
다른 필요가 생겨나면 다른 측면을 도입해야 한다.
쿠바와 미국이 수교하는 모습도 보이고, 또 교황도 방문하고 있다.
게바라가 유명해지던 시절과 무언가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께미야가 지금 시대에 더욱 공염불적인 측면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프로들의 경우도 시간이 대부분 짧기 때문이다.
사방이 터진 곳에서 종합판단할 시간이 없으니, 저런 스타일이 살아남기는 더 어렵다..
여러모로 부실한 측면이 많음에 비해서
글의 분위기는 찬탄이 강한 것 같아서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어 한 번 써보았다.
한국에도 기전 하나 정도라도
이틀걸이 바둑이 나오면 혹시
다께미야류와 같은 시도가 현실에 등장할 것도 같다.
그렇게 되면 상당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글 마무리하기가 좀 곤란하다.
어떻게 끝맺어야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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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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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5-10-13 오후 10:06:13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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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의견제시는 이미. 되셨음이니 마무리는 독자의 몫일수도....
문박사의 중앙론에서 모호함의 의미있는 뭐시라 카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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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