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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 선정
2016-07-14 오전 10:57
조회 4194추천 3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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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전반에 대해서도 그렇고
바둑도 그렇지만
자기 나름의 대세관이 필요하다. 그러지 못하면
일본 속담에서 말하듯이 손따라두는 바보가 될 것이다.
나는 수십년 전에 바둑전문가가 되려고 했지만
그리고 바둑에도 이런 대세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터득하려고 애썼지만, 단기간에 그것이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포기하게 되었었다.
인생 전반에 대한 대세관은 대개 유명한 철학의 고전들에 거론된다.
그러나 요즘은 철학이라고 하면 온갖 철학들이 많아서 오해의 소지가 있기도 하다.
야구해설을 듣거나 보다가 보면 그 해설자의 실력도 대략 드러나는 것 같은데
요즘 접하는 해설자 중에선
역시 자질과 경험이 풍부했었던 사람이라서인지
이종범이 안목이 있어보인다.
이종범은 게임의 상황을 보면서 자신이 스스로 해설의 소재를 발굴해낸다.
무엇이 중요한지, 멋이 중한지를 스스로 아는 것이다.
그가 좋은 해설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그가 종범신이었기 때문이다.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투수는 선동렬, 홈런은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이종범은 타격을 잘 했고, 수비를 유격수로서 잘 했고, 주루를 주자로서 도루의 한국기록을 가질 정도로 잘 했고
한화에서 코치를 해보았고, 그리고
이제 그 아들이 프로가 되었다.
요 근래에 그의 해설을 듣다가 보면
아들에게 설명하는 장면들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작가는 독자가 있어서 글을 쓰게 되는데
해설자는 또한 청중이 있어서 해설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막연한 일반론을 하는 것보다 하나의 factor가 추가되면
그 해설의 현실성이 강화된다.
타자로서의 경험도 있고, 수비수로서의 경험, 주자로서의 경험
이들을 합하면 선수로서의 경험이 묶이는데
한화코치로서의 경험이 결합되니 선수와 팀의 입장이 공존하고
다시 아버지로서의 해설이 곁들여지니
이종범의 해설에는 여러 층이 공존할 수 있게 된다.
이종범은 선수로서 종범신으로 불렸지만
이제 해설자로서의 해설의 신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처럼 뛰어난 자질이 일본에 가서 조금이라도 망가진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이종범의 지명도에 필적하진 못하지만
요즘 영상을 보다가 보면 정근우의 야구가 상당히 종합적 매력이 있는 것을 맛볼 수 있다.
그는 선수로서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인지 타격이 매우 간결하다.
이대호나 로사리오, 김태균 등의 타격은 일정 부분, 퍼올리는 스타일인데
정근우는 유독 수평적 스윙이 돋보인다. 그래서인지
bat을 돌리고 타격하는 순간까지의 시간이 매우 짧아보인다.
그야말로 전광과 같고 석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석화에다가 콩을 구워서 먹기까지 하니
얼매나 빠른가?
그도 아마, 요즘 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과는 다르더라도
나름의 가견을 이미 야구에 갖춘 것 같고, 앞으로도 한국야구계의 자산이 오래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수비도 정말 잘 한다.
shortstop처럼 hot corner라고 불리진 않으나, 2루수에게도 공이 많이 가는데
거의 매 게임에 명수비를 보여준다. 타격도 수비도 잘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도 빠르니 그야말로 공수주를 어느 정도 겸비하고 있다.
요즘은 주장도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지도자로서의 자질도 엿볼 수 있다.
이런 종합적 자질이 장차 해설자로서, 지도자로서 묶이게 되는 것이니
말그대로 이종범의 후예처럼도 보인다.
훌륭한 해설자나 지도자는 빈 공간에서 문제나 주제를 스스로 발굴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말 한마디, 손짓 하나로서 선수의 미망을 깨뜨려줄 수 있는 것이다.
일지의 손가락 하나, 용담숭신의 촛불끄기, 조주의 구순피선
임제의 할 등이 모두 게임의 전모를 두루 잘 알고 있는 이들이
한 순간에 터뜨리는 정문일침의 안목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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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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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선달 |
｜ 2016-07-14 오전 11:30:21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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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세상을 보는 눈이 유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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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