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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2015-03-29 오후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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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과 온말을 가지고 논란이 있어서 보았더니
나로선 이해가 잘 안된다..
태임이란 친구가 먼저 반말을 하고 있으니
예원이가 조금 나이가 적다고 해도 저 정도의 어투는 자연스러워보이는데
정작 초면에 먼저 무례하게 군 당사자가 상대가 반말한다고 화내고 욕하는데도 그건 별로 문제삼지 않는 것 같다.
세상에 저런 예법이 어디가 있나?
초면이 아니라면 친근한 사이니까 친근어투가 자연스러울 것이고
초면이면 서로 존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인데
자신은 생짜 반말을 하면서 타인에게 그걸 시비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자가당착인데, 댓글들을 보면 분위기가 그게 아니다. 참 이상하다..
마침 테레비를 보니 중년들이 모여서 불타는 청춘을 논하는데
거기에서도 초면에 서열에다가 호칭정리라는 걸 한다..
참 이상한 나라다..
사람이 어울리다가 보면 자연스레 어투가 호칭도 다양하게 형성되는 것이 순리일텐데
저런 걸 나이 운운하면서 초면에 정하고 어쩌고...
고정된 호칭때문에 생기는 위험성을 피하느라고
스무 살이 되면 호를 자작하고, 결혼하면 처가에서 자,를 지어주고
또 새로운 탄생을 상징하느라고 필명을 짓기도 하고
사이버에선 별명을 따로 갖기도 하는 것이 일종의 생활의 지혜이다..
내가 보기에 지금 우리나라는 굉장히 이상하다..
대학에서 학년이 하나 앞선다고 군기라는 걸 잡는다는데
무슨 깡패조직도 아니고, 다같은 또래녀석들이 사이좋게 살 생각을 안하고
저 무슨 놀음인지...
군대에서 사고나는 것도 다 관념들이 이상해서가 아닌가?
알고보면 다 또래친구들이다.. 어차피 의무적으로 모인 집단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나라가 어디 따로 있나 우리 이웃이 바로 우리나라이다..
한동안 생활공동체가 된 사람들끼지 사이좋게 사는게 바로 조국수호가 아니고 무엇인가?
실은 장교나 사병 사이의 관계조차도 그렇다.. 하는 일이 다른 것이지, 장교된 것이 무슨 천부의 폭력권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 내가 보기엔 한국사람들 사이에 무슨 이상한 정신상태같은 것이 있다.
가령 불경 같은 것을 보아도
세존과 보살들 사이의 대화투를 보면 그게 과연 인간세상에서 가능한 어투들인지 의문이 많다..
가령 문수보살과 불타 사이의 대화를 보면
문수는 지극한 공경체를 쓰고
세존은 상대방에 관계없이 무슨 코흘리게 손자대하듯이 하고 있다.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어투인지, 나는 그게 궁금해서라도 구경정각을 하고 싶을 정도이다..
깨달음을 얻었다면, 아무런 아쉬움이 없는 해탈의 상태인데
대상여하를 막론하고 그렇게 무례한 언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니까 나는 한국번역자나 중국번역자들이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불타대하길 무슨 전제군주처럼 대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에 비하면 자신을 죽이는 사람들을 피하지 않고 순순히 죽어준 예수님이 한결 덜 폭력적인 느낌도 든다.. 아마 어지간한 인간이라면
이런 부조리한 사회를 방관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테리집단으로 변모했을 것이다.
나이를 따지는 사람이 나이를 따지면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가지고 갑질을 할 것이고
학교선후배를 따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다른 자신의 장점으로 이기려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게 전쟁이 아니고 무언가?
모두가 관념일 뿐이다..
인생이란 그저 조금 사이좋게 타협하면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기간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요즘의 분위기는 이전보다 퇴락했다.
원래 상호존중으로 가면 될 뿐이겠지만
그래도 이전에는 객짓벗 몇년 이라든가 해서 풍토적으로도 여백을 만들어주곤 했었다.
내가 대학시절에 바둑모임에서도 한두어살 많고 학번도 앞서니 소위 선배라고 행세하려고 들 수 있는데도
먼저 나서서 그냥 친하게 지내자고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정도의 미덕도 없는 나라가된 것이다. 나는 태임이가 먼저 당연한 듯이 반말을 해놓고는 상대가 반말한다고 화내면서 욕을 하는 모습이 정말 황당무계하다.. 자신이 무슨 깡패조직에 속한 줄 아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가 상대의 반말때문에 화가 났다고 하기에 나이차라도 심하게 나는 줄 알았다. 그랬는데, 지금 보니 그저 집안에 옥신각신할 언니 뻘일 뿐이다. 세상을 지 혼자 사나?
앞에서 객짓벗 이야길 했지만
실은 나라망쳤다는 유학자들이 도리어 사람존중할 줄 알았다고도 볼 수 있다.
퇴계와 고봉의 서한집을 보면 퇴계의 어투가 매우 공손해서
나는 처음에 글을 대할 때엔 고봉이나 퇴계가 오성과 한음처럼 연배인 줄 알았다..
그랬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라 두 사람은 완전히 한 세대 이상이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퇴계의 어투가 그처럼 정중하고 공손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나는 유교의 범위가 조금 답답해보여서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내 도반들 중에선 율곡이나 퇴계가 한국의 시야를 좁혀놓았다고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퇴계의 사람대하는 품세는 저처럼 정중했던 것이다..
어쩌면 근년의 한국의 승려들보단 퇴계가 나을지 모르겠다..
불교승려들이란 해탈의 길로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이 임무인데
과연 그 일을 잘 수행하면 자연히 그에 걸맞는 존경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요즘 그런 일을 제대로 하는 출가자의 인구는 별로 없다. 그러면서 제도적 존중은 거의 불타의 수준으로 받고 있는 인구가 매우 많은 것으로 안다..
현상세계는 부모자식관계까지가 모두 거래관계일 것인데, 저런 불공정거래를 해서는 도리어 빚을 지기 쉬울 것 같다..
군대에 조금 먼저 간 것이 갑질의 근거가 된다면
무력이 강했던 일본이 한국인들을 함부로 대한 것도 갑질의 근거가 될 것이다. 아베를 어떻게 나무라겠는가?
정말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정말 이상해..
자녀없는 부모없고, 중생없는 불타가 없다..
후임없이 선임없고, 가난한 사람이 없으면 부자도 없다..
모두가 서로 의지하고 있다. 그 모든 일들의 기본사명은 무엇일까?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곳, 그런 기간, 그것이 생사의 학교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티벳 사자의 서,라는 책이 있다..
모든 우리들의 의식상태를 6종의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저변의 취지란, 그런 모든 의식상태란 오직 어리석음과 환상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근본적 무명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그 어떤 주장과 입장도 근거가 없다는 말이 된다.
또 무명에서 벗어났으면 자유로운 사람이므로 또한 무례히 굴 필요가 없다.
극기복례라고, 이미 자신을 다 벗어난 사람이면 언제나 예일 뿐이라는 말이 아닌가?
그래서 오직 모를 뿐,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왔던 것이다.
이건 문화가 아니다... 오직 위험할 뿐..
이런 글을 쓰고 싶지 않지만
그간에 보기에 하도 답답해서 한번 써보았다.. 정말 매력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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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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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5-04-04 오전 8:50:56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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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동방세천기 한질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스승님의 책이온데 혹시 의사가 있으신지! 서울 사신다면 한번 만나도 뵙고도 쉽고요~ 문화의 오류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 보는 것이고 그 문화의 오류를 컨트롤 하는 것도 선험자의 지혜로서 우리의 체제가 허점이 있으면 어떻게 그것을 체계적으로 보완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시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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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없는 부모 없고, 중생 없는 불타 없다. 정말 가슴에 와닿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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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