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에 대하여
입술에서 입안으로 음표가 들락날락 여린 풀잎의 노래, 하모니카 소리 아득히 들리는 듯, 달의 몸 속에 드는 어둠의 앙금, 하얀 창에 마그마로 흘러내릴 때까지 속절없이 눈 감고 맡길 수밖에 없는 안개숲 같은 이, 몽롱함이어.
참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어 내 얼굴에 닿은 순간, 빛바랜 내 사소한 추억까지 몽땅 앗아가버리고 현기증을 동반한 꽃향기만 났다 인장처럼 내게 남긴 어질어질했던 짧은 키스의 기억이 아리게 가슴에 후두둑 박힌다 질문 없는 해답을 찿을 수 있을까 클라이막스와 결말은.... 미로에서 길 헤메는 안타까움으로, 때로는 퍼즐을 푸는 듯 깊게 설레이기도 한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내 회색의 노트 한 페이지 절박한 그리움은 낙서로 남고, - 다시 한번 그대, 기습적으로, 1초, 2초, 그리고.... 키스하고 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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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여현
이끼그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