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를 먹으며
여의도에서 막국수를 먹는다 신문기사를 읽으며 억억거리는 나리님들을 생각한다 서민들이 평생 허리 굽혀 일해도 만져보지 못할 거금 수십 억을 마치 개 밥 먹듯이 게걸스럽게 먹다가 체한 날 난 뒷골목 포장마차에서 막국수를 먹으며 분노와 슬픔으로 목젖이 운다 막국수 몇 가락이 목에 메여 나의 목을 친친 감고 여의도 둥근 도움에서 육두문자가 미끄럼을 탄다 지존의 높은 자리 저들끼리 肉林에서 노닐다가 막국수 가락에 목이 메인 민초를 생각이나 할까 막국수 차가운 국물이 목 울대를 치고 넘을 무렵 막된 인생을 저들에게 맡긴 막국수 같은 막 되먹은 개 같은 날, 단돈 삼천 원짜리 뒷골목 막국수는 내 슬픔의 나날에 목을 걸고 스스로 自盡 하는가.
부패공화정을 위한 조곡
지금이 구한말과 비슷하다고 해 나라 꼴이 정말 위태롭다고 하지 서로 눈깔이 틀리니까 서로 앉은 자리가 틀리니까 서로 밥그릇이 틀리니까 너도 나도 싸움박질에 구경꾼에 팔도가 갈가리 찢기도다 너무 심한 도돌이표 공화국 언제 한번 민초들 허리띠 풀고 태평가를 부를까 왕조가 바뀌어도 싸움은 끝이 없고 밖에서 호시탐탐 푸른언덕을 엿보나니 서로 아귀다툼에 나라는 절단나고 백성은 어육으로 오랑캐의 도마위에 올랐으니 오호라 통재로다 썩은 생선 비린내 진동하고 뼈까지 발라먹는 저 이전투구의 정승대감 서리 아전 포졸이어 그리고 붓으로 세상을 훔치는 나의 이 부끄럼이어 빠굴의 슬픈 공화정이어.
작가의 말
youngpan
달선공팔
)변하는 건 없고 이제 무관심해지나 봐여.
돌부처쎈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