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탱하는 이유 3

내게서 찬바람 냄새가 난다고 한다
몇년 사이 삐쩍 말라버리고부터

이런 말은 이제 가벼운 에피소드
개의치 않고 하늘을 본다
아프면 무작정 바다로 간다

구석진 곳에서 겨울을 나고
춥고 초라한 삶을 살아도
눈물로만 상처를 씻어낼 수 없듯이
나를 지탱하는 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하여
지나가는 바람을 맞으며
떠도는 마음일랑 붙들어매어
쓰러져도 일어서야만 하는

달과 별이 사라진 새벽녘까지
나는 늘 깨어있다 지쳐 잠들었다

추스른 어둠의 시간 지나
함박눈 펑펑 내리는 어느 날
여우와 토끼 두 마리 살고 있는 그 집에
초인종을 누르고 싶다

지금은 내 절망을 숨겨야겠다
미안하고 미안하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