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비, 비


포로롱, 퐁 퐁

처마 끝 지는 빗방울
뼈까지 맑아지라 하네

헤아릴 수 없이
음표가 되어

퐁, 퐁, 퐁, 퐁
물풍선처럼 터지다가

후두둑-
사방으로 흩날리는,

나는 잠도 오지 않고

파문(波紋)

표류하는 것들은
고통의 돛단배처럼 위태롭게
굽이치는 바다로 흘러만 간다

곧 파산할 것만 같은 무게로
아무리 다짐을 해도
번번히 떨쳐버리지못하는
어둠의 벼랑 끝,

씻어버릴 수 없는
크고 작은 허물도 깊이 내리고
수평선 뒷편으로 흔적없이 사라져

망각의 시간 속에 나란히
마음을 눕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