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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용백모
2016-12-28 오전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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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계사전을 보다가 좋은 구절을 하나 만났다.
자용백모 무구,라는 것인데
하얀 띠풀을 깔아서 쓰니 허물이 없다는 말이다.
공자의 해설을 보면 대략 이렇다.
대개의 물건은 그냥 땅바닥에 두어도 되는데
풀잎이라도 바닥에 깔고나서 그 위에다가 물건을 둔다는 것이다.
그러면 허물이 적어진다는 것인데
그만큼 신중하게 처신한다는 것이다.
그 글을 보는데
금강경의 첫 부분이 떠올랐다.
세존이 식사시간이 돠자 사위성에 단체로 들어가서
집집마다 밥을 빌어서 거주처로 돌아온 다음에
식사를 하고 옷매무새를 고친 후에
발을 씻고서
바닥에 자리를 깔고서 앉는다.
원문으로 하면 부좌이좌라는 것인데
이 장면이 앞에서 말했던 자용백모라는 구절과 닮아보였다.
우리가 벤치에 앉을 때에
눈으로 보면 아무런 먼지도 없더라도
대개의 경우 손수건으로 한번 자리를 털기라도 하고나서 자리에 앉는다.
그러면 얼마나 개운한가?
이런 일은 데이트를 할 때엔 누구나가 해본 일이다.
부좌이좌
자용백모
모두 어떤 아련한 추억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평화로운 본성의 한 표현이다.
사소한 본성의 표현을 하면
본성에 갖추어진 지혜가 은밀하게 빛을 발한다.
그것은 왕양명이 말한 양지, 맹자가 말한 양지양능과 닮았다.
사마타는 본성을 드러내고
그 본성에 따른 그윽한 관찰은
지혜를 갖추게 한다.
본성의 지혜는 침착성, 자용백모, 부좌이좌를 더 친숙하게 하고
더 친숙해진 양지양능은 더더욱 친근한 평화를 강화시킨다.
그러한 수직적 공능은 결국 양자역학적으로 작용하여
뉴튼 물리학과 상대성이론의 차이를 알게 하고
결국 언어도단의 길을 보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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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