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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헌
2016-09-08 오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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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야구해설로 가장 유명세가 오래 간 사람은
한국방송 해설하던 이 호헌이라는 분이다.
하일성이나 허구연은 주로 프로야구 시절에 활약했던 이들이나
이호헌은 그 이전에 고교야구나 실업야구가 성행하던 시절의 거의 독보적인 인물이었다.
가장 인상깊던 장면은
77년 한국화장품 팀에서 활약하던 김재박이
결승점을 치고 돌아오자, 당시 감독이
김 재박 선수에게 바닥에 넙죽 엎드렸던 장면인데
이호헌 씨도 기가 차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당시 김재박은 받을 수 있는 상을 다 받아서
8관왕에 올랐었고, 아마도 홈런 수가 13개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엔 하일성도 허구연도, 잠시 활약하던 김소식 위원도 없었다. 오직 이호헌의 시대였다..
지금 검색을 해보니
하일성 위원과 허구연 위원은 연령차가 별로 나지 않지만
해설경력으로 치면 하일성이 한참 빨랐던 기억이다..
프로야구 시절의 해설자는 단연 하일성이었다..
하일성 해설의 장점은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에 있었다.
허구연은 당시로선 선진적인 정보였던
각종 미국야구정보 등을 토대로 새로운 해설의 길을 열었지만
체육선생 출신이던 하일성을 당해낼 실력은 아니었던 기억이다..
게다가 그의 참신성이 강한 인상을 받은 야구관계자들에게 발탁되어서
허구연은 청보핀토스의 감독으로 데뷰를 했지만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
어지간했으면 나중에 다시 기회가 왔겠지만
그러나 이후에 전혀 지도자의 기회는 없었고
따라서 해설자로서의 명성은 상당기간 하일성에게 독점되었었던 것 같다.
바둑으로 치면 하일성은 대세관에 밝은 사람이고
허구연 위원은 바둑공부는 정통적으로 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것으로 통합체득되지 못한 느낌이 강했다.
하일성 위원이 흐름을 따라서 해설하면 바로 현장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야말로 통찰의 사람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 말이 좀 걸어지는 것 같더니
수년 전에는 심장수술을 했다고 해서 묘한 느낌을 주었었는데
근자에 몇 번 구설에 오르더니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부인이 원래 학교의 학생이었고, 하 위원이 교사재직시절에 만났던가 해서
사링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고
그래서인지 부인네들의 대담프로에도 곧잘 초청되곤 하더니
왠지 흐름이 원만하지 못하다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고 한다.
한 사람의 죽음은 동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시면 그 자식세대로 세대가 바뀌는 것이고
친구나 형제가 세상을 떠나면 우리도 머지 않았다는 자각이 깊어지는 것이다..
하물며 동시대를 살아왔을 허구연 위원의 입장에서 하일성 위원의 타계 소식이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대개 친구가 세상을 뜨면 긴장을 해서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그 긴장때문에 도리어 생활이 위축되는 경우도 많다..
허구연 위원의 경우도
수년래의 해설을 보면, 이러저런 일들로 조금씩 회자되고 해서
말도 이전보다 조심하곤 하는 모습이 보이곤 했는데
그러나 젊어서 해설을 처음 하던 무렵에 비해선
굉장히 자연스러워지고, 이제 지식과 안목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떠난 하일성 위원의 몫까지 멋진 해설을 더 오래 해주었으면 싶다..
세월이 더 흐르면
바람의 아들이 해설도 더 잘하고 지도자로서도 활약을 하겠지만
그러나
대개 멋진 해설가들의 솜씨는
초로의 시절에 시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일성 위원이 떠난 마당에 허구연마저 해설을 안하면 상당히 아쉬울 것 같다...
바둑계에서도 썰전의 김구라 해설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너무 그러지 말고
그의 특장점을 좋게 보고 격려했으면 싶다.
막상 그의 해설이 없다고 해보라..
얼마나 아쉽겠는가?
사람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대단한 세월과 풍파가 필요하다..
어쩌면 예정되었던 작별인지 모르나
하일성 해설위원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한 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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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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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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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16-09-09 오전 12:31:2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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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한 방면의 뛰어난 사람이 덫에 걸려 악사한 느낌인데....
안타깝지만 가시는 길엔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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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