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짓밟고 벼 이삭 주어 모은 시절이 있었다.
메뚜기 성가신 논밭과
뙤약볕이 원망스러운 날들이 친구를 부른다.
메뚜기볶음 참새구이를 준비하고 손수레에 천막을 둘러 포장마차를 만들자
히끗한 흰머리에 꽃을 달고
닭 다리 잡고 흐느끼는 춤을 추어보자
그대 나의 친구
우리가 어떻게 살았어도 인생 신입 때 만났고 졸업반에서 그리운 사람
방앗간에서 훔친 기름으로 고기를 잡았고
산을 몇 개나 넘어 닭서리를 하고도 잡혀 울고불고 사정했었지
살아 있는가. 혹여 가셨는가.
산마루 깊은 밤 모두가 잠든 기억 속에서도 산새들을 보듬은 고목 나무 같은 추억.
내 삶이 내가 쓰러뜨린 술병보다 더 애처롭게 흐느끼는 건
그래도 한번은 보고 싶다는 말.
친구야.
너 혹시 나 보고 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