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8도까지 내려가고 매서운 겨울 칼바람이 부는 서울 날씨는 최철한 9단과 이창호 9단ㆍ이도윤 부부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나오게 했다. 외투가 불룩한 걸 봐서 안쪽에도 옷을 여러 겹 껴 입은 듯했다. 하루전 17일, 선수단과 기자단이 모인 김포공항 카운터에서 기자단과 선수단의 옷차림은 비슷비슷했다.

농심신라면배 3차전은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진다. 제주보다 남쪽에 위치한 상하이라곤 하지만 상하이의 겨울도 그저 따뜻하지만은 않다. 더구나 최근 기상 변화가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다. 상하이는 근래 며칠간 영하 3도에서 영상 3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바다가 가까운 이유에선지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고 알려졌다. 18일 드디어 눈이 내린다. 눈은 상하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것 중 하나다.

공항에서 부터 줄곧 최 9단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보였다. 3차전 첫 대국을 당장 치러야 하는 최 9단이었다. 2시간 안쪽의 비행거리는 최 9단에겐 짧다고 느껴진다. 중국리그에서 12시간의 국내이동도 해본 그다. 연신 쾌활한 웃음을 보였다. 상하이의 홍차오 공항에 도착한 이후엔 5성급 호텔인 숙소 화팅빙관에 여장을 풀었다.

인근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선수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맛있게 중국요리를 먹었다. 중국 국영방송 CCTV와 관영통신 신화의 기자들도 보였다. 이번 3차전 보도를 위해 머무르고 있었다. 상하이TV에서는 3차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이 때문에 대국시각에도 변화를 보여 11시(현지시각)에 시작해 중단 없이 계속 진행된다.

3차전 첫 대국이 열리기 전 오전 10시부터는 중국 언론의 기자 약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조인현 본부장과 각국 선수 및 단장이 질문에 답했다. 선수는 이창호 9단, 콩지에 9단, 유키사토시 9단이 나왔다. 다음은 질문과 대답.

- 최근 단체전에 중국이 부진하다. 어떻게 분석하나?
콩지에 “객관적으로 한국의 국내기전은 농심신라면배와 비슷한 시간대의 속기가 많다. 그에 비해 중국은 2시간에서 3시간의 제한시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중국기사들이 덜 익숙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속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속기전인 TV바둑아시아대회에서도 우승을 한 바 있고 아시안게임 때도 나는 한국과의 대결 2판을 모두 승리했다.“

- 농심신라면배는 그간 중국에서 대회를 열 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만 대회를 치렀다. 다른 도시에서도 열면 신선하지 않을까?
조인현 본부장 “농심에서도 그 같은 생각을 해오고 있었다. 관계자들과 이야기가 되면 앞으로 심양이나 청도에서도 대회를 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