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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가 만난 로맨티스트, 조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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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처음이자 마지막 일본 대표로 출전한 조치훈 9단(제7회 농심 신라면배부터는 각국의 출전기사를 순수한 해당 국가 출신으로 제한한다). 11월 29일, 제6회 농심신라면배 9국 조치훈 9단 대 뤄시허 9단의 대국이 끝난 뒤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연히 조치훈 9단, 왕밍완 9단, 다카오 신지 8단이 가볍게 술 한잔 하는 자리에 합석하게 됐다. 거기에서 약간 술기운이 오른 조치훈 9단의 솔직한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
 난 6살 때 일본으로 건너 갔기 때문에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다. 일본에서는 한국말을 쓸 일이 없기 때문에 거의 잊고 있다가, 대회 등으로 한국에 올 때면 한 3일 정도 지나고부터는 자연스레 한국말이 입에서 나온다. 특별히 공부하는 것도, 그리고 배운 것도 아닌데 술술 한국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대국이 끝난 직후, 바로 카메라 같은 것을 들이대면 하려던 말도 뚝 끊겨서 잘 할 수가 없다.
나는 부산이 고향이다. 어렸을 때의 일들이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내가 태어난 곳이라 그런지 이곳에 오면 마음이 아주 푸근하다. 온천도 매일 가고 좋다.
농심배 7국에서 최철한 9단에게 이긴 것은 너무 이상하다. 최철한 9단이 초반부터 정말 이상하게 뒀다.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최철한 9단은 나보다 잘 두는 기사다. 그런 그가 나에게 졌다는 것이, 내가 그를 이겼다는 것이 나로서는 잘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최철한 9단이 나에게 졌다고 해서 너무 상심하지 않기 바란다. 난 이미 한물 간 기사다. 나같은 기사한테 졌다는 것에 대해 그냥 아쉬워만 하지 말고 창피하게 생각하고,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정진해서 훌륭한 기사가 되길 바란다. 정말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면 난 충분하다.
박영훈 9단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나한테 지고 난 뒤, 후지쯔배에서 우승하지 않았는가. 그 누구보다 기뻤다. 비록 내가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다. 최철한 9단도 얼마후면 응씨배 결승이라는 큰 바둑을 두게 되는데, 더욱 정진해서 그때 꼭 우승하길 바란다.
나는 한국에, 이창호 9단을 비롯한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등 자랑스런 후배기사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 그들을 만나면 꼭 이 이야기를 전해달라. 내가 좋아하는 기사들이라고, 그리고 자랑스럽다고(이 대회에 출전한 최철한 9단과 안달훈 6단, 한종진 5단 등 많은 신예기사들이 존경하는 기사, 그리고 꼭 한번 대국을 해보고 싶은 기사로 조치훈 9단을 꼽고 있다).
최철한 9단을 이기고 난 뒤 사실 나는 마음이 평온하지 못했다. 뭔가 들떴다고 할까? 자신감도 있었다. 그래서 뤄시허 9단과의 대국 또한 내가 (당연히)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오늘 나의 패인이다. 내가 생각해도 오늘 바둑은 정말 못 뒀다. 뤄시허 9단 보다도, 그 대국에서 이기면 이창호 9단과 만난다는 생각에 나는 평정심을 잃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창호 9단과의 대국은, (내가)지든 이기든, 이창호 9단과 둔다는 그 자체만으로 재미있는 일 아닌가. 그렇게 되길 간절히 원했었는데, 오늘 져서 너무 마음이 슬프다. 이렇게 될 것이었다면 내가 최철한 9단을 왜 이긴 것인지, 미안한 마음이다. 내일 이창호 9단이 출전하게 되는데, 내일 대국에 따라 일본 2장도 정해진다. 하하(왕밍완 9단도 함께 웃음).
이번이 일본 대표로 출전하는 마지막 기회라서 마음의 준비도, 그리고 기대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져버려서 마음이 아프다. (기자: 차기 농심배부터 규정이 바뀌어 만일, 조치훈 9단이 한국대표로 나오게 된다면 출전할 의사가 있나?) 나올 수 없다. 한국의 기사들은 너무 강해서, 내가 대표로 선발될 수가 없을 것이다. 만일 한국대표로 선발된다고 할지라도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재 여건상 참가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한국 후배기사들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로맨티스트 조치훈 9단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에 마음이 행복한 하루였다. 29일 아침, 일본 선수단은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조치훈 사범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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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istine |
｜ 2004-11-29 오후 12:2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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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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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수대사 |
｜ 2004-11-29 오후 12:2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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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 그분이 우리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는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상기해 봅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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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오종합 |
｜ 2004-11-29 오후 12:2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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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조치훈 선배님의 나라사랑하는 맘에 절로 고개숙 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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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피티 |
｜ 2004-11-29 오후 12:2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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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역시 조치훈님은 멋진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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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ns34 |
｜ 2004-11-29 오후 12:2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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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던가! 조치훈9단의 말들이 구구절절 에코되어 옵니다.국가와 바둑 그리고 후배를 사랑하는 진솔한 마음들이 농축되어 흐르것 같아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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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ust |
｜ 2004-11-29 오후 12:1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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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영원한 나의 팬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강자로 남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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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류가인 |
｜ 2004-11-29 오후 12:1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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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대를 풍미하는 대가의 넓은 아량이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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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ps |
｜ 2004-11-29 오후 12:0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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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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