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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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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야스쿠니 독립군 2세대 5
2022-07-16 오전 8:38 조회 233추천 10   프린트스크랩

불과 수개월 동안에 명부에는 오백 명이 넘게 기록되었다.

이재길은 책을 읽었다며 전화를 하거나 찾아온 사람들에게 명단을 작성하는 취지를 말하고 동의 여부를 확인해왔다. 그들은 대부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연대에 찬성했다. 일부 적극적인 사람들은 당장에라도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들의 정의로운 열기에 어떻게 방향을 제시해야 할지를 한동안 고민하던 그는 한영운에게 자문을 얻기로 했다.

설민국이라는 젊은이가 무슨 의도로 뜻이 같은 사람들을 알고 싶어 했을까요?”

아직 뚜렷한 목적이나 의식을 갖춘 것은 아닌 듯싶습니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제게 하소연하듯 말하며 부탁을 했습니다. 그 바람이 제거 너무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 타계하신 최윤경 여사님의 조카사위입니다.”

! 그렇군요.”

이재길은 탄식하듯 대답하는 한영운의 얼굴에서 이유를 알지 못할, 복잡한 마음의 갈래가 번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바로 우리 대원이자 최윤경 여사의 조카인 최선미의 남편이었구나.’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그가 말했다.

변호사님! 모아진 사람들의 숫자가 많네요. 저는 오래전부터 변호사님에게 어떤 계기가 있기를 바랐습니다. 고종황제의 직계 후손이신 이공께서는 그동안, 공의 잘못이 아님에도 조선의 망국으로 이 땅의 백성들이 받는 고통을 떠안으려 애쓰신 점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공께도 공의 뜻을 펼치실 조직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을 저희 독립의군부에 담기에 수가 많기도 하지만, 기밀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희로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실 데이터는 제가 드렸지만 책은 변호사님의 자산입니다. 그 책을 읽고 모인 사람들이니 모두 공께서 거두시는 것이 맞다 여깁니다. 때를 맞이하여 웅지를 펼치는 것은 영웅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 나라에는 이미 황제의 명으로 존재하는 대한독립의군부가 있습니다. 더 이상의 조직은 혼란을 가져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끄는 조직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강령의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행력이 부족한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공께서 제 조직의 단점을 보완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저희는 암약하고 다른 한 조직은 실행을 한다면 모두가 이기는 방안이 될 것으로 저는 여깁니다.”

총사령관님의 조언 잘 새기겠습니다. 조직을 구성하고 운용하는 경험이 제게는 부족하니 앞으로 많은 가르침 당부 드립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필요하신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만 하십시오!”

이재길은 깊은 숙고에 들어갔다.

 

고모의 상을 치른 최선애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앞으로 살아 나갈 일을 고민하고 있었다. 고모가 죽기 전에 그녀를 양자로 입양 조치를 한 덕분에 그녀는 국가유공자 유족연금 수령권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그녀에게는 연금이 약간의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쳤다. 그려나 그녀가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하자, 하시모토가 만류하고 나섰다.

그의 만류로 그녀는 다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시모토의 적극적인 구애는 그녀가 일본으로 가지 않는다면 그가 한국에 정착이라도 할 태세였다. 그런 그의 마음을 충분히 아는 그녀지만 현실적인 고민은 그녀가 고뇌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녀가 일본으로 간다는 것은 아이들도 같이 가게 된다는 의미였다. 자녀들의 교육과 생활환경에 대한 고민이 우선 문제였다. 사춘기를 막 벗어난 딸과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일본에서의 낯선 환경에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아니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같이 가겠다고 동의를 해줄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게 된다는 것은 아직 어린 그들에게는 가혹한 환경의 변화를 겪는 일이다.

그보다 급선무는 하시모토와 아이들이 더 가까워지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었지만 그때 그의 위치는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엄마의 남자친구 아저씨였다. 이제 두 사람은 아이들에게 하시모토를 다른 존재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야 하는 긴장된 시도를 해야 했다.

딸에게 양아버지이자 아들에게 친아버지인 강만철이 존재 했던 자리를 일본사람 하시모토로 대체하는 지극히 조심스럽고 서글픈 시도였다. 이것은 자신이 일본 사람과 남,녀로 만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우리 하시모토 아저씨랑 주말에 여행을 갔으면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엄마랑 둘이가 아니고 우리 모두?”

딸의 대답이었다.

어디로 가는데? 나는 좋아.”

아들의 대답이었다.

두 대답이 가지는 어감의 차이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를 넘어서는 큰 것이었다. 그녀는 그동안 아들이 친아버지를 찾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중학생인 아들이 아버지에게 또 다른 가정이 있음을 몰랐을 리가 없는 일이었지만, 그로 인해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가졌을 갈등이 컸을 것임이 분명한 일이었지만, 내 아버지가 나만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그 존재에 대한 기대를 포기했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아들의 행동은 분명 일반적이지도, 쉽게 납득이 되지도 않는 일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히려 아들은 하시모토를 매우 잘 따랐다. 그래서인지 하시모토도 아들을 매우 예뻐하고 각별하게 마음을 쏟았다. 전에 놀이 공원에 갔을 때부터 두 사람은 단박에 친해졌었다.

! 넷이서 가는 것으로 생각했어. 민희는 불편해?”

아니야, 엄마. 나도 괜찮아.”

 

네 사람은 제주도에 왔다.

연동에 정한 숙소는 꽤 근사했다. 하시모토는 모든 여행 일정을 아이들 위주로 잡았다. 대부분의 가족 여행은 아이들이 따분해하기 마련이었지만, 그의 배려로 아이들은 여행을 마음껏 즐겼다. 특히 한림에서 체험한 고구려의 기마공연과 마상체험에 아들은 비명을 지르듯 빠져들었다. 서귀포에서의 관광은 다분히 여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요트낚시와 돌고래 체험으로 꾸며진 선상 체험은 네 사람 모두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특히 딸 민희는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최선애 마저 멋지다를 연발했다. 그날따라 몇 마리씩이나 나타난 돌고래의 출현은 가히 제주도 여행의 백미였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의 마지막 날, 연동의 수목원 근처에 조성된 포장마차에서의 낭만은 마치 네 사람 서로가 가족으로 착각마저 일으키도록 분위기를 한껏 부풀렸다. 네 사람은 숙소에 들어와서도 여운이 남아 아이들은 한림 바닷가를 산책하자고 졸랐다. 그 바다에 고즈넉하고 은은하게 어우러진 불빛과 달빛과 별빛은 천상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각인되었다.

 

바닷가에 앉은 그녀는 하시모토에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시모토상, 이번 여행은 내 인생의 최고의 여행이었어요.”

그러자 아이들도 덩달아 행복한 소감을 이야기 했다.

나는 앞으로도 우리 모두를 이렇게 여유롭고 아름답게 살도록 해주고 싶어요. 그곳이 한국이든 일본이든 상관없어요. 나에게 기회를 줘요.”

하시모토가 말을 마치자 아이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아저씨가 엄마한테 지금 프러포즈 하신 거죠?”

맞아! 방금 나는 엄마에게 청혼한 거야. 나는 가족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말하고 싶었어. 엄마와 나는 두 번째로 시작하려는 거야. 이번에는 엄마에게 소중한 가족이 있어서 나는 그 가족들에게도 허락을 받고 싶어. 모두가 같은 마음이어야 우리는 완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야.”

그의 속 깊은 배려는 세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최선애가 대답에 잠시 뜸을 들였다. 목이 먹먹해졌기 때문이다. 그 틈에 아이들이 나섰다.

엄마가 부끄러워하시네. 나는 두 분에게 축하를 드릴 거예요.”

저도 아저씨가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실 거라고 믿어요.”

그제야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하시모토상, 내게 과분한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 애들에게 자상하게 마음 써준 것 또한 고마워요. 우리 만남이 끝까지 행복하도록 모두 다 함께 살아요.”

그녀의 말을 마음 조리며 듣고 있던 하시모토는 펄쩍 뛰어오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한림 바닷가에 행복한 웃음이 퍼져나갔다.

┃꼬릿글 쓰기
영포인트 |  2022-07-16 오후 11:33: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처음부터 다시 쭈욱 읽었습니다.
흐름이 너무 좋네요.
 
영포인트 ~ 💘💘💘 ~
⊙신인 더운날, 제가 글작업에 힘들어 할까봐 타이밍 좋게 칭찬을 해주시는
센스 만점의 선배님!
염려마세요, 얼릉 기운차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
영포인트 |  2022-07-17 오후 6:51: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3월1일 [야스쿠니]의 집필을 시작하셔서 넉달이 넘게 쉼없이 달려오셨습니다.
더위는 글쓰기에 많이 힘든 계절입니다.
여기서 조금 쉬어가시는 것도 좋겠네요.

지금까지 써 주신 글이 원고용지 600장 분량입니다.
저의 예상이 맞다면 이제 겨우 삼부능선을 넝머서셨을 것이고
남은 분량이 지금까지 써 주신 글보다 훨씬 더 많으실겁니다.

쉬시면서 피서도 하시고
세월의 흐름도 보시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찬 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연재를 쉬신다해도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것입니다.

건강하세요.  
⊙신인 선배님의 넉넉한 마음 자락을 느낍니다.
늘 부족하다 생각하며 자신감을 잃어갈 즈음이면,
어김없이 저를 응원하십니다.
어찌그리도 마음을 잘 살피시나요!^^
용기를 내어 다시 달려보겠습니다!
진정,,,,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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